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벗어나지 못하는 제넨바이오, 관리종목 지정 '경보음'
법인세차감전손실·4년 연속 적자 등 충족 가능
내년 실적 중요하지만 바이오사업 성과 시간 걸려
공개 2020-11-02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9일 16:4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제넨바이오(072520)의 관리종목 지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8년 이후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제넨바이오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사업과 이종이식제품 개발을 위해 투자를 늘리며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중이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 등으로 대응해 간다는 방침이지만 관리종목 지정 이슈를 떨쳐내기 위해서는 실적 반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제넨바이오의 법인세차감전손익은 -94억원으로 이를 단순 연환산해 자기자본 대비 비율을 계산하면 43.9%가 나온다. 이미 지난해 자기자본의 175%에 해당하는 423억원의 법인세차감전손실을 기록한 제넨바이오는 올해 이 비율이 50%를 넘을 경우 관리종목 지정된다.
 
또한 4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도 존재한다. 제넨바이오는 별도 기준 2018년 24억원, 2019년 119억원, 올해 상반기 5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반전을 이루지 못하고 내년까지 손실이 이어진다면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없다.
 
 
 
제넨바이오는 이미 한차례 관리종목에 지정된 적이 있다. 지난 2014년과 2015년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영업손실을 기록해 2016년 3월 관리종목에 지정됐으며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별도 기준으로 영업손실을 내며 2017년 3월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추가됐다.
 
2017년 연결 기준 23억원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익과 별도 기준 34억원의 영업이익을 흑자전환하며 관리종목에서 해지됐었다. 하지만 그 후 실적 개선을 이어가지 못했고 같은 이유들로 다시 한번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발생한 것이다.
 
제넨바이오는 2017년 공감이엔티를 인수하며 폐기물 매립사업에 진출했으며 당시 182억원의 매출을 내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힘이 됐지만 경주사업장에서의 사업부지 허가 용량이 점차 고갈되면서 2018년에는 1년 전보다 61.3% 줄어든 70억원의 매출을 내는데 그치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환경사업부의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2019년부터 제넨바이오는 바이오사업 부문에 진출했다. 이후 바이오 연구를 위한 매출 기반을 만들기 위해 의료기기, 의약품, 화장품, 식품의 유통사업까지 확장했다.
 
이 영향으로 2019년 매출은 전년 대비 211.9% 증가한 22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바이오 사업 관련 이종장기개발 연구진과 비임상CRO 사업 연구진 증가와 경상연구개발비 발생 등으로 인해 판매관리비가 증가하면서 영업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져 올해 상반기 매출은 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6%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81억원으로 확대됐다.
 
제넨바이오는 비임상CRO 사업과 이종이식제품 개발을 통한 매출 증대를 계획하고 있다. 비임상CRO의 경우 매출이 2019년 6억900만원, 올 상반기 6억7200만원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영장류 시험시설 구축과 설치류 시험시설 확장을 통해 성장세를 키운다는 방침이고 이종이식제품 사업은 형질전환돼지를 개발하는 연구동과 총 200두의 돼지를 무균 사육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각막과 피부 중심으로 제품 개발을 준비 중이다.
 
제넨바이오 형질전환센터 사육동 내 무균사육실 시설. 출처/제넨바이오
 
문제는 매출 가시화를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임상CRO의 경우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미미한 상태로 영장류 시험시설 구축과 설치류 시험시설 확장은 2021년 완료돼 본격적인 성과는 그 이후에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이종이식제품 개발의 매출은 2022년부터 발생이 예상된다.
 
제넨바이오는 현재 516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추진 중이다. 계획대로 유상증자가 진행된다면 자본 확충이 이뤄지며 올해 법인세비용차감전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올해 자기자본 50%를 넘지 않는다고 해서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내년에도 관리종목 지정 위기감은 지속될 수 있다. 결국 내년까지 흑자전환이 이뤄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기간 동안 바이오 사업의 성과가 발생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이와 관련 제넨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내부적으로 관리종목 지정 이슈를 당연히 신경 쓰고 있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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