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패션기업
신원(009270)의 차입금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주력사업인 의류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부문 성과에도 패션브랜드 부문의 적자가 현금창출능력을 저하시키면서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들어 의류OEM 사업의 매출 및 영업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개선되며 전체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원의 연결 기준 2019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216억원, 영업이익은 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의류OEM 실적을 살펴보면 순매출은 전체 매출액의 74.3%를 차지한 3877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34.7%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134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신원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해외 의류시장 규모가 성장세인데다가 Wal-Mart(월마트), GAP(갭) 등 우량 바이어를 확보하고 있어 업종 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도 실적 반등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하반기 수익성이 낮았던 핸드백 생산설비 매각이 완료되며 손실 부담도 덜어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반면 패션브랜드 부문은 나빠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매출액은 1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63억원으로 1년 전보다 적자폭이 늘어났다.
신원의 패션브랜드 사업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BESTI BELLI(베스띠 벨리), SI(씨), VIKI(비키) 등과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SIEG(지이크), FAHRENHEIT(파렌하이트)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 말 기준 백화점을 포함한 총 538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국내 경기침체로 인한 의류소비 둔화와 온라인몰 확대로 업종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수익성 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온라인 강화를 위한 온라인 전용 브랜드 지나식스 출시 및 주요 브랜드 리뉴얼 비용이 발생, 2019년 4분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겨울이라는 계절적 효과도 3분기까지 적자로 인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신원 패션브랜드의 2018년 실적을 보면 3분기까지 영업손실 14억원을 기록했지만 2018년 연간은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9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63억원으로 4분기 영업이익으로 이를 극복하기는 어렵다.
이 영향으로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생기고 있다. 예정된 대규모 투자는 존재하지 않지만 의류OEM 매출 증가로 운전자금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은 존재해 2019년 말 차입금은 9월 말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패션브랜드 부문 때문에 수익성과 현금창출능력의 개선 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19년 현금창출능력 대비 차입금 부담 수준을 보여주는 EBITDA/금융비용을 2018년 1.3배보다 높은 2.1배로 예측하면서 현재 신용등급(BBB) 수준보다 열위하다고 평가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회사의 현금창출능력 대비 다소 과중한 차입부담은 중단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단기차입금 상환부담도 지적됐다. 신원의 지난해 9월 말 차입금 1126억원 중 67%에 해당하는 755억원이 단기성차입금인데 같은 시기 신원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276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성차입금 중 359억원은 USANCE(유산스), 무역금융, 매출채권담보대출 등 만기연장가능성이 높은 편이라 유동성 위험 관리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