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 험난한 홀로서기…수익성 고민 리테일로 떨칠까
그룹사 지원보다 높은 자체 사업 비중
IB축소로 인한 자체 사업 수익성 악화 고심
고금리 CMA출시·MTS리뉴얼 등 리테일 서비스 강화 승부수
공개 2023-11-02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19:0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현대차그룹의 막내아들 현대차증권(001500)이 자체 사업 수익성 문제에 고심이다. 앞서 현대차증권은 그룹사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있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세간의 평이었다. 하지만 실상은 그룹사 지원보다는 자체 사업 수익성에 실적의 향방이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회복에 대한 현대차증권의 고민이 커져가는 모양새다.
 
그룹사 지원보다는 큰 자체사업…막내아들의 고민 
 
현대차증권 본사 (사진=현대차증권)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6일부터 금융감독원은 현대차증권을 대상으로 정기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의 이번 현대차증권 정기 종합검사는 지난 2011년 이후 12년이다.
 
앞서 금감원은 올해 초 유안타증권(003470), 현대차증권, 한화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 4곳을 올해 정기 검사 대상으로 확정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과 관련한 내용을 비롯한 경영현황 전반에 걸친 점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명단에 포함된 현대차증권의 경우 부동산 PF 문제 이외에도 계열사 퇴직연금 사업 관련 일감 몰아주기 여부 등도 언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금감원 통합연금포털 집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시장에서 3분기 기준 현대차증권의 DB형 적립금은 14조3338억원으로 증권업계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자사 계열사 비중은 총 12조5148억원으로 전체의 87.3%로 나타났다. DB형 적립금 2위 미래에셋증권(6조6124억원)의 계열사 비중은 0%, 3위인 한국투자증권(6조5273억원)의 계열사 비중은 0.2%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계열사에 대한 비중이 높은 편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도 실제 사업 이익 자체는 크지 않지만 현대차그룹사의 MMT(Money Market Trust) 거래도 쏠쏠한 수익이다. MMT는 위탁자가 지정한 자산에 투자해 자금을 운용하는 단기 특정금전신탁상품이다. 현대차증권은 MMT 판매를 통해 영업비 절감과 동시에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앞서 지난해의 경우 계열사 MMT누적 거래금액은 약 5조7000억원으로 이로 인한 수수료는 약 8억~9억원선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기아(000270)는 현대차증권으로부터 400억원 규모의 유가증권을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현대차증권도 지난 12일 현대차증권으로부터 600억원 규모 MMT 유가증권을 매수했다고 공시했고, 현대차(005380)와 기아는 해당 자금 지원의 목적을 "안정적 자금운용 및 수익성 제고"로 설명했다.
 
매 분기 실적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의 직간접적인 도움이 반갑기도 하지만, 실제 사업영역별 내용을 살펴보면 현대차증권의 고민은 그룹사의 지원보다는 자체 사업의 수익성 회복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의 2022년 기준 각 사업부문별 순영업이익의 비중은 기업금융(IB) 40%, 투자중개 20%, 자기매매 및 운용 30%, 자산관리 10% 수준으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까지 IB부문의 비중이 확대됐고 각 운용 부문에서도 점유율 확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룹사의 지원이 컸던 자산관리 부문은 전체 영업수익에서 10%에 불과했다.
 
이 같은 이유로 자체 사업 수익성 회복은 선결과제로 꼽힌다. 앞서 현대차증권은 자체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한 IB부문 확대로 사세 확장을 이어왔다. 하지만 2022년부터 고금리 고착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 따른 IB부문 사업 축소가 이어졌다.
 
수익성 회복 향방은 고객 상품 니즈 강화 
 
지난 26일 현대차증권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당기순이익 9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9.7%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업수익과 영업이익도 각각 3258억원, 11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2.8%, 5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실적 부진은 부동산 경기 침체 및 리스크관리 강화 전략에 따른 신규 딜 축소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IB부문 순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118억원을 기록했다. 일부 투자 건에 대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것도 실적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우발 채무 비중은 대폭 감소해 3분기 기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52.7%로, 전년 동기 대비 12.6%p 하락했다.
 
위탁매매부문은 주식 거래대금 증가, 디지털 중심 자산관리(WM) 서비스 강화가 효과를 거둬 순영업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다. 채권 부문도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탄력적 대응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순영업수익을 기록했다.
 
IB부문의 사업 확대가 힘든 만큼 현대차증권은 리테일 강화에 승부를 걸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8월 디지털 RP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출시했다. 8월 기준 연 3.55%(세전) 금리 상품으로  연 3.55% 금리는 업계 최고 수준의 금리로 고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증권은 디지털PB센터 서비스 시간대를 확대했다. 디지털PB센터는 현대차증권 디지털 고객을 위해 제공되는 서비스다. 투자 전문가들로 구성된 디지털PB로부터 다양한 투자 정보와 보유 포트폴리오 상담 등을 받을 수 있다. 고객 상담 시간이 기존 오후 5시에서 오후 9시까지로 확대했다. 
 
현대차증권의 새 MTS 내일 (사진=현대차증권)
 
개인 고객 대상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리뉴얼도 이뤄졌다. 현대차증권의 새 MTS '내일'은 기존 현대차증권의 MTS를 개편해 직관적이고 간편한 사용자 환경(UI)과 사용자 경험(UX)을 구축했다. 빠른 검색 기능과 인공지능 투자 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가 추가됐고 영상 상담 시스템 도입으로 차별화를 뒀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대차그룹의 지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의견이 있지만 실제 그룹사의 지원보다는 현대차증권의 자체 사업 영역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라며  "현재 증시 환경에 따라 다소 실적이 감소했지만 중소형사로서는 눈에 띄는 리테일 부문에서의 강화가 성공했으며 채권 운용에서도 괄목한 성적을 냈고, 이 추세가 이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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