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성중 기자]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지난 2021년과 2022년 광주 붕괴사고 발생 이후 급감한 영업실적과 높아진 재무부담을 단기간에 만회한 모습이다. 여기에 올해 공격적인 실적 목표를 수립하면서 회복세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사진=뉴시스)
‘회복의 한 해’ 보낸 HDC현산…올해 목표는 ‘더 크게’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1908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7.1%, 영업이익은 67.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502억원에서 1742억원으로 246.8%나 늘었다.
광주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로 인한 손실이 2022년에 반영되면서 지난 2021년 2734억원이던 영업이익이 1163억원으로 대폭 감소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9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예년 대비 일정 수준 회복한 셈이다.
특히 지난 2022년 3.5%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4.6%로 1.1%포인트 개선되면서 영업이익 상승에 영향을 줬다. 리스크도 높지만 수익성 역시 높은 자체 개발사업이 활발히 진행된 결과다. 실제 지난해 HDC현산의 자체 주택사업 매출은 44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7.8% 증가했다. 4분기에는 개발사업에서 567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한 수준을 보였고, 이익률 역시 전년 –62.1%에서 15.9%로 대폭 개선됐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HDC현산의 지난해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했다”며 “서울·수도권 중심의 대형 도시정비사업과 자체 개발사업이 매출 상승을 이끈 가운데 청주가경 5차,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입주, 정비사업 도급 증액 등이 순조롭게 이뤄지며 이익률 개선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HDC현산은 지난해보다 대폭 확대된 실적을 올해 목표액으로 잡았다. 회사는 올해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4조2718억원을, 신규 수주는 지난해 실적(2조6784억원)보다 약 2조2000억원 이상 높은 4조8529억원을 각각 설정했다. 지난해 주택부문에서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삼성아파트 재건축, 강원 강릉 오션시티아이파크, 전북 익산 부송4지구 아이파크 등을 수주하며 수주액 1조8333억원을 달성했고, 토목 부문에선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광주도시철도2호선 2단계 등 8225억원을 수주했다.
다만 HDC현산은 지난 2020년 3조9060억원, 2021년 8조4970억원의 연간 수주액을 기록한 이후 2023년 2조원대를 기록했다. 예년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의 목표액은 아니라는 평가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자체 개발사업과 도시정비사업 등에서 전년 대비 수주 실적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한 사업에 쏠리지 않는 균형있는 수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HDC현산의 수주잔고는 관급공사 8318억원, 민간공사 18조6943억원 등 약 20조원 수준이다.
재무부담 해소 드라이브 계속…“순차입금 60% 축소 목표”
지난 2021년 12월 연결 기준 HDC현산의 총차입금은 1조7609억원이었지만, 2022년 12월 2조5061억원으로 7452억원 증가했다. 당시 붕괴사고 이후 대규모 차입을 단행한 결과다.
2021년까지 사실상 ‘무차입’을 유지하던 회사의 재무상태는 2022년 들어 1조8117억원 규모 순차입 구조로 전환됐다.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2조943억원으로 전년 대비 4118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1조1933억원의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 1702억원을 상환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HDC현산은 올해 순차입금을 약 4000억원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3분기 연결 기준 –1조4797억원을 기록한 HDC현산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지난해 3분기 5909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하며 1년 새 큰 폭의 개선을 이뤄냈다. 사업비 대여금의 본PF 전환으로 8187억원을 회수한 결과다.
HDC현산은 지난 2022년 늘어난 단기차입금 대부분을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에서 빌렸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KB국민은행 등으로부터 운용자금 1조1067억원을 연 5.14~6.34%의 이자율로 차입했다. 이에 따라 단기차입금은 회사와 금융기관 간 협의에 따라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중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 역시 오는 3월 700억원 규모 제4-1회 무보증사채뿐이다. 차환 발행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유 현금으로도 충분히 상환 가능한 규모다.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423억원, 단기금융상품은 1652억원으로 약 7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H1 프로젝트와 같은 개발사업을 비롯한 자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올해도 예년과 같이 가이던스를 초과하는 실적을 기록해 나가겠다"라며 "재무적 성장과 더불어 재무 건전성 관련 지표들도 지속 개선해 시장 신뢰도 제고에도 힘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