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돋보기
마켓컬리, 월간 EBITDA 흑자의 의미
공헌이익에서 EBITDA 흑자로 기업 이미지 개선 총력
EBITDA가 더 좁은 개념으로 실제 수익성 개선 의미
월 45억원 추가 EBITDA 기록하면 회계상 영업이익 달성
지난해 소폭 성장 기록한 매출 확대가 최대 숙제
공개 2024-02-0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0일 18:4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과거 공헌이익으로 수익성을 항변하던 마켓컬리가 최근에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거론하면서 돈 버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마켓컬리는 최근 지난해 12월 EBITDA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계상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 돈을 벌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EBITDA를 들고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더 벌면 실제 회계상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까.
 
먼저 마켓컬리가 과거 이야기했던 공헌이익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공헌이익이란 매출액에서 변동비를 뺀 금액을 말한다. 비용에는 변동비와 함께 고정비가 있다. 매출액에서 변동비와 고정비를 빼고 남는 금액을 영업이익이라고 한다. 즉, 실제 기업이 공헌이익조차 나오지 않는다면 영업이익까지는 요원하다고 말할 수 있다. 먼저 공헌이익이 나와야 공헌이익에서 고정비를 제외한 후 영업이익 여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켓컬리 김포 물류센터. (사진=마켓컬리)
 
특히 공헌이익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아무리 매출을 늘려도 절대 공헌이익은 나올 수 없다. 판매량을 늘리면 그에 따른 변동비도 같이 상승하기 때문에 공헌이익은 나오지 않는다. 이 경우 판매량보다 판매 단가를 올려야 공헌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이 때문에 판매 단가를 높이지 않으면서 물건만 많이 팔아 매출액을 늘리면 영업이익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잘못 오해하는 기업들도 많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과거에는 공헌이익을 언급하며 수익성을 강조했던 마켓컬리가 최근에는 EBITDA 흑자를 이야기하고 있다. EBITDA 흑자는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EBITDA란 세금과 이자, 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 영업이익을 말한다. 세금과 이자는 영업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감가상각비는 실제 현금이 나간 비용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차감하기 전에 실제 영업이익을 따져보는 것이다. 회계 상 영업이익은 세금과 이자, 감가상각비를 차감한 수치를 말한다.
 
마켓컬리가 공헌이익에서 EBITDA 흑자를 강조하는 이유는 EBITDA 흑자가 공헌이익보다 더 좁은 개념이기 때문이다. 고정비에는 대표적으로 임금과 감가상각비가 포함된다. 그래서 공헌이익에서 EBITDA 흑자로 돌아섰다는 것은 과거 매출에서 변동비만 차감했을 때 이익이 나왔는데 이제는 변동비와 함께 고정비에서 큰 규모를 차지하는 임금까지 차감해도 이익이 나온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마켓컬리가 회계 상 영업이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매월 얼마를 더 벌어야 되는 것일까? 그리고 올해 안에 마켓컬리가 실제 회계 상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실제 마켓컬리의 세금, 이자비용, 감가상각비가 얼마나 비용으로 처리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EBITDA 이익에서 세금과 이자비용, 감가상각비를 차감해야 영업이익이 나오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제 현금으로 빠져나간 마켓컬리의 이자비용은 25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마켓컬리는 현재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법인세 비용이 없다. 아울러 지난해 3분기 누적 감가상각비는 153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합산하면 403억원으로 1개월 당 45억원 규모다. 즉 마켓컬리가 지금보다 월 45억원의 EBITDA를 추가로 더 기록하면 바로 영업이익으로 돌아설 수 있는 것이다.
 
마켓컬리가 지난 12월에 첫 월간 EBITDA 흑자를 기록했다고 했지만,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아니라 규모가 아직은 35억원 미만일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EBITDA 흑자 35억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35억원보다 많은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 한 달 매출에서 변동비와 임금 등을 제외한 금액이 35억원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속적인 EBITDA 흑자를 기록하면서 영업이익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다. 마켓컬리는 이번 EBITDA 흑자 관련 자료에서 일시적 효과가 아닌 계획된 구조적 개선 결과라고 설명했다. 직접 물류비가 크게 개선됐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비용 효율화에 나선 것이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제는 매출 확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하는데 그치면서 전망이 다소 부정적인 상황이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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