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재혁 기자]
강스템바이오텍(217730)이 주가 하락 위험을 무릅쓰고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누적된 적자로 쌓여있는 결손금이 자본총계를 갉아먹고, 연간 200억원 규모의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번 자금조달은 코스닥 상장 유지 조건 중 하나인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을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여기에 더해 보유 현금성 자산 규모가 1년치 판매비와관리비에 못 미치고 있어 정상적인 기업 운영을 위한 자금 수혈이 절실한 상황도 맞물렸다. 사측은 현금창출을 위한 투자 자금 조달 목적을 강조하며 단기적으로는 해외 기술수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사진=강스템바이오텍)
492억 유증…법차손 리스크 해소 전망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강스템바이오텍은 지난 10일 총 3800만주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기존 발행주식총수 약 5600만주의 67.8%에 달하는 규모다. 예정 발행가액은 기준주가에 25% 할인율을 적용한 주당 1295원이며, 모집 총액은 492억원이다.
대규모 유증 소식에 이날 정오께 회사의 주식은 발표 당일 종가 2085원보다 22.64%(472원) 내린 1613원에 거래되고 있다.
. 회사가 이 같은 주가 하락을 무릅쓰고 자금조달에 나선 데에는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를 해소해야 할 시점이라는 배경이 한몫 한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지난 5년간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분기당 40억원 안팎의 법차손이 발생, 연간 200억원 규모의 법차손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당기순손실이 누적되며 결손금이 쌓여 자본총계마저 갉아먹고 있는 중이다. 이에 2021년 660억원에 달했던 자기자본은 2023년 445억원까지 쪼그라들었고,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52%로 집계되며 50%를 넘었다.
코스닥 상장 기업은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차손 비율이 50%를 넘을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즉, 강스템바이오텍의 입장에선 2024년부터 2년 연속 법차손 비율이 50%를 밑돌아야만 한다.
지난해에는 4월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면서 한숨을 돌린 바 있다. 회사는 비임상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크로엔' 지분을 매각하면서 해당 분기에 종속회사 지분 처분에 따른 수익을 인식했다. 세부적으로 관계기업투자손익이 96억원 발생했고, 이로써 연간 법차손 규모를 71억원까지 줄이며 법차손 비율을 16.4%까지 낮췄다.
그러나 수익을 인식했던 2024년 2분기 이후 분기당 법차손 규모는 40억원 수준으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에도 49억원 손실을 기록해 연간 법차손 규모는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 자본총계는 383억원까지 줄었고, 결손금에 의해 더욱 감소할 전망임을 감안하면 법차손 비율이 50%를 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영업이익률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지난해 -191.62%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데드라인인 올해 결산까지 법차손 규모의 유의미한 개선을 이끌어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를 털어낼 수 있는 선택지는 자금조달을 통한 자기자본 확충 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캐시런웨이 1년 남짓…투자 지출 강조
다만 강스템바이오텍 측은 이번 유증의 목적에 대해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 해소는 부차적인 이유였고,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현금흐름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관리종목 리스크 해소가 주 원인은 아니다"라며 "골관절염 치료제 국내 임상과 해외 임상 준비, 오가노이드나 국내 재생의료사업 추진에 비용이 많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여기에 더해 재무적 리스크 부분도 해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강스템바이오텍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현금및현금성자산 22억원, 단기금융상품 155억원 등 약 177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연구개발비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간 판매비와관리비보다도 적은 규모다.
지난 2023년 경상연구개발비 140억원을 포함한 판관비는 221억원, 2024년에는 121억원이 경상연구개발비로 처리되면서 판관비는 19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서는 3월까지 50억원의 판관비를 지출했고, 이 가운데 경상연구개발비가 32억원이었다.
이처럼 캐시런웨이가 1년도 채 안되는 상황에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최근 5년간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어 연평균 약 171억원의 현금이 유출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기업 운영을 위한 자금 수혈 역시 절실했던 상황이다.
이에 회사는 이번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향후 4년간 임상 비용과 연구 개발에 쏟는다. 구체적으로 오는 2028년까지 골관절염치료제 '오스카' 국내 임상2a상 및 장기추적에 142억원, 오스카 해외임상에 59억원, 오가노이드 연구개발에 63억원, 국내외 재생의료사업에 59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회사는 올해 하반기까지 오스카 임상 2a상에 대한 투여를 마치고,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2026년 중 해외기술수출(Licence-out)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피부오가노이드의 경우에도 오가노이드 기술에 관심을 표해 오고 있는 글로벌 빅파마 대상으로 2026년 내 기술수출하겠단 목표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