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품는 유진그룹, 유진투자증권 팔지 못하는 이유
방통위 재무적 위험 의견 반영 YTN 인수 의결 보류 결정
인수자금 부족액 765억원 부동산 담보 재원 마련 계획
일각서 제기된 유진증권 매각설…그러나 호황기 때는 캐시카우
공개 2023-12-04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30일 17:3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YTN(040300) 최대주주를 유진이엔티로 변경하는 심사를 잠정 보류했다. YTN에 대한 투자계획이 구체적이지 않고 재무적 위험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시장에선 3000억원을 상회하는 인수자금 마련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일각에선 재원 마련을 위해 유진투자증권(001200)이 매각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실상 내면을 살펴보면 유진투자증권은 장기적 관점에선 YTN 인수의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방통위 YTN 민영화 잠정 보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29일 오후 방통위 회의실에서 2023년 제44차 회의를 주재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유진그룹이 신청한 YTN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을 잠정 보류했다. 이날 방통위는 이동관 방통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등 2명이 참석해 방통위 회의를 열고 YTN의 최대액 출자자 변경승인을 잠정 보류한다고 의결했다. 보류 이유로는 유진그룹이 제시한 YTN 발전을 위한 투자계획 등이 구체적이지 않고 재무적 위험성이 있다는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통위는 유진이엔티의 YTN 인수 자체에 대해서는 투자계획 등이 보완되면 승인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향후 지적된 사항에 대해 유진그룹이 투자 계획과 운영 계획을 제출하면 추가로 확인한 뒤 승인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방통위 심사위원회는 "YTN의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 유진 측은 향후 건전성을 위협하는 자산 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유진그룹과의 특수관계 등 재정을 봤을 때 자금 조달도 부족하지 않다"라며 "다만 방송미디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고 명확한 사업계획을 제시하지 못해 사회적 신용도 측면의 부정적 요인이 있다는 일부 의견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15일 유진그룹이 YTN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신청을 하자마자 다음날인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변경 승인 심사 기본계획을 의결했다. 이 기본계획을 보면 방통위 상임위원은 위원장과 협의해 변경 승인 심사위원장을 결정할 수 있고 최종 변경 승인 여부를 심의·의결할 수 있다.
 
잠시 멈춘 인수 승인 심사...재원 확보는 물음표
 
이번 방통위 결정에 따라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유진그룹의 YTN 인수는 잠시 멈춤 지시를 받게 됐다. 실제 시장에선 유진그룹의 재원 마련 방법에 대해선 의구심이 일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YTN 인수 주체인 유진기업의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386억원이고, 유진기업과 함께 지분인수에 나서는 동양은 1048억원으로 총 2434억원의 현금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유진그룹은 지난달 23일 이뤄진 YTN 지분 매각 입찰에서 3199억원을 제시했다. 실제 인수는 유진기업(023410)동양(001520)이 각각 지분 51%, 49%를 출자한 특수목적회사(SPC)인 유진이엔티를 통해 진행된다. 하지만 유진기업과 동양의 현금성 자산을 모두 동원한다 해도 인수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단순 계산으로 765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부족한 재원에 대해서는 유진그룹이 보유 부동산을 활용해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9월 말 연결 기준 유진기업이 갖고 있는 투자부동산 장부금액은 2454억원, 동양은 1289억원으로 해당 부동산을 담보를 기반으로 한 자본 조달을 한다는 계획이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유진기업과 동양이 보유한 현금에 RP, 부동산담보대출을 활용해 인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두 기업의 안정적인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도 우수해 자금 마련은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서 제기된 유진투자증권 매각설에도 호황기 캐시카우 버릴 수 없다 
 
서울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본사 (사진=IB토마토)
 
유진기업은 인수 과정에 대해서는 자신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선 유진그룹이 YTN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금융 계열사인 유진투자증권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진그룹 측은 곧바로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
 
실제 유진그룹에서 유진투자증권은 증시 불황기에도 여전히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진기업이 올 3분기 지분법 이익으로 인식한 금액은 457억원이다. 이 중 동양이 유진기업에 162억원, 뒤를 이어 유진투자증권이 발생시킨 지분법 이익은 124억원으로 집계된다.
 
연간 실적에서도 유진투자증권은 유진그룹 내에서 두각을 나타났다. 지난 5개년도 유진투자증권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488억원이었다. 증시 호황기인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808억원, 808억원의 이익을 내 같은 기간 유진기업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499억과 783억원을 상회했다.
 
최근 들어 고금리 기조에 따른 증시 불황에 따른 실적저하가 있었지만, 2022년에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56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한 만큼 유진그룹에서 유진투자증권은 팔 수 없는 캐시카우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유진투자증권도 그룹 내에서의 역할을 자신하며 일각에서 제기된 매각설을 일축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일각에서 근거 없는 매각설이 제기되곤 하지만 유진투자증권은 유진그룹의 미래성장을 위한 핵심 계열사로 '2020-2024 중장기 전략'에 따라 최근 4년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충실히 확보하고 있다"라며 "내년에는 그 동안 닦아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종합자산관리 분야, 디지털 사업 분야 등에서 본격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익성도 개선돼 그룹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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