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인쇄회로기판 제조 공정 자동화 장비 제조사인 와이제이링크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 결과 흥행에 성공해 공모희망밴드를 넘어선 공모가를 확정했다. 와이제이링크의 최종 공모가액은 1만2000원으로 희망공모밴드 최상단(9800원)보다 20% 높은 결과다. 이에 와이제이링크가 확보하는 상장 자금도 260억원(잠정 공모가액 8600원 기준)에서 353억원으로 90억원가량 늘어난다. 와이제이링크는 증액된 상장 자금을 바탕으로 시설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 및 해외 사업 확대 등을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다.
(사진=와이제이링크)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와이제이링크의 수요예측 결과 총 2296곳의 기관 투자자들이 참가해 총 800.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부적인 신청 건수를 살펴보면 국내 기관투자자의 경우 △공모 운용사(집합) 48건 △사모 운용사(집합) 995건 △운용사(고유) 294건 △투자매매 및 중개업자 148건 △연기금·은행·보험 8건 △투자일임사 604건 △기타 45건을 기록했다. 해외 기관투자자의 경우 거래실적이 있는 기관투자자 82건, 거래실적이 없는 기관투자자 72건이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이 신청한 공모주 신청 수량은 총 21억3752만8000주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수요예측 결과 대부분의 기관투자자가 공모희망밴드를 초과한 가격에 주문을 신청했다. 전체 신청 기관투자자의 87%(1998곳)가 공모희망밴드의 상단의 130%를 초과하는 가격에 분포했으며, 공모희망밴드 상단을 밑도는 가격(밴드 하위 50% 미만~75% 이상 구간)에 주문을 신청한 기관투자자는 4곳에 불과했다. 총공모주식 규모는 356만주로 이 중 25%(89만주)는 일반 청약자에게, 나머지 75%(267만주)는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다.
수요예측이 흥행하면서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의 인수 금액도 당초 계획인 306억원에서 427억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실제 와이제이링크가 확보하는 금액은 353억원으로 인수 금액에 비해 작다. 이는 구주매출이 있기 때문이다. 최대 주주 박순일 와이제이링크 대표 및 특수관계자 등이 내놓은 구주매출 물량은 51만3000주로, 전체 공모 주식수의 14.4% 수준이다. 구주매출로 인해 상장 후 와이제이링크의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8.1%에서 47.9%로 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와이제이링크는 확보한 상장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 해외 사업 확대 및 시설 자금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와이제이링크의 당초 자금 사용 계획안에 따르면 회사는 시설 자금 57억원·운영자금 19억원·채무상환자금 30억원·해외법인 대여금 등 기타 자금 154억원에 지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요예측 흥행에 따라 상장 자금이 증액되면서 모든 영역에서 자금 지출 규모를 증액했다. 특히 채무상환 자금은 30억원에서 76억원으로 2배 이상 늘려 상장 이후 와이제이링크의 재무구조도 한층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와이제이링크의 올해 상반기 차입금의존도는 34.56%로, 업계 평균인 28.08%에 비해 6.48%포인트 높다. 와이제이링크의 총차입금은 올해 상반기 기준 264억원으로 지난해 말(179억원)에서 47.5% 증가했다. 채무상환에 배정된 금액이 전체 단기차입금(84억원)의 90%에 달하기 때문에 단기 채무상환 부담이 덜어질 전망이다.
최근 자동화 장비 제조 산업은 매년 스마트 팩토리 흐름을 타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의 저가·저품질 전략에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와이제이링크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44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272억원)은 10.3% 감소했고 영업이익(78억원)은 82.1% 줄었다. 중국 업체들의 시장 잠식과 함께 제조업 특성상 고정비 규모가 커 높아 수익성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와이제이링크는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5월 저가형 장비를 출시하는 등 수익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와이제이링크는 상장 자금을 멕시코와 인도 법인에 대여금 형태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에도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법인에 대여한 자금은 현지 공장 건축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