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GS리테일(007070)이 지난해 말 호텔 부문을 인적분할하며 유통사업 중심 구조로 전환했지만, 수익성 하락과 함께 재무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과 슈퍼마켓(SSM) 부문의 점포 확장을 통해 외형은 유지했으나, 투자성과 지연과 고정비 부담 가중으로 전반적인 영업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저하되는 흐름이다.
(사진=GS리테일 홈페이지 갈무리)
30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GS리테일의 지난해 매출은 11조6269억원으로 전년 대비 0.1% 증가했다. 같은 해 편의점과 SSM 부문의 점포 수는 각각 1만8027개, 550개로 늘어나 외형 성장을 이끌었으며, 중단영업 조정 기준으로 전사 매출은 4.4% 증가했다.
그러나 수익성은 악화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391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으며, EBITDA 마진도 8.6%로 1.0%포인트 하락했다. 올 1분기에도 수익성 하락 흐름은 이어졌는데, 연결 기준 영업이익는 387억원으로 전년 동기 739억원 대비 47.6%나 감소했고, EBITDA마진 역시 8.0%로 1.2%포인트 하락했다.
홈쇼핑 부문은 업태 매력도 저하로 지난해 매출이 1조521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역성장했다. TV 시청자 수 감소와 라이브커머스 확산 등 환경 변화에 따른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과 SSM 부문 역시 점포 수 확장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광고판촉비·감가상각비 등 운영비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GS리테일은 2020~2021년 신사업 확대를 위해 배달대행업체 ‘요기요’ 인수에 약 30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요기요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2023년과 지난해 각각 1334억원, 907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인식했다. 더불어 동남아 투자펀드(MERANTI)와 개발사업 관련 자산에서도 손상차손이 발생하며, 지난해 총 698억원의 유무형자산 손상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GS리테일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221억원에서 지난해 98억원으로 급감했고, 올 1분기에도 48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영업외손익도 지난해 -2279억원으로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호텔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한 영향으로 GS리테일의 총자산은 2023년 말 10조420억원에서 지난해 말 7조5816억원으로 25% 가량 축소됐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138.3%로 전년 대비 11.8%포인트, 차입금의존도는 37.5%로 전년 대비 4.9%포인트 상승했다. 올 1분기에는 각각 147.5%, 39.7%까지 확대됐다. 순차입금/EBITDA 배율도 같은 기간 2.4배에서 3.0배로 올라섰다.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지난해 9838억원으로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투자확대와 운전자본 증가로 잉여현금흐름(FCF)은 1115억원에 그쳤다. 올 1분기에는 마이너스(-171억원)를 기록하며 현금창출력이 약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GS리테일의 호텔부문 인적분할로 자산 및 이익창출 규모가 축소되면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 수익성 중심의 경영기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단기 차입 상환여력은 충분하지만, 편의점·SSM의 지속적인 점포망 확대와 신사업 투자 가능성을 고려할 때 재무안정성의 회복 속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