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자산신탁, '리츠·펀드' 운용수익으로 실적 돌파 의지
책준신탁 리스크 확대로 2년간 대손비용 2000억원 이상 적립
책준신탁 관련 소송 3건 진행 중…"손실 예상해 충당금 반영"
올 들어 광화문 빌딩 3100억원에 매각…강남역·강동 대형 오피스 매각도 추진
공개 2024-04-18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15:0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책임준공관리형토지신탁(이하 책준신탁) 사업의 리스크 확대로 지난해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한 코람코자산신탁의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고 있다. 사업 불안정성이 높은 신탁사업을 보수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리츠와 펀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운용 수익’ 비중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코람코자산신탁 본사.(사진=코람코자산신탁)
 
‘책준신탁’ 소송에 급락한 영업실적…대손충당금 2000억원으로 ‘리스크 대비’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매출) 1261억원, 영업손실 4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매출 2332억원, 영업이익 1040억원을 기록한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절반 가까이 줄었고, 1000억원을 상회하던 영업이익도 손실로 전환된 것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261억원으로 전년(2332억원) 대비 크게 감소했지만, 영업비용은 전년(1291억원)과 비슷한 130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금융비용은 227억원에서 146억원으로, 판매비와 관리비는 822억원에서 703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기타영업비용’이 14억원에서 383억원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이는 소송 등 패소로 인해 발생한 손실액을 해당 항목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후 항소심 등 추가 재판 결과에 따라 손실이 발생하지 않거나 금액도 변경될 수 있다. ‘충당금’ 성격의 비용인 것이다.
 
실제 코람코자산신탁은 책준신탁 관련 3건의 소송에 계류 중이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사업 대주단과의 대출금 반환 소송 2심에서 패소해 원금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 267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고, 부산 범천동 오피스텔 사업장에서 발생한 소송에서도 163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나머지 1건의 소송은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현재 회사는 부산과 창원 사업장에 신탁계정대를 투입해 책임준공을 완료한 상태다. 다만, 대주단과의 소송은 현재진행형이다.
 
 
아울러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2022년 실적부터 손상채권을 중심으로 대손비용을 반영해 왔다. 2022년 손상채권 대손충당금 2081억원을 포함해 2085억원이던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2102억원(손상채권 2091억원 포함)으로 소폭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2022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나지 않은 반면, 대손준비금 적립액이 증가했다. 지난해 대손준비금 잔액은 180억원으로 전년(149억원) 대비 31억원 증가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의 대손충당금이 감독 목적상 요구되는 충당금 적립액에 미달하는 경우 그 차액을 대손준비금으로 설정한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을 감수하고 지난 2년간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 충당부채 등을 설정해 왔다. 소송 결과 예상되는 손실을 실적에 기반영했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약 200억원 규모 소송충당부채를 적립한 것”이라며 “소송의 결과에 따라 충당금의 환입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적 턴어라운드 복안은 ‘리츠와 펀드’
 
코람코자산신탁은 올해 들어 큰 폭의 매출 포트폴리오 전환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고 리스크가 커진 신탁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부동산 자산 매입·매각을 통한 수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회사는 이날 기준 총 54개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운용 중이다. 이 가운데 지난 2020년 SK네트웍스(001740)로부터 인수한 전국 187개 직영 주유소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357120)츠와 오피스 리츠인 코람코더원리츠(417310), 이랜드리테일의 매장들을 자산으로 보유한 이리츠코크렙(088260) 등 3개의 리츠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다. 이들 리츠가 보유한 우량 부동산 자산의 매각이 예정돼 있어 이를 통한 매각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회사는 이달 초 서울 광화문 케이스퀘어시티 빌딩을 퍼시픽자산운용에 약 3100억원에 매각하면서 약 600억원에 가까운 매각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최근 서울 강남역 인근 삼성화재(000810) 본사가 입주해 있는 더 에셋 빌딩과 강동 이스트센트럴타워의 매각에도 나섰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2018년 코크렙43호리츠를 통해 더 에셋을 7484억원에 매입했다. 최근 강남역 인근 초대형 오피스 빌딩의 거래 사례를 고려할 때 매각가는 약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코크렙43호리츠의 운용 기간은 내년 하반기까지여서 연내 매각 여부는 알 수 없다. 다만 최근 고금리 등 상업용부동산 거래 시장의 대외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탓에 시간적 여유를 두고 매각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코람코지속성장오피스블라인드펀드1호를 활용해 약 5600억원에 매입한 강동구 이스트센트럴타워는 빠른 시일에 매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하반기 이 빌딩의 차입금 만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조만간 부동산 매각자문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신탁사업 가운데서도 리스크가 크지 않은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수주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올해 리츠와 펀드의 운용수익이 예년 대비 클 것으로 예상돼 무난한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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