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보다 '부캐' 덕 본 국순당, 지속 성장은 의문
지난해 매출 529억원, 영업이익46억원…6년 만에 흑자전환
국순당 금융수익, 본업 주류사업 상회
막걸리 매출 하락세…"프리미엄 막걸리로 시장 공략"
공개 2021-06-15 10:00:0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1일 17:4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순당 횡성양조장 전경. 출처/국순당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4년간 이어진 영업적자 고리를 끊고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국순당(043650)이 본업 경쟁력 측면에서는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순당 실적이 부가적인 사업에서 나오는 기타수익 의존도가 높은 데다, 이마저도 향후 전망이 아직은 묘연한 탓이다. 국순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본업 강화로 인한 기업의 본질적인 사업경쟁력 확대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순당 연결기준 매출액은 529억원, 영업이익은 46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015년에 적자로 전환된 이후 6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호조는 올해 1분기에도 이어졌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153억원, 영업이익은 2억원에서 22억원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국순당은 지난 2015년부터 4년 연속 적자로 관리종목으로 지정, 이후 주식매매가 정지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며 상장폐지 위기를 맞은 바 있다. 2015년 백수오 파동에 국순당이 엮이면서 기업 이미지가 하락하고 매출이 줄어든 원인이 컸다. 꾸준한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국순당은 지난 3월 관리종목에서 중견기업부에 안착한 뒤 5월엔 우량기업부로 승격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도모하고 있다.
 
출처/국순당
 
그동안의 국순당 성장세에는 부가사업 역할이 주효했다. 국순당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지앤텍벤처투자, 호형호제, 북경백세상무유한공사, 팜업 등 7개다. 이밖에 관계기업투자주식으로 연결된 곳도 IMM AG벤처펀드조합(25.1%), 하논 사모투자합자(23.8%) 등 8개에 달한다. 다양한 연결회사 중에서도 특히 투자회사 덕을 톡톡히 봤다. 국순당 사업보고서 상 금융수익은 2018년 140억원, 2019년 156억원에서 지난해 196억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금융수익이 약 24억원으로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금융수익에는 연결회사들에게 거둬들인 이자수익, 수수료수익, 공정가치금융자산평가이익 등이 포함돼 실적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주류 사업자임에도 본업이 아닌 부가캐릭터 소위 '부캐' 덕을 본 셈이다.
 
두번째로 밀고 있는 부가사업은 스마트팜이다. 특히 스마트팜의 경우 신임 배상민 대표의 의중이 크게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배상민 대표는 2012년 국순당에 합류해 마케팅 등 2019년까지 혁신사업본부를 이끌다 지난해 초 국순당 수장에 올랐다. 배 대표는 국순당의 신규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스마트팜 사업에 무게를 싣고 있다. 현재 국순당은 자회사로 ‘자연그대로농업(지분율 90%)’ 외에도 지난해 추가 설립한 ‘팜업(지분율 89%)’ 등을 전개한다. 두 회사 모두 스마트팜으로 일컬어지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식물재배업을 영위한다. 배상민 대표는 팜업의 대표이사를 겸업할 만큼 농작물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수익성은 아직이다. 
 
국순당은 2009년 자연그대로농업을 출자한 뒤 140억원 이상 증자를 진행했음에도 아직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적자가 이어지다 보니 자연그대로농업의 자본금은 153억원에서 올해 1분기 기준 75억원 반 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모회사 국순당의 추가지원이 요구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국순당과 연결기업인 또 다른 스마트팜 업체 팜에이트의 성장세를 기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팜에이트는 2016년 200억원대 매출에서 지난해 6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국순당의 지분이 2019년 35.4%에서 지난해 24.9%로 하락해 영향력이 떨어진 만큼 스마트팜 사업을 마냥 핑크빛으로 그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처/국순당
 
그렇다면 본업 경쟁력은 어떨까. 지난해 국순당은 별도 기준 503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주류부문 판매 비중은 막걸리(40.3%), 백세주(21.6%), 와인(15.2%) 순이다.
 
본업 쥬류사업에서 가장 큰 부문을 차지하는 막걸리 매출은 2010년대 중반 절정을 지나 2019년 192억원까지 떨어지다 지난해 2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다만 지난해 업계 라이벌인 지평주조가 전년 대비 34% 증가한 30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수혜에도 국순당 주류 성장률 자체가 큰 편이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고정비 부담이 있는 주류 제조업 특성상 매출확대는 더 큰 순이익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국순당이 전성기를 되찾으려면 본업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올해초 기업들의 신년사 등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위기상황 속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본업경쟁력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기조가 주를 이뤘다.
 
국순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국순당은 프리미엄급 막걸리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특히 1000억 유산균 막걸리는 일반 막걸리보다 3배 정도 비싼 가격으로 기능성을 극대화한 제품인데, 순이익에 도움이 되고 있다”라면서 “막걸리 고급화에 힘쓰면서 차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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