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개발, CB 풋옵션 연장했지만…낮은 주가에 대응책 '절실'
CB 942억원 이자율 2%포인트 올리고 풋옵션 3개월 연장
지난해 11월 리파이낸싱 금리 당초 예상보다 높은 7% 추정
단기 금융상품 포함 현금성자산 502억원…재무부담 심화 전망
공개 2024-01-2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5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롯데관광개발(032350)이 만기 이자율을 상향 조정하며 942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조기상환 청구(풋옵션) 기간을 3개월 연장했지만, 여전히 전환가 대비 주가가 낮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속적인 주가 하락으로 풋옵션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 현재 단기 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02억원 규모로 풋옵션이 발생할 경우 이를 모두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롯데관광개발 측은 실적 안정화를 통한 주가 부양 등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리파이낸싱 금리 7%전환사채 이자율 부담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은 지난 2022년 1월과 3월 발행한 제7-1회차(370억원)와 7-2회차(572.6억원) 전환사채의 풋옵션 기한을 연장했다. 이번 연장을 통해 제7-1회차와 제7-2회차 전환사채의 만기 이자율은 4.5%에서 6.5%로 2%포인트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CB의 경우 상환기한이 만기가 되면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현금으로 상환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롯데관광개발의 경우 이자율을 올리고 풋옵션을 연기해 눈길을 끈다. 업체 측은 풋옵션 행사일이 도래하면서 발행자와 투자자 간 원만한 협의에 의해 진행된 건이라고 설명했다. 
 
풋옵션 기간이 기존 1월15일에서 오는 4월15일로 연장되면서 잠재적인 채무 상환 부담은 미뤘지만, 여전히 오는 2025년 1월 만기를 앞두고 있어 1년 내 상환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자를 상향 조정한 만큼 재무 부담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월 마무리된 리파이낸싱 금리도 롯데관광개발의 기존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된 점도 부담을 확대하는 요인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앞서 1금융권에서 순조롭게 리파이낸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4월께 기준금리 3.5% 감안 시 리파이낸싱 이후 기존 금리와 유사한 4~5% 내외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으로 구성된 롯데관광개발 대주단은 지난해 11월30일 기존 차입금 7430억원에 운영자금 370억원을 더한 7800억원 규모를 연 7%의 금리로 차환 발행했다.
 
이자비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롯데관광개발의 영업이익은 아직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부터 롯데관광개발의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으나 분기 영업이익은 3억4067만원에 그쳤다. 3분기 이자비용 280억원을 부담하기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3분기 연결기준 누적으로는 영업이익이 513억원 적자를 기록한 반면 이자비용은 825억원에 달했다.
 
기업의 재무상태를 나타내는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 역시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600.1%로 직전연도 동기(583.2%)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직전연도 말 678.1%와 비교해도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22년 말 71.5%에서 지난해 3분기 74.4%까지 확대됐다. 총차입금은 같은 기간 1조2896억원에서 1조319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단기차입금은 9143억원으로 전체 차입금에서 비중 69.31%를 차지했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은 가운데 지난 11월 리파이낸싱에 성공한 기존 금융기관 차입금 7000억원이 단기차입금 형태로 1년 후 만기가 도래한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3분기 말 롯데관광개발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 금융상품 포함)은 502억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다만, 이남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자금으로 만기가 짧은 것은 부담"이라면서도 "카지노 실적 개선 등이 뒷받침된다면 우호적으로 새로운 차입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풋옵션 우려에도 지난해 실적 개선은 긍정적
 
주가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풋옵션을 막기 위해서는 실적 안정화를 위한 주가 부양이 절실한 상황이다. 풋옵션이란 옵션거래에서 특정한 기초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장래의 특정 시점 또는 그 이전에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옵션행사 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높을 경우에는 풋옵션 권리를 행사해 차액만큼의 이득을 얻을 수 있다.
 
CB의 조기상환 청구권(풋옵션) 행사 가능일은 이달 15일에서 오는 4월15일로 약 3개월 연장됐지만, CB의 전환가액(1만3250원)이 현재 주가보다 높은 점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한다. 23일 롯데관광개발의 종가(9210원)는 전환가액 보다 44.87%보다 낮다. 최초 리픽싱 한도를 전환가액 대비 85%로 설정한 탓에 주식 전환을 통한 차익 실현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롯데관광개발의 주가는 엔데믹(코로나19 풍토병화)로 인한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누적 매출액(잠정)은 2440억원으로 직전연도(1617억원)대비 50.90% 증가하는 등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으나, 주가는 이와 반대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달 22일에는 9050원으로 최저가를 찍은 이후 91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1만768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8월31일 종가 1만7130원 대비로는 46.58% 하락했다. 지난해 1월20일(1만4800원)대비로는 1년간 약 38.18% 쪼그라든 수치다. 다만 24일 종가는 전일 대비 2.2% 상승한 9250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겨울철은 제주 여행의 비수기라는 점에서 현재 주가의 변동성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오는 2월 춘절을 시작으로 안정성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이를 실적으로 증명해나가고 턴어라운드를 이뤄내면 주가 부양이 더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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