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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욱 혜성회계법인 대표회계사
홍콩에서의 경험 바탕으로 해외 자문·신사업 발굴에 강점
앞으로 중견·중소 회계법인의 리딩 펌(Leading Firm) 되고 싶어
공개 2023-11-06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1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올해 회계자문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시장 위축에 빅4(Big4) 회계법인으로의 회계자문 쏠림현상이 커지는 가운데에도 특색을 갖춘 신생 회계법인들이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혜성회계법인도 설립 후 1년만에 영국의 무어글로벌(Moore Global)과 업무제휴를 체결하고 리그테이블(League Table)에 이름을 올리는 등 회계자문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혜성회계법인은 글로벌 회계자문 시장에서 활약한 송치욱 회계사가 이끌고 있다. 오랫동안 홍콩에서 활약했던 송 회계사는 중견·중소 회계법인 산업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싶다는 포부를 보였다.
 
송치욱 혜성회계법인 대표회계사(사진=정준우 기자)
 
다음은 송 회계사와의 일문일답이다
 
-간략하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2001년부터 삼일회계법인 감사본부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당시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회사들의 회계 감사업무와 더불어 효성(004800)그룹, 한화(000880)그룹 등 대기업들에 대한 감사업무를 수행했다. 외국계회사 및 대기업 감사업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외 회계법인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PwC 홍콩 사무실로 파견을 갔었다. 거기서 홍콩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업무를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이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2016년부터 삼화회계법인에서 국제부 대표 업무를 수행했다. 그리고 지난해 혜성회계법인을 설립해 활동하고 있다.
 
-홍콩에서의 경험이 회계사로서 삶에 영향을 끼쳤나?
△홍콩에서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 홍콩이 재밌는 도시다. 홍콩은 아시아 금융 및 물류 허브로 국제적인 비즈니스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과 회사들이 홍콩으로 모여있기 때문에 굉장히 네트워킹(Networking)이 활발하다. 한 커피숍에 앉아 그 자리에서 미팅을 거의 7개씩 하는 날도 있다. 2년 반 동안 매일 이렇게 활동을 하다 보니 시야가 많이 넓어졌던 것 같다. 그때의 경험이 인생에서 큰 전환점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혜성회계법인 설립 계기는?
△국내에서 사업을 오래 한 법인들은 기존의 비즈니스가 있기 때문에 해외 업무 등 새로운 업무에 투자하는데 보수적인 입장이다. 그동안 계속해왔던 커리어가 국제적이었기 때문에 해외랑 교류하는 일들이 많아 뜻을 함께하는 구성원들과 법인을 만들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지난해 혜성회계법인을 설립했다.
 
-혜성회계법인의 강점이라면?
△국제적인 회계자문과 유망 산업에 대한 회계자문이 있다. 우선 구성원들이 해외 경험이 많기 때문에 차별화가 될 수 있다. 해외로 투자를 하던 해외에서 투자를 받던 거래 양쪽에 관점이나 생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양쪽을 모두 이해하고 있어야 회계자문 과정에서 조정을 통해 딜을 성사시킬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해외 경험이 풍부한 구성원들이 강점이 된다. 또 다른 강점은 새로운 사업에 대한 것이다. 한국 경제가 그동안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벤처 산업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최근 5년, 10년 사이에 벤처 투자 시장도 많이 성장했다. 새롭게 성장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는 기존에 성숙한 산업에 투자와 재무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새롭게 등장하는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잘 이해하고 그 모델이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떻게 재무제표에 나타나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재무제표에 잘 정리해 고객에게 전달해야 의미있는 자문이라 할 수 있다.
 
-기업 인수·매각 회계자문을 할 때 가장 우선으로 고려하는 가치가 있다면?
△고객사의 생각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회계자문은 재무제표 상 숫자를 통해 고객사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일이다.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경영자나 투자자가 왜 이 회사에 투자를 하려는지 또는 어떻게 사업을 성장시키려 하는지 그들의 관점과 의중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자들은 투자를 통해 사업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있을 것이고 회계사는 외부 전문가로서 다양한 경험과 정보가 있다. 이를 결합해 경영자가 투자를 통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어떻게하면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법인 설립 이후 기억에 남는 딜이 있다면?
△고객사 중 소셜 카지노 게임 사업을 하는 회사가 기억에 남는다. 소셜 카지노 게임은 충성도 높은 이용자들이 많기 때문에 매출과 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쌓인다. 그러나 매출 성장률은 다소 제한적인 분야다. 그래서 사업 구조상 신사업에 계속 투자하고 확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2년 사이에 고객사가 웹툰 콘텐츠 회사 및 웹툰 플랫폼 회사 등 5개 회사를 인수했는데 그중 4개 회사 인수에 대한 자문을 했었다. 이를 통해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하려고 한다. 게임 사업을 통해 쌓은 현금 잠재력을 이용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해 성장하는 등 서로 시너지가 잘 맞았던 딜이라서 기억에 남는다. 한국 벤처캐피탈이 사이프러스에 위치한 게임사에 투자한 사례도 기억난다. 러시아 게임 개발자들이 전쟁 이후 사이프러스로 망명해서 사업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여기에 투자하는데 자문을 했다. 국제적인 회계자문으로 다양한 사례들을 접할 수 있어서 기억에 남았다.
 
송치욱 혜성회계법인 대표회계사(사진=정준우 기자)
 
-올해 회계 및 재무자문 시장의 흐름을 꼽자면?
△올해는 거래도 거의 없고 사실 회계자문 시장이 굉장히 어려운 시기다. 어려운 시기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많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과 관련된 자문이 조금 많이 생길 것 같다. 고금리도 어느 정도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이 되면 상황이 많이 바뀔 것이라 생각된다. 구조조정 이후 새로운 비즈니스나 사업들이 생겨날 텐데 어려운 시기에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다음 국면을 준비하는 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지금은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곳이 대기업들이다. 대기업들은 어렵긴하지만 좋은 기술이나 사업 잠재력이 있는 회사들을 인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M&A를 많이 보고 있는 것 같다. 어느정도 금리가 고점을 찍었다고 생각되는 시점부터 거래가 많이 진행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법인을 설립할 때부터 했던 이야기인데 설립 10년 안에 중견중소 회계법인 시장에서 리딩 펌(Leading Firm)이 되는 것이 목표다. 단순히 규모가 큰 것이 아니라 전문성이든 사내문화든 선도적으로 기존 관행을 탈피해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이를 통해 시장에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인재들도 모이게 되고 규모도 커지면서 리딩 펌이 된다고 생각한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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