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라이나생명이 지난해 순이익이 대폭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영업 포트폴리오가 사실상 전부 보장성보험으로 구성된 덕에 새로운 회계 기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서다. 보험료 수납 형태도 전기납으로 하면서 부채에서 파생되는 부담을 줄인 점도 이익 효율성을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총자산 5조원 불과…순익은 업계 상위권
20일 회사 수시공시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결산 잠정 실적(IFRS17·IFRS9 회계 기준)으로 당기순이익 4640억원을 기록했다.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5361억원이다. 이는 회계 기준이 변경되기 전(IFRS4·IAS39 기준)인 2022년 대비 각각 44.1%, 20.7% 증가한 수치다.
재무 현황은 자산총계 5조7272억원이며 부채총계 1조5734억원, 자본총계 4조1538억원으로 확인된다. 자본금은 349억원이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 비율은 345.0%로 높은 편이다. 금융당국의 K-ICS 권고치인 150%의 두배가 넘는다.
라이나생명은 외형이 생명보험사 가운데 하위권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22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라이나생명보다 자산 규모가 작은 곳은 카디프생명(2조9236억원)과 처브라이프생명(1조4944억원), 교보라이프플래닛(6732억원) 뿐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이 디지털 생명보험사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뒤에서 세 번째다. 이외 DGB생명(5조7540억원), 하나생명(6조515억원)과는 비슷한 규모다.
라이나생명은 자산 규모와 달리 순이익은 업계 상위권에 속한다. 지난해 라이나생명은 ▲1분기 965억원 ▲2분기 909억원 ▲3분기 1293억원 등으로 9월 말 누적 기준 총 3167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삼성생명(032830)(1조1261억원)과
한화생명(088350)(5779억원), 교보생명(6029억원), 신한라이프(4303억원) 등 대형 생명보험사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다.
국내 외국계 보험사와 비교했을 때도 수익성이 가장 눈에 띈다.
동양생명(082640) 2175억원, 메트라이프생명 2218억원, ABL생명 375억원, AIA생명 805억원, 처브라이프생명 229억원, 카디프생명 –49억원 등과 비교하면 적어도 두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번 잠정 실적에 따라 지난해 4분기 라이나생명의 순이익을 추론해보면 약 1473억원으로 예상된다. 3분기 개별 기준보다 금액이 더 많다. 3분기 누적뿐만 아니라 결산 실적 역시 생명보험 업권 내에서 상위권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사망담보 외’ 중심 보장성 구성 주효
외형 대비 우수한 순이익은 라이나생명의 독특한 보험영업 구조에 따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이나생명은 상품 포트폴리오 대다수가 보장성보험으로 이뤄져 있다. 생명보험협회 월간 통계 자료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11월 기준 보험료수익이 일반계정 2조6829억원, 특별계정(변액보험) 1512억원이다.
일반계정에서는 보장성보험이 2조6662억원으로 99.4% 비중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저축성보험 167억원이다. 통상 외국계 보험사는 저축성보험을 국내 보험사만큼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라이나생명은 그중에서도 특색이 가장 강하다.
(사진=라이나생명)
특히 지난해부터 적용된 새로운 회계 기준인 IFRS17 체계서는 저축성보험이 보험영업수익으로 잡히지 않기 때문에 보장성보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라이나생명은 보장성보험 내에서도 사망담보보다는 사망담보 외 부문에 강점이 있다. 사망담보가 종신보험이라면 사망담보 외는 질병보험이나 상해보험 등 제3보험 영역이다. 제3보험은 종신보험 대비 보험계약마진(CSM) 환산 배수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만큼 수익성이 좋다는 뜻이다.
라이나생명은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가 사망담보 17.1%, 사망담보 외 82.9%로 구성돼있다. 사망담보 외 부문에서 수입보험료를 대다수 얻고 있는데 해당 부문에서 라이나생명보다 많은 보험료수익을 거두는 보험사는 삼성생명(2조4501억원)뿐이다.
보험료 수납 형태도 대다수 전기납으로 구성하면서 부채 규모과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전기납은 일시납, 단기납 등과 달리 계약자가 보험 기간 동안에 걸쳐 보험료를 꾸준히 지불하는 방식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당사는 일시납 없이 전기납으로 구성된다”라면서 “전기납에 보장성보험일 경우 부채보다는 자본으로 더욱 많이 잡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장성보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준비금이 고금리에 대한 부담이 없다”라면서 “상품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암이나 간편, 치아 등이 주력 종목”이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