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 자체개발→사모펀드 참여 오피스 개발 '선회'지난해 강남역 오피스 매각으로 대규모 영업이익…올해 실적 '기저효과'올 들어 배당규모 대폭 축소…4분기 실적 바탕 배당 확대 기대감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SK디앤디(210980)가 서울 영등포구 소재 지식산업센터 개발 예정 부지를 사모펀드에 매각한다. 개발 계획을 ‘오피스’로 선회하면서 펀드를 통한 개발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SK디앤디는 올 4분기 높은 영업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충분한 현금과 이익잉여금을 갖춘 데다 올해 우수한 실적도 예정돼 있어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디앤디가 개발한 '생각공장 구로' 전경.(사진=SK디앤디)
사모펀드에 개발부지 매각…펀드 재참여해 개발 추진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디앤디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4가 소재 토지를 흥국생명보험에 매각할 계획이다.
계약금액은 2200억원으로 토지의 매각뿐 아니라 개발사업자로서의 지위도 양도된다. 해당 토지를 매수하는 흥국생명보험은 엘비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58호의 신탁업자다. 매매 계약은 이달 19일에 시작해 27일에 종료된다. 계약종료시점에 매매대금 2200억원이 전액 지급될 예정이다.
SK디앤디는 해당 부지에 ‘생각공장’ 브랜드를 적용한 지식산업센터 조성을 추진한 바 있다. 기존 한국GM의 서울서비스센터가 있던 부지다. 한국GM은 지난 2021년 말 소유 부지 가운데 약 68.6%인 6814㎡를 SK디앤디에 매각한 바 있다. 이후 SK디앤디는 이곳에 약 연면적 8만㎡ 규모 지식산업센터 개발 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지식산업센터 분양시장 분위기가 냉각되면서 오피스로 개발 방향을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용 부동산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지식산업센터 거래 건수는 총 699건으로 전년 동기(880건)보다 20.6% 감소했다. 이는 2020년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과거 지식산업센터는 주택과 달리 보유에 따른 종합부동산세·양도세 중과 규제를 받지 않아 투자처로 주목받았지만, 과잉 공급과 금리 인상 등으로 매년 거래가 감소하는 추세다.
SK디앤디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당초 지식산업센터의 자체개발을 계획했으나, 최근 관련 분양시장 변화에 따라 개발 계획을 재검토했다”면서 “자체개발보다 안정성이 높고 유동성 확보에 용이하도록 당사가 출자한 사모펀드에 부지를 매각한 것이다. 부지 매각 후 펀드에 참여해 개발에 나서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SK디앤디는 엘비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58호에 일부 자금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사모펀드는 올해 조성된 탓에 운용사인 엘비자산운용의 2023년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SK디앤디의 출자 규모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SK디앤디는 펀드의 출자자로 해당 사업에 참여해 프로젝트관리(PM)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예정…배당 회복 기대감
SK디앤디는 부동산 개발 등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유 부지 등 부동산 자산의 매각이 영업수익에 반영되는 구조다. 이에 이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4가 토지 매각 계약에 따라 유입되는 2200억원은 SK디앤디의 4분기 영업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회사는 올해 1~3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 1851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수익 3454억원, 영업이익 1967억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4월 SK디앤디가 직접 개발한 서울 강남역 오피스 빌딩의 부동산펀드 수익증권을 현대차에 매각하면서 2분기 2145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로 해석된다. 다만 올 4분기 대규모 영업수익이 인식된다면 지난해(4796억원) 수준의 영업수익 기록이 가능할 전망이다.
SK디앤디의 어닝서프라이즈가 예상됨에 따라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SK디앤디는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보통주 1주당 800원, 우선주는 1022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해왔다. 또한 현금배당금 총액도 매년 197억원씩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들어 회사의 배당 규모는 크게 감소했다. SK디앤디는 올해 보통주 1주당 200원씩을 배당했고, 우선주에 대한 배당은 실시하지 않았다. 올 1분기에는 분기 배당도 없었다.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37억원씩 총 74억원의 현금을 배당했다. 이는 예년 대비 줄어든 순이익 규모 탓으로 해석된다. 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분기순이익은 112억원으로 전년 동기(1431억원)보다 92.1% 감소했다. 다만 올 9월 기준 회사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와 비슷한 454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올 4분기 영업실적의 상승이 예년 수준의 배당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SK디앤디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양평동4가 부지 매각은 배당 재원 확보 차원이 아닌 개발 방향 선회를 위한 거래”라며 “해당 계약을 4분기 배당과 연결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배당에 관한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