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최연소 지점장 출신 리테일 전문가 한현철 전무 영입IB와도 시너지 내는 리테일 증권업계서 중요도 부각지점 영업은 축소 온라인은 비용 부담…아직은 초기 단계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다올투자증권(030210)가 리테일 전문 외부 전문인력을 영입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최근 증권업계에서 리테일 부문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사 대부분 지점 영업을 축소하거나 점포를 특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리테일 사업 확대를 위한 다올투자증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현철 전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장(사진=다올투자증권)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한현철 전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장을 리테일금융센터 프라이빗투자은행(PIB) 전무로 영입했다.
한 전무는 20년 이상 경력의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다.
미래에셋증권(006800)(옛 대우증권) 재직 당시 최연소 지점장을 달아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이어
NH투자증권(005940) 프리미어블루 대치센터장,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이번 다올투자증권의 인재 영입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은 리테일 영업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IB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 리테일 부문 강화를 통해 다올투자증권이 주력으로 삼는 투자은행(IB)부문에서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연초 발표된 대표이사 신년사에서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세일즈트레이딩(S&T) 부문 내 채권부문에서 수년간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 등을 활용해 수익성을 더욱 확대하고 신설된 본부들은 올해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리테일 부문도 기존 역량에 추가해 PB영업을 통한 고객관리자산 확대를 통해 영업기반을 보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존재감 커진 리테일 사업...IB와의 시너지도
다올투자증권이 최근 이어진 리테일 강화는 현재 증권업계의 '리테일 부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정적인 브로커리지 수수료로 증시 활황 시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IB부문 확대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키움증권(039490)이다. 실제 키움증권은 지난 2023년 3분기까지 이어진 거래량 증가의 수혜를 톡톡히 봐 완만한 실적 방어가 가능했다. 이어 탄탄한 온라인 영업망이 부각돼 기업공개(IPO)시장에서 굵직한 딜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지난 2023년 3분기 연결 기준 키움증권의 영업이익은 27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고 순이익도 2028억원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64% 늘었다. 수익성 향상을 이끈 것은 거래량 증가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 덕분이다. 해당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26조4000억원에 달한다. 직전 분기 대비 25%, 전년 동기 대비 91% 늘어났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점 사업으로 진행해온 중소형 증권사들이 수익성 한계에 봉착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라며 “특히 개인투자자들 아웃바운드(국내기관의 해외주식 매매)영역의 확대와 증권토큰발행(STO)처럼 아직 국내에 온전한 제도적 규범이 있지는 않지만 가상자산 중개 등이 중소형사가 시도해 볼 만한 신사업 영역”이라고 진단했다.
다올투자증권 본사 (사진=다올투자증권)
리테일 서비스 부족…"시간과 비용 필요"
다올투자증권을 비롯한 중소형 증권사들의 리테일 확대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아직 국내 개인투자자가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 인프라 구축까지는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다수의 증권사가 지점 통폐합을 진행하고 일부 특화 점포의 집중화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소수 고소득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영업을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대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비롯한 온라인 거래에 투자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순이익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들이 사용한 전산운용비는 총 251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2303억원보다 9.38% 증가한 수치로 비대면 거래, 기업공개(IPO) 참여 등 고객 이용 증가의 여파로 풀이된다.
작년 상반기 가장 많은 전산운용비를 사용한 증권사는 키움증권으로 476억원으로 지난해에도 919억원을 사용하며 업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뒤를 이어
삼성증권(016360)이 455억원으로 2위, 미래에셋증권 396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다올투자증권은 전산운용비에서 45억원 정도를 사용했다. 메리츠증권과 증권업계에서 순이익 대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다올투자증권은 현재로서는 인원 구성의 단계로 사업 다각화가 아직 초기인 만큼 구체적인 계획은 차후 구체화되는 대로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본사 수익 비중에선 부동산금융이 많은 부분을 차지고 있어 균형잡힌 수익 비중을 목표로 S&T부문과 리테일 부문을 강화하려고 전문가를 영입했다"라며 "아직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되지 않아 밝히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