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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경험한 대명소노, 티웨이 인수 이유 있었네
티웨이홀딩스 지분 54.79% 인수하며 경영권 확보
레저·건설 한계, IMF 부도 경험으로 사업다각화 구상
화물 운송 비중 큰 국내 항공업, 수익창구로 '매력'
공개 2025-03-06 17:53:01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7:5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종합레저기업 대명소노그룹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091810)의 경영권을 확보, 숙원이던 항공업 진출의 꿈을 이뤘다. 항공업의 경우 기체 운영에 따른 부담이 커 무리한 추진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실제로 대명소노그룹은 한때 유동성 위기로 부도를 경험했다. 이후 사업 다각화를 위해 애를 썼지만 결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화물운송 비중이 큰 국내 항공업의 특수성이 투자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의 의결권을 가진 지분 54.79%를 확보했다.
 
내역을 살펴보면 소노인터내셔널은 직접 보유한 16.77%에 더해 그룹 계열사 대명소노시즌이 보유한 지분 10.00%, 티웨이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28.02%에 대해 의결권을 위임받았다. 이번 지분 정리를 끝으로 대명소노그룹은 숙원이었던 항공업 진출의 꿈을 이루게 됐다.
 
대명소노그룹은 그간 지속적으로 항공업 진출을 추진해왔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건설과 레저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대명소노그룹의 시작은 고 서홍성 회장이 1979년 설립한 대명주택이다. 경북 포항을 중심으로 성장해 1988년부터 대명설악콘도를 건설하면서 본격적으로 레저산업 분야를 확장했다. 
 
(사진=소노인터내셔널)
 
하지만 1997년 찾아온 IMF외환위기로 대명소노그룹은 이듬해 부도 이후 화의에 들어갔다. 리조트 사업 특성상 초기투자에 따른 막대한 부채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방 부동산 침체로 인한 건설업 부진과 경기 악화로 인한 소비둔화도 직격탄을 날렸다.
 
이후 부동산 경기 회복과 국내 레저산업 성장으로 2003년과 2005년 각각 대명레저산업과 대명건설이 화의를 졸업하면서 그룹은 다시 정상화됐다. 하지만 서 전 회장이 그룹을 살리기 위해 분투하다 작고하는 등 그간 경험한 뼈아픈 경험은 대명소노그룹으로 하여금 사업 다각화에 목말라하게 했다.
 
2007년부터 대명소노그룹 경영에 참여한 서준혁 현 회장은 외식과 유통·영상장비 등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특히 그룹의 주력 사업인 레저산업과 시너지를 노린 외식산업은 서 회장이 전면에 나서 야심 차게 추진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매출 부진으로 결국 철수했고, 영상장비 분야도 지지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 회장의 이목을 끈 것은 바로 항공업이었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난 2011년에도 티웨이항공 인수전에 참여했다. 하지만 매매가 눈높이가 달라 최종 인수에는 실패했다.
 
(사진=티웨이항공)
 
이후 2021년 대명소노그룹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항공업계 위기가 고조되던 당시 티웨이항공은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로부터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800억원을 수혈받았다. 이어 2022년에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17억원을 추가 유치했다.
 
이에 따라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25.01%에 달했다. 하지만 경영권을 쥐기엔 다소 모자라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명소노그룹은 이런 JKL파트너스에 손을 내밀어 지분 매입에 나섰다. 지난해 7월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면서 경영권 인수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 올 2월26일 티웨이항공의 모회사 티웨이홀딩스지분 46.26%를 25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통상적으로 항공업은 고가의 항공기가 기반인 만큼 운영과정에서 부채 부담이 크다. 유동성 위기로 한때 부도까지 경험한 대명소노그룹이 항공업 진출을 꿈꾸는 이유는 국내 항공업의 특수성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수출입에서 항공운송은 금액 기준으로 31%를 차지한다. 반도체나 특수 첨단 장비의 수출입의 경우 해상이 아닌 항공운송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 항공업계가 위기던 2021년에 매출 8조7534억원, 영업이익 1조464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도 항공화물 운송 덕분이었다.
 
현재 티웨이항공은 LCC항공을 넘어선 대형화를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 요구되는 화물운송 역량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노선 운항권과 A330-200 항공기 5대, 승무원 인력 100여 명을 함께 인수할 예정이다. 
 
금융가에서도 대명소노그룹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예상했다. 운항노선 확대와 더불어 추가적인 항공사 인수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배세호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뿐 아니라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도 노릴 것"이라며 "양사 합병 시 장거리 노선을 다수 확보한 거대 저비용항공사를 만드는 계획도 구상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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