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 사옥 임대로 투자 재원 확보 가능할까
대치동 본사 사옥 임대 전환 검토…장소와 시기 '미확정'
가전 수요 감소와 점포 폐점 여파로 지속되는 매출 감소
지속되는 당기순손실에 투자부담 심화로 재무부담 '여전'
공개 2024-09-0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30일 16:1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롯데하이마트(071840)가 대치동 사옥 이전으로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 마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대치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임대로 전환하고,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은 건물을 임차해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앞서 하이마트는 매장 리뉴얼과 이커머스 개편 등에 비용 투자를 이어온 바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장 통폐합 작업이 이뤄진 여파로 매출액이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투자 부담이 지속되면서 시장에서는 하이마트의 재무부담이 중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재원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롯데하이마트 대치본사.(사진=네이버지도)
 
사옥 임대차익으로 성장 재원 마련
 
30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최근 열린 사내 소통 프로그램 '하트톡' 현장에서 임직원들에게 본사 이전 계획을 공개했다. 현재 하이마트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건물을 임대하고 이보다 상대적으로 임차료가 낮은 건물을 임차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수용 인원과 업무 효율성을 고려해 보라매역 인근의 건물을 임차하는 방안을 비중 있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전이 완료될 경우 연간 수십억원에 이르는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회사 내부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대치동 사옥을 임대주고, 보라매역 인근으로 이사할 연간 75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여러 케이스가 거론되고 있는 만큼 향후 기대수익은 변동될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본사 이전을 통해 얻게 되는 수익은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하이마트는 고객 평생 케어 사업전략을 통해 고객기반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43개점이던 오프라인 홈 만능해결 센터를 올해 말 116개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새로운 자체 브랜드(PB) 상품 차별화와 점포 리포맷, 이커머스 사업 개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상반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매출 증대를 위해서 올해 지점 신설과 이전 등에 들어간 총 투자액은 19억원으로, 현재까지 11억원이 투입됐다. 여기에 업무효율을 위한 전산투자 비용 총 54억원이 올해 투입될 계획이다. 올해에만 73억원의 투자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82억원의 89.02%에 달하는 금액이다. 
 
반기 말 기준 기타금융자산(282억원)을 포함한 롯데하이마트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396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차입금으로 인한 이자부담은 높은 편이다. 1년 내 상환을 완료해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가 4676억원에 이른다. 이를 포함한 총차입금은 7462억원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자비용이 340억원에 달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은 0.24배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일 경우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를 지불하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는 의미로 인식된다. 올해 상반기 이자비용은 183억원으로 지난해 반기(168억원) 대비 8.93%(약 15억원) 늘었다. 
 
이와 관련,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본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으나 장소나 시기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아꼈다.  
 
 

여전한 업황 악화에 영업손실로 전환
 
올해 들어서는 영업이익도 다시 적자전환한 상태다. 앞서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2021년부터 이어진 점포통폐합과 지난해 희망퇴직을 단행한 가운데 사업구조 전환에 집중해왔다. 이에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8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부터는 다시 16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한 배경은 계절적 비수기와 점포 폐점에 따른 매출 감소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2분기 영업이익 역시 28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치면서 상반기 누적 영업손익은 133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소비경기 악화에 따른 가전 수요 감소와 온라인 체질 개선 작업으로 인한 비가전 판매 둔화가 지속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상반기 누적 매출액도 지난해 1조3057억원에서 올해 1조1144억원으로 14.65% 줄었다.
 
롯데하이마트의 매출액은 지난 2020년 4조517억원으로 최근 5년간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2021년 3조8697억원, 2022년 3조3368억원, 2023년 2조6101억원으로 점차 줄어들었다.
 
이에 롯데하이마트가 고객 평생 케어 사업전략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기존점 리뉴얼, 전략적 출점 등을 위한 투자부담이 내재되어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매출 감소와 당기순손실 지속으로 인해 축소된 자본규모를 감안하면 현 수준의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을 때도 당기순손실은 354억원으로 직전연도(5279억원) 대비 손실이 축소되긴 했으나 여전히 적자기조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에는 181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159억원) 대비 손실폭이 확대됐다. 특히 이 같은 실적 부진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영업권을 비롯한 유무형자산 손상차손 인식 가능성도 상존한다. 
 
다만 남성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마트는 현재 기존 매장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고, 관련 인력 충원을 통해 본질적인 경쟁력을 구축하는 중"이라며 "단기적으로 의미 있는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기존 사업과 연계된 사업부 확대를 통해 중장기적인 펀더멘탈 강화에 나서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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