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씨엘, 신성장 동력은 '백신'…보령바이오파마 인수 '순항'
엔데믹 속 신속 진단키트 매출 부진에 영업손실 122억원 기록
케이엘앤파트너스와 손잡고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총력
지분매각·유상증자 통한 인수 자금 확보 중
공개 2024-01-2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8일 15:0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피씨엘(241820)이 체외 진단 의료기기에 의존한 사업에서 벗어나 백신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데믹 여파로 실적과 유동성이 주춤한 상황에서 보령바이오파마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이 일사천리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다양한 제품과 백신 개발을 기반으로 탄탄한 경영이 유지되고 있어, 인수가 순조롭게 완료된다면 피씨엘은 진단·백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피씨엘)
 
엔데믹 여파로 매출액 17억원에 그쳐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피씨엘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11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연도 같은 기간에 8억2345만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악화된 수치다. 피씨엘의 영업이익이 악화된 가장 큰 원인은 엔데믹으로 인해 코로나19 등 진단키트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20년 피씨엘의 매출액은 537억원을 기록했으며, 이어 2021년 461억원, 2022년 372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부터 본격적인 엔데믹이 선언되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피씨엘의 매출액은 17억원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속 진단키트'로 분류된 제품의 매출액이 크게 줄었다. 피씨엘의 '신속 진단키트'로 분류되는 제품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15억원(매출 비중 85.35%)이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447억원(96.8%), 371억원(99.79%)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했다.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키워드는 '백신 사업'
 
이 같은 상황에서 피씨엘은 진단키트에 의존한 매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찾았다. 최근 보령바이오파마 인수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면서 파트너사, 자금 조달 기업 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이번 인수가 완료된다면 피씨엘의 재탄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피씨엘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컨소시엄을 꾸려 보령바이오파마의 인수를 진행 중이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지분 90%를 확보할 계획이며 인수대금은 3600억원으로 알려져있다. 피씨엘은 800억원을, 이외 약 2800억원은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조달한다.
 
앞서 보령바이오파마는 지난해부터 총 세 차례에 거쳐 매각 대상자를 찾았지만 무산됐던 바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동원산업(006040)과 협의를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계약이 무산됐다. 이후 6월에는 화인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논의가 진행됐지만 동일한 사유로 취소됐다. 이후 마침내 피씨엘과 만나게 됐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인수 대금은 현재 피씨엘이 보유한 유동성 자금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인수 자금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다. 그러나 최근 피씨엘의 김소연 대표가 글로벌 투자 펀 운용사 GEM(Global Emerging Markets)으로 지분을 매각하고 추가로 유상증자를 받으면서 자금을 마련했다.
 
피씨엘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46억원이다. 회사의 운영 자금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지만 보령바이오파마의 인수 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이에 피씨엘의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던 상황이다.
 
피씨엘에 따르면 김소연 대표가 보유하던 피씨엘의 지분 33.04% 중 10.27%(529만1004주)를 GEM에 매각하면서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GEM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총 300억원을 추가적으로 조달 받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6일 유상증자 대금 300억원 가운데 100억원이 납입됐다.
 
GEM은 공식입장문을 통해 "이번달 내로 200억원과 다음달을 걸쳐 총 300억원을 납입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피씨엘이 보령바이오파마를 인수해 사업을 영위한다면 엄청난 실적 개선과 재무구조 개선을 이룰 수 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003850)의 자회사인 만큼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보령바이오파마의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매출액 1590억원에 영업이익 162억원을 기록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백신뿐만 아니라 전문·일반의약품, 진단키트, 수액제, 혈액제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로 성장이 가능하다.
 
특히 보령바이오파마는 자회사 '비피진'을 통해서도 활발한 연구개발(R&D)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비피진은 보령바이오파마가 지난 2022년에 설립해 96.35%의 지분을 보유한 mRNA 기반 기술 연구개발 전문 기업이다. 현재 비피진은 암세포 타깃팅 기술특허(SV4)와 약물을 암세포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mRNA 특허물질(T100)을 활용한 대사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IB토마토>는 피씨엘에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후 기대 효과 등에 대해 수차례 취재 시도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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