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종합금융투자회사(종투사) 도약을 노리는
대신증권(003540)이 금융당국의 사업성 기준 강화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건전성 분류 세분화에 따라 대신증권의 건전성 지표 하락이 이어졌고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 부담마저 생겼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올 2분기 회복세가 지연됐다. 대신증권은 연내 종투사 진출로 수익성 확대를 구상 중이지만 당분간 가시적 개선은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고정이하자산규모는 올 상반기 기준 1849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279억원 대비 662.7% 증가한 수치다.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중도 지난해 말 0%에서 2024년 상반기 7.6%로 급증했다.
(사진=NICE신용평가)
이 같은 갑작스러운 건전성 지표 악화는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 여파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기존 부동산 PF 사업장의 평가등급을 양호-보통-악화우려 3단계에서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4단계로 세분화했다. 이어 사업성이 가장 낮은 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해 경·공매 절차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금융권의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했다.
대신증권의 경우 지난 2021년부터 투자금융(IB) 부문 강화 과정에서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증가했다. 올 상반기 기준 대신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저는 총 2조1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7% 수준이다. 익스포저 구성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브릿지론 비중은 10%를 밑돌지만 미국·유럽·일본 오피스 등 해외와 국내 비수도권 익스포저 비중이 60%를 넘는다.
특히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의 경우 절반 이상은 1000억원을 상회하는 고액 단일 건이라 자산가치 하락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부동산 관련 신용공여형 채무보증으로 구성된 우발부채 규모도 2024년 1분기에도 다소 늘어나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 대비 69.1%를 기록했다.
(사진=NICE신용평가)
수익성 지표도 회복세가 더디다. 대신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0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다. 대손비용과 판관비가 증가한 가운데 주요 사업 수익이 악화된 탓이다.
대신증권의 상반기 영업수익은 31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반면, 판관비가 1941억원으로 같은 기간 7.7% 늘어 수익성 증가 폭을 웃돌았다.
이에 대신증권은 종투사 진출로 수익기반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종투사 간 경쟁이 심하고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른 PF 관련 수익성 회복이 제한적인 만큼 수익성과 건전성 회복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윤재성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대신증권은 최근 금융당국의 자산 평가 기준 강화의 여파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됐다"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익성 개선과 종투사 진출을 준비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IB부문에서 부동산 금융의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