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 이후 사모펀드 인수 기업들 우려 확산어피니티가 인수한 롯데렌탈…재무건전성 관심 집중실적 확대에 부채비율 개선…투자적격 신용등급 유지 등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사모투자펀드(PEF)인 어피니티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
롯데렌탈(089860)이 재무구조 개선과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 사례에서 드러난 사모투자펀드 인수 기업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롯데렌탈은 탄탄한 실적과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과 부채비율 관리로 재무건전성이 한층 강화됐으며, 신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도 지속될 전망이다. PEF 인수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엇갈리는 가운데, 롯데렌탈이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롯데렌탈)
PEF 인수 우려 속 롯데렌탈, 유증으로 채무상환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PEF가 인수한 기업들의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기보다 투자금 회수에 집중하면서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책임을 회피했다는 비판이 일면서다. 이에 따라 PEF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도 높아졌다.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 인수된 롯데렌탈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개별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시장 경쟁력을 세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롯데렌탈은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로부터 투자적격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무디스는 롯데렌탈에 ‘Baa3’를, 피치는 ‘BBB-’ 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미국 테슬라, 닛산 및 포드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독자신용등급에서도 ‘Baa3’를 받으며, 한국전력공사 및 국내 주요 캐피탈사들과 같은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다.
어피니티는 롯데렌탈의 최대주주로서 인수 후 적극적인 재무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롯데그룹이 보유했던 지분 56.2%를 1조5728억원에 인수한 이후 추가적으로 2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상증자로 조달된 자금 중 900억원은 채무상환에, 나머지 1219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되면서 롯데렌탈의 재무건전성이 한층 강화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에 대해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적정성 개선으로 롯데렌탈의 유동성 대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롯데렌탈이 자체적으로 영업수익성과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어 단기적인 재무위험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로써 어피니티는 롯데렌탈(1조5728억원) 인수와 롯데렌탈 유상증자(2120억원), 그리고 SK렌터카(8200억원) 등 총 2조6000억원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어피니티는 렌터카 부문 국내 1·2위 사업자를 인수를 모두 완료했다.
어피너티가 이같이 국내 렌터카 사업자 취득에 나선 것은 렌터카 시장 전망이 좋기 때문이다. 렌터카 사업은 회사채·차입금을 통해 신차를 매입한 이후 이를 3년 이상 장기간 고객에게 빌려줘 렌탈료를 받고, 차량을 회수한 이후엔 중고차로 매각해 차익을 보는 구조다. 롯데렌탈의 지난해 매출 비중을 보면 차량렌탈(63.6%), 중고차 판매(27.3%), BIZ렌탈(9.1%) 순으로 차량렌탈과 중고차 판매 비중이 압도적이다.
실적 호조 속 부채비율 감소…재무건전성 개선세 지속
이러한 가운데 롯데렌탈의 부채비율은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3년 말 392.06%에서 지난해 9월 말 397.77%로 소폭 상승했으나, 연말 기준으로는 377.09%까지 하락했다. 이는 자본력 증대 속도가 부채 증가 속도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2023년 말 기준 롯데렌탈의 부채총액은 5조3528억원에서 지난해 말 5조1380억원으로 4.0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본총액은 1조3653억원에서 1조4686억원으로 7.57% 증가했다. 이를 통해 단순자기자본비율도 20.1%에서 22% 이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 2조8028억원, 영업이익 28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매출 2조7523억원, 영업이익3052억원) 대비 매출은 1.83%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소폭(6.68%) 감소했다. 또 EBITDA(세전·이자·감가상각 전 이익)는 1조3627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영업이익으로 은행 등에서 빌린 차입금에서 발생한 이자를 갚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도 1.8배(적정기준 1배 이상)에 달해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신사업 인프라 구축 및 영업자산 구매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특히 중고차 매각 축소 및 본업 중심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면서 일회성 비용 이슈가 점차 해소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렌탈의 성장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023년부터 중고차 렌탈을 강화하는 사업 모델로의 전환을 전개했고,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이러한 사업모델 전환의 핵심은 중고차를 활용한 차량 LTV(Life Time Value) 극대화"라면서 "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중고차 사업 강화 및 차량 LTV를 중점으로 한 사업 전략 방향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 안팎에서는 현재 롯데렌탈의 자산건전성과 재무건전성 지표가 최우량 캐피탈사보다도 우수한 수준이며 향후 글로벌 신용평가사에서 받은 투자적격등급 재인증을 통해 신용등급 상승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