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회사채 1500억 '만기 코앞'…상환? 또 발행?
다음달 회사채 만기 도래…사채 발행·현금 상환·CP 발행 등 다양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긍정적'…4.3조 순차입금은 '신용도 부담'
공개 2023-10-25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0일 18:5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SK에코플랜트의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상환 방식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올 들어 두 번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모두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기록하며 총 3710억원을 조달한 바 있어 외부 자금 조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올해 만기 공모채를 현금으로 상환한 사례도 있어 다음달 회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 종로구 SK에코플랜트 사옥.(사진:뉴시스)
 
올해 마지막 회사채 만기…상환방식 ‘주목’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다음 27일 2020년 11월 발행한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2020년 당시 1000억원 모집에 7860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1500억원으로 증액해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 회사채의 이자율은 연 2.6%에 불과해 이를 상환하기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다면 더 높은 이자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회사는 올 들어 지난 2월과 7월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 2월에는 2000억원을, 7월에는 1710억원을 각각 발행했다. 두 차례의 수요예측에서 모두 모집액 대비 많은 자금이 몰리면서 기존보다 증액해 발행했다.
 
지난 6월에는 2020년 발행한 3년물 회사채 1000억원을 보유 현금으로 상환하기도 했다. 또한 올 상반기 SK에코플랜트는 총 1250억원 규모 기업어음(CP)도 발행한 바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회사채 상환과 관련해 “아직 회사채 발행과 관련한 어떠한 것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 재무 조직의 의사결정이 다음달 중순께나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사례와 같이 SK에코플랜트는 회사채 발행, 현금 상환뿐 아니라 CP 발행 등 만기 회사채 상환을 위한 몇 가지 선택지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 들어 건설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황 속에서도 SK에코플랜트는 기업공개(IPO) 기대감, 환경·에너지 사업 성과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등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해 회사채 공모에서 잇따라 흥행을 맛봤다. 또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1조1810억원이어서 회사의 셈법에 따라 어떤 방식이라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외부 차입 시 시장 상황 고려 필요대규모 차입에 신용도 부담 우려
 
SK에코플랜트가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회사채 등을 통한 자금조달 환경은 여전히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고, 금리가 더욱 상승한 최근 상황은 투심을 약화시키고 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지난 19일 장중 4.1%를 넘기며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 국고채 금리가) 지난해 고점인 4.5% 내외에서 상단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이처럼 얼어붙은 자금조달 시장 환경 속에서 SK에코플랜트의 사정은 그리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K그룹의 직·간접적 지원가능성이 유지되고 있고, 건설·환경·에너지 등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함에 따라 안정적인 계열 매출 기반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염동환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SK에코플랜트는 환경 및 에너지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건설업의 고유위험을 완화하고 있다”라며 “SK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회사의 재무적 융통성은 우수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1조1810억원과 미사용여신한도 4350억원을 감안한다면 연말까지 도래하는 차입금의 만기에 원활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편, 신사업 확장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차입은 신용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2023년 6월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4조3611억원이다. 2020년 12월 말 1조1317억원과 비교하면 약 2년6개월 만에 약 3조2000억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실제 회사는 2020년 환경시설관리(구 EMC홀딩스) 인수를 시작으로 폐기물·폐배터리 처리, 재활용, 소각, 해상풍력구조물, 연료전지 등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로 올 상반기까지 총 3조6768억원을 사용했다.
 
염동환 연구위원은 “올 연말까지 만기가 오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의 경우 운전자금 회수 및 만기 연장을 통해 대응하거나 추가 담보여력을 통한 신규 차입, 신규 사채발행 등을 통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회사가 보유 중인 차입금 규모는 이익창출력 대비 과중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회사가 직접 발행하거나 연결자회사가 보유한 신종자본증권을 감안한 실질 상환 부담 역시 신용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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