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 잡으려는 하나금융지주…재무지표 현주소는?
더케이손해보험 인수와 하나금융투자 유상증자 유력
자본 비율 영향 미칠 수도
공개 2020-02-05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3일 08: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준영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증권업과 보험업 위주로 비은행 부문 강화에 속도를 내면서 자본적정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부터 사업다각화를 활발히 추진해온 만큼 하나금융지주가 지원해야 하는 자금 규모가 이미 커진 탓이다. 
 

하나금융지주는 20일 더케이손해보험 지분 70%를 약 1천억원 규모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더케이손해보험의 열악한 재무구조를 감안하면 향후 약 1천억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하나금융투자 유상증자까지 참여하면 하나금융지주로서는 모두 약 7천억원 가량의 현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나금융투자에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지원은 확정된 바 없다”라며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확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하나금융지주가 하나금융투자의 증자 필요성에 꾸준히 공감해온 데다, 초대형 IB(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입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3조4396억원으로 약 5000억원가량 부족하다.

 

낮아지는 자본적정성 유지가 관건

 

문제는 하나금융지주가 자본적정성을 종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다. 

 

자본적정성 지표를 산출할 때 사용하는 항목인 위험가중자산은 2019년 3분기 말 210조678억원으로 2018년 말 184조6612억원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최근 하나금융지주가 베트남 국영 상업은행 BIDV 지분투자 등 사업다각화를 통한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재무적) 위험성향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위험가중자산이 자기자본 대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지주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4.1%, 기본자본비율은 12.9%, 보통주자본비율은 12.19%로 2018년 말보다 각각 0.8%포인트, 0.6%포인트, 0.7%포인트씩 낮아졌다. 여기에 하나금융지주가 7천억원가량의 현금을 자기자본의 계정 항목인 이익잉여금에서 전액 차감한다고 가정할 경우 세 항목들은 각각 13.7%, 12.5%, 11.8%로 더 낮아진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자기자본에서 전액 조달하거나 타인자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있다”라며 “자기자본으로 전액 조달한다면 이익잉여금에서 모두 빠져나간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자본적정성 지표. 출처/한국기업평가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 확충될까

 

물론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 등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방법을 통해 자본 비중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엄격하게 말하면 자본이 아니지만 자본으로 인정될 수 있는 효과를 지녀 최근 금융지주들이 자본적정성을 관리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316140)는 올해 1월부터 2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고 KB금융(105560)지주도 3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했다.

 

다만 하나금융지주 자기자본 중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2019년 3분기 말 기준 신종자본증권 발행규모가 1조2450억원 수준으로 2017년 말 기준 4440억원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기자본 중 신종자본증권을 제외하고 산정한 조정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133.1%이다. 일반적인 방식으로 도출한 이중레버리지비율인 123.1%에서 크게 높아지는 것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아직까지 회계기준상 자기자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신종자본증권 분류를 자본에서 부채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자칫 자본 비율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의 자기자본 중에서 신종자본증권을 제외하고 산정한 조정이중레버리지비율은 133.1%로 높은 수준이어서 차입 조달을 통한 추가적 대규모 투자여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 이중레버리지비율. 출처/한국신용평가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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