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피플
송호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PEF 투자부터 신입 변호사 채용까지 다채로운 역할 수행"
"M&A 거래, 살아있는 생명체 같아…어렵지만 보람 느껴"
공개 2025-03-1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고환율과 유가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기업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2월에도 87.0을 기록하며, 2022년 4월(99.1) 이후 35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기업들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핵심 사업을 제외한 부진한 부문을 정리하는 리밸런싱(re-balancing)에 나서거나 법적 절차를 통해 회생을 모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법률 전문가들은 M&A(인수·합병) 및 회생 절차를 지원하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율촌의 C&F(Corporate & Finance) 그룹에서 M&A 자문을 맡고 있는 송호성 변호사는 국내외 주요 M&A 거래를 수행하며 기업 인수와 구조조정 관련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기관전용 사모펀드(PEF)의 투자 거래에 깊이 관여하며, 거래 구조 검토부터 계약 협상, 거래 종결까지 M&A 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2014년 율촌에 입사한 그는 지난 11년간 PEF가 주도하는 대형 M&A 거래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전문성을 쌓아왔다.
 
송호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율촌)
 
다음은 송호성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법무법인 율촌에서 맡고 계신 업무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율촌의 C&F(Corporate & Finance) 그룹에 소속돼 주로 M&A 거래에 대한 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자본시장법상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PEF)들이 실행하는 각종 투자에 관한 자문의 비중이 높은데, 투자 프로젝트 별로 구성되는 자문 팀의 수장으로서 거래구조 검토, 법률 실사, 계약서 작성 및 협상, 거래종결로 이어지는 딜 전반의 업무를 주도적으로 리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율촌 M&A 팀은 인원수와 규모에 비해 PEF 고객들이 특별히 많은 편인데, 2014년 율촌 입사 후 약 11년간 꾸준히 율촌이 자문하였던 PEF들의 대형 M&A 거래에 많이 참여하면서 전문성을 쌓아 왔다고 자부한다. 그 외에도 하이어링(Hiring) 팀에서 로스쿨 출신 신입 변호사들의 채용 및 관리 업무도 담당하면서, 율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 등 금융·재무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된 계기가 있나.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입사할 때부터 M&A에 특별한 관심이 있었다거나 M&A 전문 변호사가 되고 싶어서 C&F 그룹에 지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엔터 분야에 관심이 많아 관련 업무들을 접할 수 있는 C&F그룹에 지원했는데, 1년차 변호사 때 처음으로 배정받았던 업무가 하림그룹과 JKL 컨소시엄이 회생절차 중이던 팬오션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거래였다. 그 거래가 당시 기준으로 회생회사 M&A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딜이었다 보니(거래규모 약 1조원), 신입 변호사였던 저에게도 실사뿐만 아니라 회생회사 M&A와 관련된 다양한 최신 이슈들을 검토할 기회가 부여됐다. 처음 보는 이슈들을 검토하느라 고생도 좌절도 많이 했지만, 그때부터 일반적인 송무 변호사들과는 조금 다른, 전문가로서의 M&A 변호사가 갖는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 이후로도 운이 좋게 율촌이 자문했던 다양한 대규모 M&A 거래 자문에 참여할 기회들이 있었는데, 이전까지는 경제신문에서만 접하던 큰 거래들에 제가 직접 참여해서 제시하는 의견들이 거래구조와 계약서에 실제로 반영되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M&A 변호사라는 직업이 법조인의 전문성을 통해 자본시장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참 가치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부터 정말 열심히 일했던 것 같다.
현장에서 M&A 거래 자문을 하다 보면 변호사님들마다 성향이 조금씩 다른데, 제 경우에는 협상의 과정에서 세부 조건들에 집착하기보다는 큰 그림에서 당사자들이 서로 목적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조금 더 중점을 두는 편이다. 승패가 가려져야만 끝이 나는 소송과는 달리, M&A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협상에는 양 당사자들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립하는 이해관계 속에서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내 다수를 만족시키는 것이 M&A 거래를 자문하는 변호사의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송호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율촌)
 
