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KCC(002380)가 소유 중이던
KCC건설(021320) 사옥 매각으로 13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전망이서 향후 자금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모멘티브 인수 이후 차입금이 불어난 KCC가 당분간 영업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매각 자금은 차입금 관리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특히 KCC가 지난 6월 회사채 시장에서 수요확보에 실패한 바 있어 이러한 전망에 힘이 실린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는 KCC건설에게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건물과 토지를 매각했다. 거래금액은 1592억7100만원으로 임차보증금의 상계 및 승계 후 KCC가 실수령하는 금액은 1327억8000만원이다.
양사의 거래 목적은 경영효율성 증대로 알려졌다. KCC건설이 매각건물을 사옥으로 쓰고 있었던 만큼, 직접 소유하면서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부동산 매각으로 KCC가 확보하는 1328억원의 자금은 상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모멘티브 인수 이후 커지고 있는 차입 부담을 줄이는데 활용할 수도 있다.
KCC의 올 3월 말 연결 기준 총 차입금은 4조9456억원 지난해 말 대비 97.8% 증가했으며 그 결과 차입금의존도는 41.2%로 같은 기간 대비 14.6%p 상승했다. 이는 미국 실리콘 제조업체인 모멘티브 인수 자금 6358억원과 올해 1분기부터 모멘티브가 종속기업으로 편입, 부채가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된 영향 때문이다.
또한 전체 차입금 중 1년 내 갚아야 하는 차입금 비중이 45.5% 수준으로 차입 구조가 양호하지 않다.
물론 올해 1분기 기준 1조9971억원 수준의 상장주식과 4조7533억원의 유형자산(투자부동산 6798억원 포함)을 보유하고 있어 채무의 차환 및 상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무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향후 수익성 개선 등이 중요하다.
하지만 실적 전망이 그리 좋지 못하다. 지난해 이후 전방산업인 건설시장이 축소되면서 건자재 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며 최근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불투명성은 더욱 커졌다. 도료 부문의 경우의 자동차 및 조선 등의 산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는데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실적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2018년 2435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9년 1381억원으로 43.3% 감소했으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8% 줄어든 20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모멘티브는 인수과정에서 재고자산 손상차손, 영업권 재평가 등 일회성 손실이 발생하며 KCC로 편입된 지난해 5월부터 12월 말까지 영업손실 4637억원, 당기순손실 555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1분기 모멘티브의 상위회사 MOM 홀딩스 컴퍼니와 그 종속기업들은 6389억원의 매출액으로 KCC 주요 종속기업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지만 450억원의 분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모멘티브 역시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의 장기화 가능성과 다우(DOW), 바커(Wacker), 신에츠(Shinetu) 등과의 경쟁강도 심화로 인한 우려가 존재한다.
KCC는 앞선 6월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8월과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서였다. 수요예측이 흥행하면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해 62·63·64회 회사채 2000억원과 기업어음 인수약정 및 기업어음 2000억원을 모두 갚는다는 계획이었으나 수요예측 결과 900억원어치 주문을 받는데 그치며 1500억원만 발행됐다.
이 같은 상황은 1328억원의 부동산 매각 자금이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 KCC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매각 자금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는 결정된 바 없다”라며 “KCC건설에게 부동산을 매각한 것은 경영효율성 확대가 목적”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