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피플
유승창 KB증권 ECM본부장
6월까지 IPO 주관실적 1위 기록…연내 1위 수성 자신
50명 IPO 전문 인력과 리서치 조직 협업 통해 빅딜 주관
IPO는 기업 생애주기 첫 거래…신뢰감 줄 수 있는 전략으로 승부
공개 2024-10-07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2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유승창 KB증권 ECM본부장은 작년 9월 인터뷰에서 연내 IPO 주관실적 1위 달성을 자신했다. 당시 시장이 IPO 가뭄에 빠져 있었지만, KB증권은 연말로 갈수록 빠르게 실적을 쌓아 올리며 선전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올해 역시 IPO 주관실적 1위에 대한 확신을 보이고 있다. 비록 올여름 예상치 못한 순위 역전을 허용했지만, 그는 차분하게 준비해온 주관 역량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복잡한 IPO 시장을 ‘5차 방정식’에 비유하며, 그 어려움 속에서도 철저한 계획과 전략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유승창 KB증권 ECM본부장 (사진=KB증권)
 
다음은 유승창 KB증권 ECM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1년 만에 다시 인터뷰를 하게 됐다. 당시 KB증권은 기록적인 IPO 가뭄에 실적 우려를 샀음에도 실적에 자신을 보였다. 실제 KB증권은 그해 4분기 막판 역전극을 썼는데 소회는 어떤가
▲사실 그때 초조한 심정이 없지는 않았다. 그래도 회사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이 있었고 이 점이 막판 역전을 가능하게 한 것 같다. 한편으론 조금 운도 따랐다. 작년 본격적인 IPO 주관이 이어질 때 IPO시장의 활황기가 찾아와 추진했던 딜을 모두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작년 상반기는 일종의 성장통과 같은 시기였다. 하지만 그간 꾸준하게 추진해온 딜들이 있었고 차분히 내부적으로 준비해온 것이 작년 하반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성과로 나타난 것 같다.
 
-6월까지 꾸준하게 주관실적 1위를 고수하던 KB증권이 7월과 8월 들어선 잠깐 휴식기를 가지는 것 같다. 경쟁 증권사들에게 순위 역전도 허용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올해 연간 실적에서 1위를 자신하는 근거는
▲가장 크게는 연내 케이뱅크 상장을 진행한다. 현재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가 제출된 상태고 연내 가장 시장의 이목을 끄는 IPO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어 MNC솔루션과 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현재 증권사별 IPO 주관 실적에서 상위권 하우스들의 격차는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크게 이들 세 개사의 주관만으로도 최소 7000억원 주관실적을 쌓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함께 현재 준비 중인 중형급 IPO를 고려하면 연내 여유있게 주관실적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자신한다.
 
-올해 KB증권 IPO는 상반기는 HD현대마린솔루션, 하반기는 케이뱅크로 요약될 것 같다. 서로 업종이 전혀 다른 분야인데 IPO를 각 종목 별 IPO 주관을 맡기 위해 집중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업종에 따라서 투자 포인트라든지 에쿼티 스토리(Equity Story, 기업 사업전략)가 다른 것은 당연하다. 이를 얼마만큼 커버할 수 있느냐가 IPO 주관 역량인 것 같다. KB증권의 경우 자체 인력이 50명 정도 된다. 이들이 업종별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투입됐고 앞서 인터뷰에서 말했듯 리서치 조직과의 협업을 통해 각 기업 별 발행사가 추구하는 IPO 솔루션을 마련했다.
말씀하신 HD현대마린솔루션과 케이뱅크로 설명하자면 각 업종별 전문 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애널리스트가 기업의 가치를 각 기업별 에쿼티 스토리와 밸류에이션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면 그를 바탕으로 인력이 IPO에 필요한 전략을 짜는 식이었다.
 
-최근 증권가 IPO에선 대어급 주관만큼이나 알짜 중소형급 주관이 실적에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다. 현재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모두 포괄할 수 있는 증권사로 KB증권이 가지는 대형 IPO와 중소형IPO와의 차이가 있다면
▲대형주와 중소형주 모두 소중한 딜이다. 업무의 프로세스에 있어서도 대형주와 중소형주 다를 것은 없다. 실제 기업금융 업무 프로세스에서 IPO는 기업의 생애 주기에서 첫 번째 딜이다. 상장 이후에는 인수금융이나 자금조달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당장의 규모에 의해 대형급딜이 중형급딜보다 우선할 수 없고 각 단계별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IPO는 종합금융을 추구하는 증권사라면 놓을 수 없는 사업 영역이다. IB의 성장과 함께 IPO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소홀함 없이 업무를 추진해 갈 예정이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파두사태 이후 금융당국 정책 변화로 IPO시장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올해 상반기엔 IPO시장에서 활황이 있었다. 그리고 현재 IPO시장은 다소 주춤해진 모양새다. 현재 시장에 대한 의견은
▲상반기보다 다소 주춤해진 현재 IPO시장이 오히려 굉장히 이성적인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작년 4분기와 올 1분기에 걸친 IPO시장은 다소 비이성적인 시장이었다고 평가한다. 다소 과열된 시장이 현재에 들어 정상화됐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선 공모가 상단과 하단이 고르게 나온다. 그만큼 기업의 가치에 대해서 시장이 판별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모든 신규상장 종목이 상장 첫 날 상한가인 400%까지 상승한다면 그것이 정상적인 시장이라고 할 수 있겠나. 현재의 수준이 오히려 업계 종사자 입장에선 정상적인 시장이라고 보고 이 같은 수준의 시장 강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KB증권 IPO조직의 경우 경쟁 증권사보다는 보다 분석적이고 전략이다는 느낌을 받는다. 통상 증권사 IPO 조직의 경우 저돌적인 영업력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KB증권이 이 같은 분위기를 가지게 된 이유가 있다면
▲현 KB증권 대표님들의 경영 철학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야기했듯 IPO는 기업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진행되는 IB의 첫 시작이다. 처음 저돌적인 자세로 딜을 따냈다고 쳐도 발행사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면 그것으로 딜이 끝날 수 있다. 그렇기에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IPO를 추진하려다 보니 저돌적인 영업보다는 기업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전략과 솔루션을 기본 방향을 정했다.
 
-올해 하반기도 벌써 중반이 흘러갔다. 올해 마무리까지 KB증권 IPO가 추구하고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 일을 하면 할수록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는 말이 떠오른다. IPO는 발행사, 주관사, 금융당국, 시장, 업황이 엮인 5차 방정식이다. 5개의 변수 중 하나만 삐끗거려도 딜 전체가 삐끗거린다. 그만큼 올해가 마무리되는 그 시점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다만 시장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케이뱅크 이외에도 올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MNC솔루션과 발해인프라의 성공적인 IPO 마무리를 가장 기대하고 있다. MNC솔루션은 K방산의 숨은 강자다. 현재 시장에서는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고 방산산업의 성장과 함께 우수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기대주다. 발행인프라도 한국형 맥쿼리인프라로 불리는 알짜 기대주로 통한다. 방산과 인프라펀드 같은 경우 최근 IPO시장에선 전무했던 산업분야이기도 하다. 이 둘의 성공은 IPO주관에서 KB증권의 주관 역량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