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높아지는 한국기업 위상…다국적 기업결합심사 증가기업결합 법제 개편 담은 공정거래법 시행…예측가능성 상승 '긍정적'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할 예정…중동·북아프리카서 업무협약 체결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최근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이 해외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글로벌화되고 복잡해지는 시장으로 인해 여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는 곳이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공정거래팀이다.
(사진=법무법인 태평양)
조준연 변호사는 2011년부터 태평양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주된 업무 분야는 공정거래 분야 자문과 송무 업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수행하는 조사의 대상이 되는 기업을 대리해 공정거래위원회 단계에서 조사 대응하는 일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처분에 대한 행정소송,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법률과 관련된 민사소송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다.
다음은 조 변호사와 일문일답이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공정거래 분야의 자문 및 송무 업무가 주된 업무 분야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수행하는 조사의 대상이 되는 기업을 대리해 공정거래위원회 단계에서 조사 대응을 하고, 그 이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처분에 대한 행정소송,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법률과 관련된 민사소송까지 모두 담당한다. 이외에도 공정거래 분야와 관련된 자문 업무의 일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나 법원 소송 단계에 이르기 전 계약 협상이나 기업인수합병, 합자투자사업 단계에서의 자문 업무도 다양하게 수행하고 있다.
-담당하는 분야에서 최근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이슈는 무엇인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법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자진시정방안을 공식적으로 제출할 수 있는 절차를 도입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개정안은 신고 면제 대상 확대, 심사 기간 연장제도 개편, 자진 시정안 제출과 조건부 승인제도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데, 자진시정방안 제출 제도를 비롯한 새로운 제도가 어떻게 정착될 것인지 관심이 간다.
-개정안 시행 이후 이전과 달라졌다고 느끼는 점이 있다면?
△아직은 개정안에 담겨있는 내용이 모두 시행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 달라진 점을 체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 내년부터는 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긍정적인 점은 경쟁 제한이 없는 사건은 신속하게 처리가 되고 문제가 있는 사건의 경우 당국과 발맞춰 심층적인 심사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또한 그동안 국내에서 기업 인수합병이나 기업 결합심사 건수가 많이 늘어났음에도 공정위 내 관련 인력은 유럽 등 국가에 비해 적은 편이었는데, 최근엔 기존 대비 관련 인력이 확충된 점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판단된다.
-이번 개정안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사전협의가 공식적인 절차로 들어오면서 기업은 조금 더 일찍 시정방안을 알 수 있게 되는 등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사전 협의가 이뤄지긴 했지만 전원회의 등 심사의 막바지 단계에서 공정위의 시정 방안이 내려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시정 방안을 자진 제출하고 조건부 승인하는 다른 국가들과 국내기업이 함께 심사할 때도 발 맞춰서 심사하기가 편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법무법인 태평양)
-기업결합심사 업무 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공정거래 분야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 입법과 집행이 이뤄지지만, 각 국가의 규제가 공통된 대원칙을 공유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점에서 다른 규제 분야와 다른 특성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기업결합심사 제도를 들 수 있는데,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기업결합심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만약, 어느 거래가 여러 국가에서 기업결합 신고 의무가 있는데 그중 어느 한 국가에서라도 승인받지 못하면 해당 거래를 종결할 수 없다.
-기업결합심사 업무에서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어느 국가에서 기업결합 신고 의무를 부담하는지 조기에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해당 국가의 법률전문가들과 협업해 리스크를 식별하고 이를 극복할 논리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거친다. 적정한 대응을 위해서 EU,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절차에 대한 지식과 경험, 해당 국가 주요 로펌과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기업결합심사와 관련 기업에 조언해 줄 만 한 이야기가 있을까?
△기업인수합병 거래와 관련해 기업결합심사와 관련된 리스크를 미리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도인의 경우, 어떤 기업에게 대상회사를 매도하는지에 따라 기업결합 신고가 필요한 국가와 예상되는 시정조치 수준이 달라질 수 있고, 이를 미리 분석하면 주식매매계약(SPA) 협상 시 거래 종결의 확실성을 담보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를 SPA에 반영시킬 수 있다.
매수인의 경우 최근 EU,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기업결합 불승인 사례 또는 기업결합 심사에 수년의 시간이 소요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미리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실무에서 6개월이면 끝날 것으로 시작한 거래가 1년 이상 종결되지 못해 당사회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 거래종결기한이 경과한 후에 매도인, 매수인간 분쟁이 발생한 경우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에 미리 객관적인 분석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 태평양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계획이나 목표 같은 것이 있는지?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외국 로펌들과 만날 기회가 기존보다 줄어들었다. 이제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시작된 만큼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태평양의 경우 중국, 두바이, 싱가포르 등 8개 해외사무소와 현지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해외네트워크 구축이 잘 되어있는 편이다. 향후에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법률서비스와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해당 지역에 대한 국내 기업의 투자와 진출을 돕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