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뒷걸음치는 매출액에 '2년새 세번째' 칼바람
수익성 개선에도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 역성장
준비된 퇴직급여 412억원으로 2년 전 같은기간의 26% 수준
슈퍼·마트 통합하며 내실다지기 집중…'그로서리 마켓' 도약
공개 2023-12-07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5일 17:4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롯데마트가 최근 급격한 유통환경 변화로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연말 희망퇴직을 단행키로 했다. 이는 지난 2021년 이후 2년 만으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매출액 감소 등 역성장이 이어짐에 따른 판단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총체적인 위기에 놓인 만큼 전반적인 사업 조정은 물론 여전히 강점을 보이고 있는 신선식품 관련 제품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눈물의 구조조정 단행 후 지난해 흑자전환 성공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마트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10년 차 이상 시니어 전 직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그동안 점포 정리와 인력 감축 등 경영효율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한차례 칼자루를 쥔 것이다. 
 
롯데마트 영업이익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올해 3분기에도 797억원을 달성하면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420억원) 대비 89.76% 급증한 수치다. 지난 2020년 마트 점포 수를 12곳 가량 축소한데 이어 2021년 희망퇴직과 2022년 롭스 매장 전면 철수를 진행하는 등 대대적인 경영효율화에 나선 효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 실적은 마트와 롭스를 포함해 롯데쇼핑의 할인점 사업으로 분류돼 왔다.
 
최근 롯데마트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마트 점포를 축소했던 2020년엔 영업손실 140억원, 희망퇴직이 진행됐던 2021년 632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롭스 매장이 전면 철수된 지난해에는 4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흑자전환 배경에는 직전연도 상·하반기에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던 희망퇴직 여파가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분기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2022년 1분기부터 160억원으로 흑자전환한 이후 2분기 70억원 손실을 제외하고, 3분기 320억원, 4분기 12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역시 직전연도 동기(260억원 손실) 대비로는 손실 규모가 3분의 1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2021년 희망퇴직으로 인한 해고급여는 759억원으로, 이를 비롯한 확정기여제도로 인식한 퇴직급여는 890억원을 기록했다. 할인점사업부문 직원 수는 2020년 1만2102명에서 2021년 1만1586명, 2022년 1만1405명으로 3년새 697여 명이 줄었다. 올해 진행되는 희망퇴직의 경우 아직 희망자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그 규모 등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희망퇴직이 이뤄졌던 2021년 롯데쇼핑의 판매관리비 중 퇴직급여는 192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1431억원, 2022년 1333억원 등 예년과 비교하면 약 30%가량 많은 수치다. 퇴직급여는 기업이 퇴직금 지급에 대비해 매년 퇴직급여충당금을 설정하고 비용에 배분하는 동 충당금의 전입액을 말한다.
 
 
매출 역성장 지속…2년 새 세 번째 칼 뽑는 롯데 
 
롯데마트가 세 번째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데에는 최근 유통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매출액 등의 역성장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누계를 기준으로 롯데마트의 매출액은 지난해(4조4825억원) 대비 2.16% 역성장한 4조3856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020년 매출액은 6조1660억원으로 직전연도(6조5173억원) 대비 급격하게 줄어든 이후, 2021년 5조7728억원으로 재차 줄었다. 다만, 지난해에는 5조9043억원으로 3.29% 확대됐다. 고물가 상황 속 집밥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매장에서 식자재 등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한 영향으로, 올해 3분기 누계 기준으로는 지난해 대비 매출액이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도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롯데마트 측은 경영효율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지난해 11월부터 통합 운영을 시작했다. 내년에는 새로운 경영 목표인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 전환하는 데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통합 소싱의 확대와 그로서리 상품 혁신, 통합 시스템 구축, 점포 유형 재정립 등 파트너사와 협업을 기반으로 사업부 통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통합 작업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향후 약 3~5년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는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미래 전략 등에 대해서는 임원 인사 이후 추후에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통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내실 다지기와 자체브랜드상품(PB) 개발 등을 통한 새로운 진영 구축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등 초저가 매장들이 한국에 상륙하면서 또 하나의 전선이 생성되는 가운데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이 강점을 보이는 것은 신선식품 등"이라며 "오프라인 유통이 총체적인 위기 상황에 놓이면서 더 이상의 성장은 어려울 수 있지만 식품 PB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포지션이 잘 자리 잡는다면 건실한 업체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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