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캐피탈, 투자금융 비중 업계 2배 훌쩍…재무 변동성 '부담'
투자금융 비중 25.5% 업계 최고 수준
금리·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해 변동성 커
회수 지연될 경우 유동성에도 악영향
공개 2024-01-1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19:1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업계 평균에 비해 두배 넘게 높은 투자금융 비중 탓에 산은캐피탈의 재무적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투자금융은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는 요인이지만 금리나 경기 여건에 민감하게 반응, 이익변동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영업자산 내 투자금융 25.5%…경기변동 민감성 높아
 
9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산은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자산 8조7769억원 가운데 2조2353억원이 투자금융 자산이다. 포트폴리오에서 25.5%나 차지한다. 한국기업평가(034950) 기준 29개 캐피탈사의 투자금융 비중 평균은 약 10.3%로 산은캐피탈이 업계에서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투자금융 자산의 구성은 유가증권 1조4587억원에 신기술금융자산 7766억원으로 확인된다. 유가증권은 기업구조 조정이나 인수금융과 관련된 투자주식, 출자금, 투자사채 등으로 이뤄졌다. 신기술금융의 경우 벤처기업에 대한 출자와 대출 취급 건이다.
 
 
자산 내 포트폴리오를 업종별로 분산 보유하면서 투자금융의 건별 평균 잔액은 인수금융 이외 기준 30억원 수준이다. 거액여신으로 신용집중위험이 높은 기업금융 대비 리스크가 낮지만 재무적 관리 측면에서는 투자금융 역시 보수적 접근이 요구된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기업·투자금융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감안하면 지표의 보수적 해석이 필요하다”면서 “소비자 채권과는 달리 차주나 투자 대상의 부실징후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파악하거나 지표로 반영하기까지 시차가 존재한다”라고 평가했다.
 
전략적으로 투자금융은 기업금융과 자동차금융 외 다른 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캐피탈 업계의 전통적 수익 기반인 할부리스 자산 수익성이 과도한 경쟁으로 저하되고 있어서다. 투자금융 부문이 대체 수익원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게 송 연구원 설명이다.
 
다만 그 비중이 너무 높으면 금리 여건이나 경기 변동에 더 민감하게 영향받을 수 있다. 영업구조와 재무 상태 리스크를 높이는 위험이 내재됐다는 것이다. 특히 예상 이익 규모나 자산 회수 시기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금융 회수가 관건…유동성 영향도 주시해야
 
투자금융 자산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은 수익구조 내 이익 변동성 확대로 나타난다.
 
산은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1561억원을 기록하면서 35.9%(412억원) 성장했는데, 유가증권 평가손익이나 배당수익, 신기술금융수지 등 투자금융 관련 손익의 증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전년도인 2022년에는 투자금융 관련 손익이 저하되면서는 연간 순이익이 1405억원으로 41.6% 떨어졌다. 올해 실적의 향방 역시 투자금융 부문의 회수 성과가 주요한 변수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투자 성과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펀드나 수익증권 등에 대한 평가가치를 판단하는 데 금리가 고려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금리하락 등에 따라서 평가가치가 증가되거나 수익성, 변동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산은캐피탈)
 
신용평가 업계서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경기 저하로 영업자산 회수가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산은캐피탈은 거액여신 비중이 높은 만큼 투자 회수가 지연될 경우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도 다른 곳보다 크게 나타난다는 게 업계 평가다. 높은 투자금융 비중을 감안해 자산과 부채 만기구조 일치 수준을 제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산은캐피탈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이 지난해 3분기 기준 104.1%로 100% 내외에서 등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쟁그룹에 비해 10%p 넘게 낮다. 단기 부채 상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다. 
 
신용평가사 또 다른 관계자는 “실질 만기로 보면 투자금융은 회수까지 시간이 걸려 장기 투자로 봐야 한다”면서 “기업금융 영향이 더 크겠지만 건전성에 문제가 생겨 만기에 상환이 안 되고 회수가 늦어지면 유동성 측면에서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산은캐피탈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묶여 있는 투자 자산을 어떻게 하면 회수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면서 “투자 회수는 만기 등에 따라 전략적으로 하고 있고, 자금조달을 꾸준하게 하고 있는 만큼 유동성은 문제 없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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