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피플
김성진 법무법인 화우 M&A팀 파트너변호사
M&A, 윈윈(Win-Win)을 위한 베스트 솔루션
우리나라 규제 수준 심한 편 아냐…핵심 기술 유출 관련 법률안 복병 될 수 있어
공개 2019-11-01 08:30: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9일 08: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소송은 승자와 패자가 있다. M&A는 그렇지 않다. 각자가 원하는 것을 달성하면 모두가 해피할 수 있다"
 
김성진 화우 파트너 변호사의 말이다. 그는 M&A 자문의 장점으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과거의 M&A가 기업사냥꾼들이 활용하는 방법이었다면, 지금은 인수자와 매각자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M&A를 통해 매각자는 돈을, 인수자는 시간과 성공 확률을 번다. 
 
그렇기에 딜 클로징을 위해 당사자 간 접점을 찾는데 주력한다. 그는 "당사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딜 클로징이며, 셀러(매각자)와 바이어(인수자) 사이에 접점을 찾으면 그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이때 저희들이 과거 경험이나 아니면 다른 사례를 바탕으로 중간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만 맞는다고 딜이 성사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법에 없는 일을 할 때를 가장 큰 난관으로 꼽았다. 김 변호사는 "법으로는 되는데 국민 정서상 안 되는 일이 있다"면서 "의외로 밸류에이션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적다"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곳에서 접점을 찾아야 하기에 김 변호사도 네트워크 관리에 힘쓴다. 역설적이게도 네트워크의 핵심은 실력이다.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고객들과의 인연을 오랜 시간 이어간다. 그는 "최근 고객들은 로펌 이름보다 변호사 이름을 더 많이 본다"면서 "그렇기에 일을 많이 잘 해주는 것이 관계 유지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M&A의 기능은 무엇인가?
 
△시간을 버는 기능, 성공 확률을 높이는 기능이 있다. M&A 관련 강의를 할 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만약 내가 AI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사람을 뽑고, 건물을 짓고, 판로를 개척해야 한다. 몇 년이 걸린다. 성공할지 여부도 모른다. 하지만 M&A를 통해 시장성 있는 회사를 인수한다면 몇 개월이면 된다. 시간을 벌고 성공확률을 높인다. 실패 확률과 그 시간을 고려하면 현명한 판단이다. 
 
또한 인수하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신사업 진출에 대한 성공 확률을 높인다. 그리고 능력 있고 성실한 사람들에게는 가장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현대 사회에서 부자가 되려면 운동선수, 연예인이 돼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외에도 스타트업으로 성공한 사람들도 많이 있다. 
 
-M&A는 복덕방과 유사하다고 한다.
 
△관점에 따라 여러 의견이 가능하겠지만, 복잡성에 있어 차이가 있다. 복덕방에서 셀러와 바이어의 생각 차이는 가격밖에 없다. 하지만 M&A는 가격 이외에도 차이가 나는 부분이 많다. 오히려 가격은 큰 이슈가 아닌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가격이 합의가 돼야 일이 진행이 되기 때문이다. M&A는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있다. 근로자, 근로자의 가족, 고객, 공급사, 매출처, 채권자, 은행들도 있다. 수많은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 위해 조정해야 한다. 난이도나 복잡성 측면에서 비교할 수 없다. 
 
-M&A 자문의 매력을 알려 달라. 
 
△모든 당사자들이 해피할 수 있다. 소송은 승자와 패자가 있다. 반면 M&A는 각자가 원하는 것을 달성해 계약을 체결한다면 모두가 해피하다. 매각을 하면 돈을 받아서 좋고 매수를 하면 신사업을 하거나 사업을 확장해서 좋다. 무엇보다 결과가 좋으면 M&A를 같이한 사람들이 대부분 진급을 한다. 함께 일을 했던 사람이 잘 되는 것이 가장 좋다. 딜은 잘 되면 불행한 사람은 없다.
 
-클라이언트가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무엇인가?
 
△"이거 문제없어? 문제없는 것 맞지?"라는 말을 클라이언트가 가장 많이 한다. (웃음) 결국, 이 딜을 해야 할지 여부를 많이 묻는다. 당연히 법률 자문도 한다. 하지만 최근의 클라이언트(경영진)들은 컨설팅 측면에서도 많이 묻는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의견을 묻는 경우도 있다. 정책적인 판단 측면에서도 협조를 종종 구한다. 계약서 협상 과정에서도 실제 리스크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판단을 구한다.  
 
-딜 클로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셀러와 바이어 사이에 접점을 찾으면 딜 클로징 확률이 높아진다. 이때 저희들이 과거 경험이나 아니면 다른 사례를 바탕으로 중간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M&A는 승자와 패자가 있는 싸움은 아니다. 조항 하나를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 딜을 클로징 시키는 것이다. 당사자들이 가장 원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작은 난관을 헤쳐 가는 것이 필요하다. 
 
-M&A 자문하면서 가장 보람된 때는?
 
