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코스닥 상장사
네오펙트(290660)가 최근 계열사를 실체가 뚜렷하지 않은 외부 업체에 매각한 데 이어 상장폐지 이력을 가진 인물이 새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회사 나이츠브릿지를 인수한 밀드레드는 경영 컨설팅 업체를 표방하지만 자금 출처가 명확하지 않고, 대표는 과거 네오펙트 최대주주의 출자자와 깊은 연관이 있는 인물이다. 여기에 오는 13일 최대주주로 등극할 예정인 페타필드의 대표 이력과 재무 여건 역시 논란을 키우고 있다. 계열사 매각, 경영권 변동, 신사업 발표까지 일련의 흐름이 맞물리며 회사의 지배구조와 자금 흐름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커지는 모습이다.
(사진=네오펙트)
밀드레드, 나이츠브릿지 인수···자금 출처 '안갯속'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오펙트는 최근 계열사 나이츠브릿지의 지분 100%를 밀드레드(전 레몬에이드대부)에 123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밀드레드는 경기도 성남시의 한 공유오피스에 등록된 경영컨설팅 업체로, 이번 인수에 투입된 자금의 출처는 확인되지 않았다. 밀드레드 대표 황현석씨는 과거 네오펙트의 최대주주였던 '스칸디신기술조합 제278호 조합'의 최대출자자인 에프리콧에서 대표를 지낸 이력도 있어 내부 이해관계자 간의 거래 의혹도 제기된다.
밀드레드는 지난달 29일 네오펙트에 계약금 12억3000만원을 지급했고, 이달 31일 잔금 110억7000만원을 치를 예정이다. 네오펙트가 밝힌 주식 양도 목적은 '유동성 확보 및 경영효율성 제고'다.
네오펙트는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2018년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로 상장한 후 적자가 누적되며 결손금이 올해 1분기 말 612억원까지 불어났다. 1분기 말 자본금은 230억원, 자본총계는 359억원으로 적자 지속에 따른 자본잠식 발생 가능성도 있다. 계열사를 밀드레드에 넘긴 네오펙트는 보유 현금이 증가할 전망이다.
이번 거래는 네오펙트가 나이츠브릿지를 인수한 지 불과 2년 만에 다시 매각하는 구조다. 네오펙트는 2023년 5월, 당시 동일 지배구조에 있었던 에스맥으로부터 나이츠브릿지를 119억원에 사들였다. 나이츠브릿지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 138억원, 자본총계 136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 구조다. 최근 3년간 연결 기준 매출 20억원 안팎을 기록하고 순이익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실적이 안정적인 계열사를 실체가 불분명한 업체에 과거와 유사한 가격에 넘긴 셈이다. 회계법인 성지는 "양수도가액 123억원이 중요성의 관점에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네오펙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계열사 지분 매각 관련해선 공시된 사항으로만 확인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IB토마토>는 황현석 밀드레드 대표에게도 인수 배경 관련 질의를 전달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대주주 리스크도···'상폐 경험' 이창수, 네오펙트 최대주주 등극 예정
이 같은 거래 구조에 대한 의문은 네오펙트의 경영권 변동과 맞물리며 더욱 커지고 있다. 새 최대주주로 예정된 인물 역시 과거 상장폐지 기업의 대표였던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네오펙트는 지난 6월27일 기존 최대주주인 '스칸디신기술조합 제278호 외 2인'이 '페타필드 외 3인'에게 경영권 지분을 270억원 받고 양도하는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을 밝혔다. 페타필드가 200억원, 지와이헬스케어 2·3·4호 투자조합이 70억원 책임진다. 페타필드 외 3인은 이달 13일 잔금(243억원) 납입 후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페타필드 대표 이창수씨는 코스닥 상장 후 2022년 상장폐지된 와이앤넥스트의 전 대표다. 와이앤넥스트는 2021년 공시 불이행 등으로 거래정지된 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쳤고, 같은 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결국 퇴출됐다. 이런 이력을 가진 인물이 네오펙트의 새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서 주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페타필드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500만원, 부채 700만원을 기록했다. 등기상 사업 목적은 경영컨설팅, 부동산, 유기농 농산물 유통 등이나 지난해 매출은 0원, 순이익은 100만원에 그쳤다. 실질적 사업활동 여부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잔금 243억원 납입 역시 외부 자금 조달 없이 이루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대주주 변경 예고 후 신사업 '청사진'···투자자 현혹 우려도
네오펙트는 최대주주 변경 예고와 맞물려 신사업 진출 계획도 내놨다. 지난달 29일 주주총회 예고와 함께 ▲가상화폐 투자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중개 ▲토큰 발행·토큰증권 사업 ▲화장품 제조 ▲의료기기 제조 등을 새로운 사업으로 낙점했다. 기존에 영위하던 재활 전문 헬스케어 사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이 본업과 큰 관련없는 신사업을 예고해 주가 상승을 유도하는 일은 최근 자본시장에서 흔하다"며 "신사업을 예고한 네오펙트가 향후 CB 등을 통해 외부자금 조달에 나설지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 배임과 횡령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네오펙트가 향후 신사업을 정상 운영하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네오펙트의 주가는 최대주주 변경 공시 직전 일주일간 급등세를 보였다. 6월20일 종가 1147원이던 주가는 6월27일 1591원까지 상승하며 일주일 새 38.7% 올랐고, 6월30일에는 장중 한때 1900원을 돌파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6월27일 네오펙트의 최대주주 변경 수반 주식양수도 계약 공시는 거래소 공시부에서 확인한 사안으로 보인다"라며 "시장감시본부에선 주가 급등과 같은 특이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