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팬오션(028670)은 장기계약 중심의 안정적인 선대 운용을 통해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팬데믹 호황 끝자락에서 운임이 안정세를 보였지만, 공급망 경색 등 외부 요인에 따른 시황 변동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위험 회피 전략을 통해 영업이익을 늘렸다. 특히 LNG운반선 등 고가의 신조 선박 투자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음에도 장기계약을 통한 안정적인 현금창출을 통해 차입금 부담을 점진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화되는 환경규제와 선대 교체 수요 등 향후 투자 부담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팬오션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팬오션 홈페이지 갈무리)
28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팬오션은 위험회피적 선대 운용으로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으며 대규모 선박 투자에도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이후 운임이 안정화되며 팬데믹 호황 대비로는 이익이 축소됐지만, 장기계약 등 위험회피적 선대 운용을 통해 양호한 영업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들어서 장기계약 사업의 이익기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홍해 사태와 파나마 운하 가뭄 등 공급망 경색으로 시장 운임이 반등하며 영업이익이 재차 증가했다. 지난해 팬오션 매출이 별도기준 4조689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성장했고, 영업이익 4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증가한 11.5%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LNG운반선 도입과 노후선 교체 등 대규모 신조 선박 투자로 차입금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3.8조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4조원 늘었다. 그러나 신조 LNG운반선의 신규 장기계약 수행을 통한 현금창출력 제고로 재무부담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축적된 자본여력을 기반으로 차입금 증가에도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82%에 그치는 등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팬오션은 올해 8.7억달러를 포함해 2027년까지 3년간 총 11.7억달러의 선대 투자(LNG운 반선 5척, 탱커 6척, 벌크선 10척)를 계획하고 있어 차입금이 증가할 전망이다. 전체 투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고가의 LNG운반선은 신규 장기 대선계약을 수행할 예정으로, 안정적인 영업현금 창출을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차입금 감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감종훈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빠르게 강화하는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노후선대 교체 수요 등 투자부담이 상존하고 있어 향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통한 재무부담 통제 수준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팬오션은 최소물량 보장, 유류비 보전 등을 통해 장기계약 사업은 일정 수준의 이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스폿 사업의 경우 벌크선 시황 등락에 따른 실적변동성이 구조적으로 내재하고 있지만, 회사는 운송실수요와 운용선대를 매칭하는 탄력적인 선대 운용을 통해 스폿사업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최근 공급망 병목요인이 점차 완화되는 가운데 미국발 고강도 관세정책으로 보호무역주의, 리쇼어링 기조가 확산되는 등 시장수급 측면에서의 불안요인이 확대되고 있다. 김종훈 책임연구원은 “올 1분기 평균 벌크선운임지수(BDI)는 1118로 전년 동기 1824 대비 705포인트 하락했다”면서 “팬오션의 장기계약 중심 이익창출 구조와 올해 신조 선박의 추가 장기계약 투입, 탄력적인 선대 운용을 통해 시황 등락에 따른 실적 변동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기평은 선대 투자로 팬오션의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으나 기존 장기계약의 안정적인 현금창출과 신조 선박의 수익 기여를 바탕으로 재무부담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박금융 기준금리가 높게 유지됨에 따라 EBITDA/금융비용이 5배 내외 수준으로 일부 하향변동요인을 저촉하고 있으나, 수익성이 우수한 신규 LNG운반선의 장기계약 이행으로 EBITDA마진은 20%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한기평 측 전망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