-최근 M&A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건이 있나? 왜 관심을 갖게 되셨고, 어떤 특이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개별 거래 단위로는 아무래도 고려아연(010130) 사건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최근 국내 PEF 시장이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PEF들의 투자 여력은 충분한 반면, 충분한 수익률을 달성시켜 줄만큼의 성장동력을 가지고 있는 산업군은 별로 보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PEF들이 새로운 국내 투자처를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렇다 보니 주가가 기업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국내 주식시장의 특성을 활용하여 저평가된 상장사들의 경영권 인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행동주의 또는 기업 밸류업 등을 표방하는 재무적 투자자들도 예전보다 많아지고 있는데, 이들이 투자 대상 회사의 경영권 인수 수단으로 공개매수를 활용할 가능성도 상당해 보인다. 고려아연 사건에서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법원의 결론은 앞으로 생길 공개매수와 연계된 각종 분쟁의 판단기준이 될 것일 뿐 아니라, 공개매수 전략을 구성함에 있어서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될 것이므로, 고려아연 사건을 관심있게 살펴보고 있다.
산업 단위로는 아무래도 제가 최근에 자문을 했던 폐기물, 수처리 등 환경산업(에코비트, 테크로스 환경서비스 인수 자문)과 K-뷰티 관련 산업(크레이버 인수 자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환경산업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인허가 사업이어서 경쟁사업자의 진입이 어렵고, 불경기에도 매출 변동성이 크지 않아 안정적이라는 특징이 있어서 최근과 같은 불경기에 재무적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올해도 여러 건의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K-뷰티 관련 산업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건의 거래가 진행된 바 있는데, 올해 M&A 시장에서의 옥석가리기를 통해 과연 K-뷰티가 K-Pop과 같은 하나의 트렌드가 돼 꾸준히 성장을 해나가는 산업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K-컬쳐의 유행을 타고 실제 기업들의 역량에 비해 고평가 된 산업으로 평가될 것인지가 어느 정도 결정될 것 같다. 그에 따라 M&A 자문 수요와 율촌의 대응도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가장 자문하기 어려웠던 사례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M&A 거래는 살아있는 생명체 같아서 각 거래 별로 특징이 있고, 또 언제든지 돌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문 과정에서 늘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움들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그래서 거래 별로 자문의 난이도를 비교하거나 어떤 거래가 가장 자문하기 어려운 거래였다고 평가하기는 참 어렵지만, 굳이 고르자면 제가 최근에 수행했던 업무 중에는 작년에 자문했던 IMM컨소시엄의 에코비트 인수 거래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상당히 힘들었던 사례 중 하나에 들어갈 것 같다.
먼저 실사 과정에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수십 개의 에코비트 자회사에 대한 실사를 진행해야 했는데, 매도인 측이 주도권을 가지는 경쟁 입찰 절차에서의 실사이다 보니 제공되는 실사 정보의 범위가 제한되어 리스크 분석의 정확성을 담보할 수가 없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다음으로 입찰 절차 진행의 특이성으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다. 해당 거래의 본 입찰 절차는 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양 당사자 간에 협상을 진행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로 진행됐는데, 우선협상대상자를 명확히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입찰자들을 대상으로 가격 경쟁을 붙여 매매대금을 높이는 프로그레시브 딜 특유의 방식이었다. 이 때문에 저희 고객이었던 IMM 컨소시엄과 율촌 팀은 본 입찰 서류 제출 직후부터 주식매매계약 날인이 이뤄진 8월말 경까지 약 3주의 시간 동안 시시각각 변하는 경쟁 상황에 맞추어 매매대금을 포함한 입찰 조건을 계속해서 조정하는 동시에, 입찰 절차를 주도했던 KKR 및 그 법률 대리인들과 주식매매계약서 확정을 위한 마라톤 협상을 병행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주식매매계약서는 영문으로 작성돼야 했고, 매도인 측의 법률자문사는 미국계 로펌 심슨대처&바틀렛과 김앤장 두 곳이어서 계약서 협상은 국문과 영문이 혼용되는 상황이었던 반면, 율촌 팀은 매수인 측 단독 법률자문사로서 관련된 모든 업무를 수행해야 하다 보니 정말 바쁘고 힘들었다.
하지만 끝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고 IMM 컨소시엄과 함께 초지일관 합리적인 수준의 계약 조건을 제시하면서 진정성 있게 매도인 측의 입장을 배려하며 협상을 진행했고, 그 결과 자금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글로벌 펀드인 Carlyle그룹을 누르고 저희 고객이 최종 인수자가 될 수 있었다. 8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고생을 했지만, 제 개인적인 경험의 관점에서도 결과의 관점에서도 정말 큰 기쁨과 보람을 느꼈던 사례이기도 하다.
 