△자문의 결과 여러 사람들이 행복하고, 사회에도 공헌한다고 생각될 때다. AP시스템(265520)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자문을 할 때였다. APS홀딩스(구 AP시스템)는 전 세계 1위인 제품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그 회사가 투자를 받았다. 투자를 받다 보니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져 10~20% 밖에 안 됐다. 제품 개발과 연구를 위해서는 더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더 이상 투자를 받기엔 최대주주 지분율이 너무 낮았다. 그래서 지주회사로 전환해서 최대주주 지분율을 높였다. 지분을 팔아 큰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회사를 계속 경영하고 싶어 했다. 이러한 회사가 영속성을 가지고 연구와 사업을 진행하면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이에 일조할 수 있어 보람 있었다. 
 
-고객이 사모펀드일 때와 일반 회사일 때 법률 자문의 차이는?
 
△사모펀드와 대기업은 M&A목적이 다르다. 사모펀드는 5~7년 뒤에 다시 팔아야 하기에 파는 작업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반면 대기업들은 인수 이후 시너지가 중요하기에 PMI(인수 뒤 통합)가 중요하다. 
 
-PMI로 보통 무엇을 고려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키맨들을 어떻게 데리고 갈지가 중요하다. 조직문화를 어떻게 융화시킬지도 중요하다. 어느 회사든 조직 문화가 조금씩 다르다. 실무적으로는 임금체계도 고려한다. 비즈니스 통합 문제도 있다. 사업부를 팔아야 하는지, 존속시킬지, 사업부를 합칠 것인지 등을 두루 고민한다. 다만 사모펀드가 인수할 때는 조직 문화를 굳이 바꿀 필요가 없기에 조직문화를 좀 더 능률적으로 바꾸는 것에만 신경 쓴다. 
  
김성진 변호사. 제공/법무법인 화우
 
-현재의 업무와 본인은 잘 맞는가?
 
△잘 맞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는 것을 좋아한다. M&A는 딜 클로징이란 큰 목표가 있다. 중간에 여러 가지 난관이 있다. 당사자들의 생각도 다르고, 조건이 안 맞기도 한다. 그런 어려움을 하나하나 극복해서 최종적인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그런 측면이 제 성격에 부합하고 좋아한다.  
 
-M&A 시장이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과거에 회사의 사장님에게 "이 회사 좀 파시죠"라고 하면 그분은 저에게 "XX놈"이라 했다. 지금은 다르다. 요즘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내가 죽을 때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2~3세들 역시 아빠 회사를 물려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적다. 이미 이 같은 딜이 많이 있었다. 언어 문제도 과거보다 줄어 외국 회사에 국내 기업을 파는 경우도 많다. 집을 사고팔듯 M&A 거래도 많아질 것으로 본다.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합병 관련법의 규제 수준은 어떠한가?
 
△외국기업의 국내기업인수, 국내기업의 외국기업인수 모두 우리나라 법은 규제가 심한 편은 아니다. 다만, 최근 핵심기술유출*과 관련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의 발표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 봐야 한다. 과거에도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보겠다는 의미다. 
 
*참고 - 지난 8월 산자부는 ①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을 외국인이 인수·합병할 경우 정부 신고 ②국가핵심기술 해외유출시 3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강화 ③기술침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하는「산업기술보호법」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일과 삶의 밸런스는 맞추고 있는가?
 
△맞추지 못하고 있다. 제가 변호사 한지 15년 가까이 됐는데 밤 11시 전에 퇴근한 적은 없다. 오전 9시 출근해서 밤 11시까지 보통 있다. 약속이 있는 경우면 나가지만 약속도 일의 연속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주말에는 가족과 친척을 위해 시간을 쓴다. 변호사들도 스타일이 있다. 술, 업무, 골프 등 승부를 보는 방법은 다양하다. 클라이언트도 끼리끼리 만난다. 내 주위에는 워커홀릭들이 많다. (실제로 인터뷰 도중에도 연락이 계속 왔다.)
 
-고객과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예전과 다르게 최근에는 실무자 의견이 자주 반영된다. 이젠 (고객들이 변호사를 판단할 때) 첫 번째로 보는 것이 (인간관계보다는) 업무 역량이다. '어느 로펌이다'보다 '어느 로펌의 어느 변호사다'가 더욱 중요하다. 그렇기에 일을 잘 해주는 것이 관계 유지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마케팅 활동을 많이 하지 않는다. 저 같은 경우는 10년이 넘는 오래된 고객이 많은 편이다. 
 
-어떤 직업을 아이들은 가졌으면 하는가?
 
△본인이 원하는 직업을 가졌으면 한다. 법조인이 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법조인의 라이선스를 갖고 있으면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명확한 꿈이 없다면 변호사를 권하는 것이다. 꼭 법조계로 가라는 의미가 아니다. 언론사로 가서 기자를 할 수도 있다. 또한 인하우스(회사 내 법무팀)가 되어 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많다. 
 
-삶의 철학과 목표를 알고 싶다. 
 
△'후회를 남기지 말자'. 내가 하고 싶은데 상황 때문에 못한다는 핑계를 대지 말고, 해보고 싶은 것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살다 보면 항상 순간순간 갈등하기 마련이다. 어차피 어느 길을 선택하든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그런데 해보고 싶은 걸 참아서 못한다면 한으로 남을 수 있다. 해보고 싶은 걸 최대한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제 최종적인 목표는 재단을 만드는 것이다. 언젠가는 돈을 많이 벌어 재단을 만들고 싶다. 교육 재단이나, 사람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재단을 만들고 싶다. 홍익인간의 이념처럼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싶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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