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빌리브 라디체' 올해 5월 준공 예정…9월 기준 계약률 38%지난해 연말 1800억원대 리파이낸싱…신세계건설 채무보증·책임준공6000억원 이상 현금 보유하고 있어 유사시 재무 여력은 '충분'
‘미분양의 무덤’으로 평가받던 대구광역시 주택시장에 주요 건설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약 1만3000가구에 달했던 대구지역 미분양 물량이 지난해 말 8000가구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여전히 사업 위험이 큰 지역이라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와 KCC건설, 신세계건설 등이 이곳에서 사업을 진행했거나 추진할 예정이다. <IB토마토>는 이들 기업의 대구지역 주택사업 프로젝트과 각 사업의 위험성을 살펴보려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신세계건설(034300)의 대구지역 분양 리스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최근 대구 주택 사업장의 저조한 계약률에 시행사가 도산할 위기에 처하자 신세계건설이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다. 다만 모회사
이마트(139480)의 보증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덕에 재무적 여력이 개선되면서 이 같은 리스크 감당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건설이 시공 중인 '빌리브 라디체' 조감도.(사진=신세계건설)
준공일 다가오는데…계약률 40%대 불과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12월 말 1804억원 규모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대구 ‘빌리브 라디체’의 시행사 레이먼드인베스트먼트가 조달한 본PF에 대한 보증이다.
이 사업은 대구광역시 달서구 본동 760번지 일원에 지하 4층, 지상 최고 49층 규모 아파트 520가구, 오피스텔 86실을 짓는 프로젝트다. 레이먼드인베스트먼트가 시행을, 신세계건설이 시공을 각각 맡았다.
레이먼드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20년부터 이 사업을 본격화했다. 당시 사명은 ‘피엠밸류’였는데, 사업 추진을 위해 한국투자증권 등 대주단으로부터 2100억원 규모 본PF를 조달했다. 신세계건설은 같은 해 이 공사를 1641억원에 수주했다.
시행사는 2021년 12월 ‘빌리브 라디체’ 분양에 나섰지만, 당시 아파트 520가구 분양에 단 17건의 청약이 접수되며 0.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에도 저조한 계약률이 이어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이 단지의 계약률은 38%를 기록 중이다. 레이먼드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1월부터 잔여 세대에 대한 15% 할인 분양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4개월여가 지난 현재 계약률은 40%대로 추정된다.
레이먼드인베스트먼트는 올해 3월 만기인 본PF 차환을 위해 지난해 말 새마을금고 등 6곳의 대주단으로부터 1804억원 규모 리파이낸싱을 단행했다. 계약률이 40%대에 머물고 있음에도 신세계건설이 대출금 전액에 대한 채무보증과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하면서 PF 조달이 성사된 것이다.
채무보증액 여전히 2조원 상회…자본확충덕 리스크는 ‘경감’
‘빌리브 라디체’의 준공 예정일은 오는 5월28일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이 사업의 진행률은 65.05%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9월 기준 ‘빌리브 라디체’ 사업인 대구 본동3 주상복합에서 발생한 공사미수금은 1027억원에 달한다. 신세계건설은 해당 미수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진 않았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시행사와의 협력으로 계약률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올해 5월로 예정된 준공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빌리브 라디체’에 대한 신세계건설의 채무인수 리스크가 쉽게 해소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행사 레이먼드인베스트먼트의 지난 2023년 말 별도 기준 당기순손실은 131억원에 달한다. 전년에도 연간 14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2023년 자본총계는 –55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 단지의 분양대금을 조속히 회수하지 못한다면 레이먼드인베스트먼트의 도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행사의 도산시 대주단은 신세계건설에 대위변제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다행인 점은 신세계건설의 재무여력이 최근 1년 새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다. 회사의 2023년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298억원이었으나, 지난해 9월 기준 현금은 6238억원이다.
또한 이 사업에 대한 채무보증에 나선 신세계건설의 이날 기준 채무보증 총 잔액은 2조2859억원이다. 약 1년 전인 지난 2023년 말(2조8784억원)보다 약 6000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2023년 말 당시 자기자본(1199억원) 대비 채무보증 비율은 2400.6%에 달했으나, 지난해 모회사 이마트의 보증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고 총 잔액이 감소하며 이 비율은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9월 연결 기준 자기자본(6648억원) 대비 채무보증 비율은 343.8%를 기록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