송호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율촌)
 
-보람을 느꼈던 자문 사례도 많았을 것 같은데 그중 대표적인 사례 하나 소개 부탁드린다.
△제가 자문했던 투자를 통해서, 투자자와 투자 대상회사가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얻게 되었을 때 보람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에 투자금 회수 과정 중에 있는 KCGI의 LIG그룹에 대한 투자다. KCGI는 2021년에 LIG넥스원(079550) 주식을 교환대상 주식으로 하는 LIG 발행 교환사채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LIG는 주력 계열사인 LIG 넥스원의 자산/매출 비중이 90% 이상이 되는 등 그룹의 사업 구조가 군수산업에 치우쳐져 있어서 사업 구조 다각화를 위한 자금이 필요했던 반면, 아직 K방산이 주목받기 이전이었기 떄문에 LIG넥스원의 주가는 5만원 정도로 저평가 된 상황이었다. 그와 같은 상황에 착안해 KCGI에서는 투자금은 LIG에 납입하되, 원리금을 상환 받는 대신 교환권을 행사하면 LIG넥스원의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구조의 교환사채 구조로 투자를 실행했다.
해당 투자 이후 LIG그룹은 로봇업체인 고스트로보틱스를 인수하는 등 사업 구조 다각화를 현실화시키고 있으며, LIG넥스원의 경우 핵심 제품인 천궁-II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투자 당시 5만원대였던 주가가 최근 들어서는 20만원대 후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교환권을 행사해 LIG넥스원 주식을 취득한 KCGI는 투자금의 약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회수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 직접적인 고객인 KCGI가 큰 수익을 거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그 포트폴리오 회사였던 LIG넥스원이 지난 4년간 세계 시장에서 이루어낸 성과들을 지켜보고 응원하면서, 제가 지금 맡고 있는 개별 투자 건들에 대한 자문이 얼마나 큰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업무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또 이러한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고객들에게 보다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자문을 제공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법무법인 율촌의 일원으로서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부문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율촌 내부적으로, 얼마 전에 강석훈 대표 변호사님께서 단독 대표로 취임하시는 변화가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각 그룹의 대표 변호사님들도 대부분 사법연수원 30기 초반대의 젊은 선배님들로 교체되는 변화가 있었다. 저를 포함한 젊은 변호사들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많은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인데, 세대교체와 후배 세대들에 대한 끊임없는 지원을 통해 율촌의 성장 동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선배 변호사님들의 노력에 부응할 수 있도록 이제까지보다 조금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한편, 고객들과의 접점도 조금씩 더 넓혀 가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11년 넘는 시간 업무를 해왔지만, 새로운 M&A 거래를 마주할 때마다 늘 여전히 배우고 공부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2025년 M&A 시장에 대해서 어두운 전망들이 많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고객을 위한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서 성실히 노력하고 연구하다 보면 더 많은 고객들이 율촌의 역량과 가치를 인정해 주실 것이라고 믿고, 율촌의 구성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