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6건·올해 3건 계약변경 공시…공사비·공사기간 협상 성과서초 스포렉스 매각 대금 4300억원 유입…부채비율 559%→300%대 하락11.7조 수주고 바탕 올해 매출 본격화 행보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지난해 원가 부담에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코오롱글로벌(003070)이 적극적인 수익성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까지 발주처와 협상을 통해 공사비 증액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부동산 매각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대폭 개선한 만큼, 올해 영업·재무 실적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코오롱글로벌 과천사옥.(사진=코오롱글로벌)
지난해부터 29건 계약조건 변경…‘수익성 극대화’ 노림수인가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총 26건의 계약변경을 공시했다. 올해 들어서도 공사비와 공사기간 변경과 관련해 3건을 공시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시공능력평가에서 코오롱글로벌은 19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18위인 서희건설이 7건, 금호건설이 11건의 변경계약을 각각 공시한 점을 고려하면 코오롱글로벌의 계약 변경 총 29건은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이 기간 도급액 증액 관련 계약 변경 사례가 많았다. 특히 건축과 토목, 도시정비사업 등 사업 분야를 막론하고 계약 변경을 이끌어냈다.
실제 올해 공시된 계약변경을 보면 지난해 3월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에게 1766억원에 수주한 ‘Merck S. Korea Bio.P Project’의 도급액을 2283억원으로 증액했고, 준공 기한 역시 기존 2026년 3월31일에서 같은 해 4월20일로 연장했다. 또 ‘휴먼파크장전 지역주택조합 주상복합 신축공사’의 도급액도 2714억원에서 3004억원으로 증액해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안동 송현1주공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공사비를 1579억원에서 2005억원으로, ‘국도77호선 여수 화태~백야 도로건설공사(2공구)’의 공사비 역시 1091억원에서 1130억원으로 각각 증액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 2조2085억원, 영업손실 2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매출 1조9260억원, 영업이익 456억원) 대비 매출은 약 3000억원 성장한 반면, 45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5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회사 손실은 예년 대비 치솟은 원가율에서 기인했다. 실제 2023년 3분기 누적 91.5%이던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94.8%로 3.3%포인트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3분기에만 210억원의 영업손실을 반영하면서 누적 손실로 이어졌다. 공사미수금에 대한 대손비용을 반영한 영향이다.
코오롱글로벌의 이 같은 다수의 변경계약은 매출을 극대화해 공사의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재무건전성도 정상화 행보…‘비주택’ 수주 기반 반등 노린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코오롱글로벌 부채비율은 559.6%로 전년 말(364.3%) 대비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의존도 역시 24.9%에서 32.4%로 증가했다.
다만, 회사는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24-2번지 일원 서초 스포렉스 건물과 부지를 계열사인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부동산을 4300억원에 양도했고, 지난해 12월24일 잔금까지 모두 수령했다. 서초 스포렉스 매각을 통해 유입된 자금을 부채 상환에 사용했다면 500%를 상회한 부채비율은 크게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집계 중이지만, 부채비율은 직전 559.6%에서 300%대로 감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사는 지난해 말 ‘원가 관리’에 초점을 맞춘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코오롱글로벌 건설부문 직속 원가기획팀과 하이테크사업실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건축·인프라·상품팀 등에 나누어져 있던 ‘견적’ 기능을 원가기획팀으로 통합해 원가를 보다 효과적으로 통제하겠다는 계획이다.
재무건전성 개선을 달성하고, 진행 프로젝트들의 원가율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선 만큼 매출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그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없는 ‘비주택’ 중심 수주고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매출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말 회사의 수주잔고는 10조9371억원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1조7310억원으로 약 8000억원 확대됐다. 2023년 연결 기준 매출(2조6634억원)의 약 4배 수준이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서초 스포렉스 매각 등으로 자금 여력이 더욱 확대됐다”며 “비주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질의 수주가 이어지고 있고, 원가관리 조직 및 시스템을 고도화해 턴어라운드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