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미래에셋캐피탈이 주요 계열사 배당수익 확대에 힘입어 1분기 실적을 개선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037620)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올해 연간 실적의 개선 전망은 불투명하다. 배당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추가 확보 여력은 떨어질 것으로 보여서다. 배당수익 외 투자금융이나 이자마진과 같은 본업 경쟁력도 크게 저하돼 회복이 쉽지 않은 상태다.
미래에셋증권 배당 확대로 1분기 실적 개선
16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은 1분기 배당수익으로 5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339억원 대비 54.0%(183억원) 증가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배당수익은 주요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085620) 등으로부터 얻는다. 미래에셋캐피탈은 3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지분율 32.05%를 보유해 최대주주 자리에 있다. 미래에셋생명 지분율은 15.59%로 2대 주주다.
1분기 배당수익은 대부분 미래에셋증권에서 나왔다. 해당 금액은 472억원으로 90.4%를 차지한다. 배당수익 확대 덕에 1분기 실적도 개선됐다. 분기순이익은 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243억원 대비 63.8%(155억원) 증가했다.
배당수익이 전체 영업수익(1159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0%다. 이에 대한 수익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최근 3년 배당수익 비중과 금액은 ▲2022년 21.3%(765억원) ▲2023년 16.8%(579억원) ▲2024년 22.3%(832억원) 등으로 나온다. 1분기에는 전년도 결산 반영이라는 시기적 특성상 배당수익 비중이 더 높게 잡혔고, 연간 기준으로는 통상 20% 내외다.
영업수익이 아니라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크다. 특히 2023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이후 눈에 띄게 확대됐다. 2021년~2022년 배당수익은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 대비 50% 수준이었다. 이후 2023년 84.2%까지 상승했다가 2024년에는 100%를 넘어섰다. 이번 1분기에도 배당수익이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 규모보다 더 컸다.
배당수익이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은 과거 대비 크게 부진한 상태기 때문이다. 고금리 업황에서 이자비용과 조달비용이 불어나는 가운데 투자금융 수익성(유가증권 관련 수익)까지 저하된 영향이다.
(사진=미래에셋)
배당수익 여력 적고, 투자금융·이자마진 부진
영업자산에서 계열사 관련 비중도 높게 형성돼 있다. 총자산 6조222억원 가운데 약 32.0%(1조9253억원)가 관계회사투자지분이다. 나머지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9.6%), 대출채권(31.9%), 할부리스(11.5%), 신기술금융자산(4.8%), 관계회사투자지분 외 유가증권(9.1%) 등으로 확인된다.
관계회사 투자지분은 ▲미래에셋증권 1조4304억원 ▲미래에셋생명 1693억원 ▲베트남법인(MAFC) 1091억원 등이다. 지난 4월에는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출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장내 매수로 지분을 더 사들이는 방식이며,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목적에서다.
여신전문금융사 중에서도 투자금융 비중이 높은 곳들이 몇몇 있지만 미래에셋캐피탈은 관계회사 구성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미래에셋 그룹 내에서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배당수익이 1분기 실적 개선을 이끌었지만 연간 기준의 수익성까지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은 다소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연간 배당수익에서 규모와 비중이 가장 큰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결산 배당을 시행했고, 다른 계열사에서 중간 배당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해서다.
미래에셋생명은 자본적정성 지표인 K-ICS 비율을 관리해야 하는 만큼 배당 여력이 많지 않다. 베트남법인의 경우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남은 것은 주요 계열사 외 종속기업인데, 이는 투자 성격이나 그에 따른 시장 환경이 좋지만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용평가사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배당수익에는 증권사, 보험사, 베트남법인 등 주요 계열사 외에 종속기업으로 분류되는 것들이 있다”라면서 “이는 투자조합 성격의 회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성격이 글로벌 바이오, 신성장, 하이테크 등인데 전반적인 환경을 보자면 좋다고 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연간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관계회사투자지분 외 유가증권 부문이나 본업인 여신금융 관련 이자수익의 회복도 뒷받침돼야 한다. 1분기 유가증권 관련 수익(25억원)과 이자마진(5억원)이 너무 낮게 나와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지난해와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미래에셋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1분기 이자마진은 자산에서 현금과 예치금이 감소한 영향이 있었다"라면서 "이자수익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는데, 1분기 이후로는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변화를 살피면서 수익 확대의 기회를 보고 있다"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