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I, 동전주 탈출 후 자금 수혈…'좀비기업' 꼬리표도 뗄까
이자보상배율 회복세·차입 축소…재무 건전성 개선 '청신호'
유증·CB 자금 모두 원재료 매입 등 '영업활동'에 집중 투자
공개 2025-04-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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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수년간 부실한 재무구조와 부진한 주가로 ‘좀비기업’ 꼬리표가 따라붙었던 CBI(013720)가 최근 영업이익 개선과 현금흐름 회복, 연이은 자금 조달을 통해 체질 개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자보상배율 회복과 외부 차입 의존도 축소 등 재무건전성 지표가 점차 정상궤도에 오르며, 시장에선 CBI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동전주를 탈피한 시점에서 이뤄진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8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목적이 영업활동에 집중되며 CBI가 가시적인 외형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CBI)
 
흑자 기조와 현금흐름 개선…'좀비기업' 오명 탈피하나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BI는 2022년부터 꾸준히 영업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2년 CBI의 영업이익은 3.9억원, 2023년 7.9억원, 지난해에는 14.1억원으로 증가했다. 실적 회복과 함께 현금흐름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간 플러스를 유지하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외부로부터 자금을 끌어오는 것을 자제하고 은행 차입금 등을 상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영업이익으로 차입금 등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 역시 수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2022년부터 양수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2022년 0.13배였던 이자보상배율은 2023년 0.29배, 지난해 0.8배까지 회복했다. 이자보상배율의 적정기준은 1배 이상으로 3년 이상 이 수치가 적정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한계기업, 즉 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가운데 CBI 주가는 최근 1300원대를 회복하며 동전주에서 벗어났다. 이에 발맞춰 CBI는 이달 들어 세 차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약 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지난 16일 공시된 첫 유상증자는 스타디움3호조합을 대상으로 주당 1000원에 100만주, 총 10억원 규모로 진행되며 납입일은 5월2일, 신주는 5월22일 상장 예정이다. 17일에는 더큐브홀딩스를 대상으로 두 번째 유증을 공시했다. 마찬가지로 100만주, 10억원 규모이며 납입일은 6월16일, 신주 상장일은 7월7일이다. 가장 큰 규모의 유증은 같은 날 진행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300만주 배정 건이다. 총 30억원 규모로 납입일은 5월30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6월20일이다.
 
세 차례 유상증자의 발행가는 모두 1000원으로 동일하며, 현 시세 대비 할인 발행이지만, 전량 보호예수 1년 조건이 붙어 있어 시장에 단기 매물로 풀릴 가능성은 낮다. CBI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할 예정인 50억원 모두 자동차 부품 생산을 위한 원재료 매입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세 차례 유증 이어 80억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
 
CBI는 유상증자 발행을 공시한 17일, 제15회차 전환사채(CB)도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CB는 80억원 규모의 사모전환사채로, 표면이자율 2%, 만기이자율 3%다. 만기일은 2028년 5월16일로 3년물이며, 전환가는 1150원으로 결정됐다. 해당 CB의 전환청구 기간은 내년 5월16일부터 2028년 4월16일까지다.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발행되는 신주는 695만6521주로, 이는 전체 발행주식 대비 약 11.97%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번 CB의 자금 조달 목적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기재돼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운영자금 확보 및 사업 확대를 위한 재원으로 해석된다.
 
CBI는 과거 낮은 주가에 따른 CB 풋옵션 이슈로 인해 주가 급락과 투자자 불신을 경험해왔다.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은 주가가 반등한 시점에서 결정된 것으로, 최소한의 희석으로 최대한의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자금의 사용처가 명확히 영업활동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실제 유증과 CB를 통해 확보된 자금이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질 경우, 회사의 수익성과 현금흐름 개선은 더욱 가시화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CBI가 이번 유동성 확보를 계기로 좀비기업 오명을 떨쳐내고 본격적인 재도약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IB토마토>는 CBI측에 유동성 확보의 구체적인 목적과 자금 사용처와 사용 시점, 이를 통한 성과 가시화 시점 등을 질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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