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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도는 좋은데'…가온전선, 수익성 대비책 필요
범용전선, 중저압전력선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재무구조도 ‘합격점’
원재료 가격 변동성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해야
공개 2021-01-27 15:21:55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7일 15:2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현 기자] 가온전선(000500)이 시장 내 견고한 위치를 내세워 긍정적인 신용등급을 받았지만, 회사 수익성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온전선은 이익 창출 지속으로 최근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의 가변성이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27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가온전선은 신용등급 ‘A/안정적’ 평가를 받았다. 범용전선과 중저압전력선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회사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가온전선 회사 전경. 출처/가온전선 공식 홈페이지
 
가온전선은 과점적 시장 지위와 수직계열화된 생산구조를 바탕으로 양호한 사업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고부가가치 품목인 고압선 생산설비를 도입하고, 특수선 생산 품목을 확대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주력 시장의 성장 정체에 대응하고 있다.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 보유자산을 활용한 대체자금 조달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영업활동조달현금은 2018년 57억원, 이듬해 -142억원에서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475억원으로 최근 재무 융통성이 크게 개선됐다. 부채비율, 순차입금의존도 역시 각각 140.6%, 9.6%로 안정적인 수치를 보였다.
 
다만, 저조한 영업 수익성엔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자재 가격 변동으로 수익성 저하가 우려되는 사업 구조상 유동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온전선은 원재료인 전기동의 가격이 매출에 연동된다. 전기동 가격이 급변할 시 재고자산평가손익에 따라 영업이익도 덩달아 변동한다는 얘기다. 회사는 전기동 가격의 변동을 내수 판가에 반영하고, 수출물량은 헤지(Hedge)하는 방법으로 변동성 위험을 통제하고 있다.
 
가온전선 수익성 지표. 출처/한국신용평가
 
회사는 2015년 전기동 가격 하락으로 전력선 영업이익이 감소해, 1%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16년 잠시 반등하는가 싶더니, 이듬해 채산성이 높은 해외매출이 하향기류를 타 전력선 부문의 제품믹스가 저하되면서 1% 미만의 부진한 영업수익률을 지속해왔다.
 
가온전선의 2016년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집계됐지만, 다음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49% 감소한 7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같은 기간 2%에서 0.9%로 하락했다.
 
이후 해외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의 판가 반영이 지연돼, 2018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4% 줄어든 5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017년 대비 0.3% 감소했다.
 
물론, 자본비용을 웃돈 수준의 이익창출력을 토대로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이 115억원, 영업이익률이 1.8%로 다시 상승기류를 탔다.
 
그러나 전선산업이 최근 성숙기에 접어들어 범용성 제품의 저부가가치화가 이어지는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등 가격 변동성에 기민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송영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변동분을 판가로 전가하는 시장구조와 영업환경 변동에 대한 대응력 등을 고려할 때 중단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전기동 가격의 변동성과 낮은 수요성장성 등은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현명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도 “원자재 가격, 환율 등 대외변수의 변화가 실적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다”라며 “경기 동향과 실적 추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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