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AI 전쟁)①국민은행, 그룹 AI 중심에 서다
그룹 공동 생성형 AI플랫폼 구축 도맡아
5년 전부터 시작…효율화와 보안 등 기대
공개 2024-07-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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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권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환(DX)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내부 시스템부터 고객 응대까지 AI 분야를 선도하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금융업 특성상 관련 규제가 많아 해법 찾기에도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레드오션이 된 은행업에서 AI로 활로를 찾는 5대 은행의 전략을 <IB토마토>가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국민은행이 KB금융(105560)이라는 뒷배에 힘입어 AI 기반 마련에 나선다. 특히 금융업권 최초인 그룹 연계 플랫폼 설립을 도맡으면서 AI 주축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 조직개편 이후 투자를 늘리는 등 AI 적용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내부 AI 시스템 고도화를 목표로, 금융 당국의 규제 이슈 해결 이후 대고객 서비스도 적극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지주 본사. (사진=KB금융지주)
 
대대적 조직개편 단행
 
9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데이터AI본부를 AI데이터혁신본부로 재편하고 AI비즈혁신부를 신설했다. AI데이터혁신본부는 신설된 AI비즈혁신부를 비롯해 금융AI센터와 데이터지원부, 마이데이터부 등 총 4개의 부서와 AI거버넌스 팀을 산하에 두고 있다. 국민은행은 본부 팀과 함께 기술 내재화를 촉진하고 비즈니스 적용 속도를 당긴다는 계획이다.
 
인력도 충원했다. AI데이터혁신본부 관련 부서 인원만 95명에 달한다. 직원이 직접 AI기술 도입과 활용을 주도하도록 AI데이터혁신본부 내 AI 기술 핵심 전문인력을 배치했다. 별도 법인이 아닌 부서 내 전문 인력을 통해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했다.
 
특히 국민은행은 AI거버넌스팀 신설로 의사결정 관련 가이드라인 수립과 리스크 관리 역할을 강화했다. 현재 AI 관련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해당 이슈를 AI거버넌스 팀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리스크에 선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KB금융의 행사에서도 AI서비스 입지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일 열린 KB금융의 ‘디지털IT 부문 전략 워크숍’에서도 양종희 회장이 생성형 AI시대 선도 포부를 역설하면서 국민은행의 관련 부서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양 회장은 워크숍에서 "디지털과 AI는 KB금융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이며 고객 관점의 디지털 혁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KB금융의 ‘그룹 공동 생성형 AI플랫폼’ 구축이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해당 플랫폼은 금융권 최초의 그룹 공동 플랫폼이다. 구축이 완료된다면 국민은행을 비롯해 KB증권, KB손해보험 등 9개 계열사가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비용 효율적인 AI 인프라 구축이 가능해진다. 생성형 AI를 적용해 공통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고 최신 기술 확보와 활용지식의 자산화를 공동 진행한다. 또 플랫폼을 통해 금융분야 생성형 AI기술 사용에 대한 규제 보안성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2022년 본격 구축에 들어간 AI 금융비서 서비스도 '리브 넥스트' 내에서 조만간 정식 출시된다. 국민은행은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AI금융비서를 개발해왔다. AI금융비서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기존 서비스와 달리 ▲영상합성 엔진 ▲음성인식기술(STT) ▲음성합성(TTS) ▲챗봇 ▲딥러닝 ▲머신러닝 등의 기술을 활용해  맞춤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생성형AI 도입 사업은 내부 직원의 업무 효율 향상을 최우선 목표로 진행된다. 국민은행은 생성형 AI도입을 통해 내부 보고서 작성과 마케팅 기획 등 업무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연간 업무시간을 절감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사실 국민은행은 이미 내부에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AI금융상담시스템을 개발하고, 고객 확인제도에 KB-AI OCR 등을 도입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자산 보호에도 AI는 활용된다. 보이스피싱 징후를 탐지하는 AI보이스피싱, 사기탐지를 위한 AI기반 의심거래보고 등이다. 
 
소요 예산 투자 확대
 
국민은행은 지난 5월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제안요청 공고를 게시했다. 해당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사업자를 구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해당 공고에 따르면 플랫폼 사업을 위한 계약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9개월 이내로 예정돼 있으며, 그룹 소요 예산은 114억8670만원이다. 클라우드 자원 사용료는 제외다.
 
 
국민은행의 AI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5년 전부터 본격화됐다. 지난 2020년 국민은행은 ‘AI기반 금융상담시스템 구축’을 위한 공고를 시작으로 지난 5월 초까지 32건의 공고를 올리면서 AI시스템 관련 외부 협업을 적극 확장했다.
 
국민은행이 처음으로 게시한 AI제안 요청서는  AI기반 금융상담시스템 구축이 목적이다. 지난 2020년 국민은행은 해당 사업 예산을 22억2598만원으로 책정하고 사업자를 선정했다. 최근 국민은행은 지난 2020년 투자를 시작한  AI 금융상담 시스템도 뜯어고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AI 금융상담 시스템을 개편하기 위해 24억5833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를 포함해 지난해 국민은행이 입찰 외 제안요청서를 통해 밝힌 예산은 48억원 규모다.
 
AI 사업의 확장 계획이 본격적으로 잡혀있어 투자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금융업권의 AI활용 규제가 특히 엄격해 해법도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클라우드 기반 생성형 AI 기술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망 분리 규제 등 이슈를 직면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금융위원회가 주관하는 금융권 생성형 AI 협의회 및 망 분리 규제 혁신TFT에 참여하면서 은행권 공동 대응에 앞장섰다. 국민은행은 금융당국의 규제 이슈가 해결된 후 내부 서비스에서 대고객 서비스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생성형 AI의 근본적 문제인 신뢰도 이슈도 숙제다. AI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향상을 위해 생성형 AI 적용 시 할루시네이션(환각) 등으로 인한 답변의 부적확성 문제가 수반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에 대해 검색증강생성(RAG) 학습데이터 구축 등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답변 오차 감소에 힘쓸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AI 기술을 은행 내에서 적극 활용하기 위해 조직개편 등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그룹 공동 플랫폼 개발로 효율화와 보안문제 해결 등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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