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젠, 관리종목 위기 속 유증 카드…재무 안정화 가능할까
제3자배정 유증 통한 자본 확충 효과
올해는 법차손 요건 벗어나지만 내년이 문제
영업손실 돌파구는 '가니렐릭스·CMO'
공개 2024-12-27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4일 16:4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펩타이드 소재 전문 기업 애니젠(196300)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이번 자금 조달로 연구개발(R&D) 등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관리종목 지정 요건 중 하나인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50% 이상' 기준을 회피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관리종목 지정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법차손 요건은 3년간 2회 이상 충족될 경우 적용되는데, 애니젠은 이미 지난해 해당 조건에 해당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내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향후 애니젠은 가니렐릭스와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며 재무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사진=애니젠)
 
200억원 유상증자 결정…유동성 장전·법차손 회피 효과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일 애니젠이 약 2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 대상자는 위드윈투자조합81호와 82호로, 총 170만4302주를 신주로 발행한다. 이번 자금 조달의 목적은 재무구조 개선이며, 납입일은 오는 30일이다. 
 
애니젠은 이번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 제고 효과를 누린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애니젠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1억8608만원에 그친다. 이번 자금 조달을 무난히 완료한다면 유동성 자금은 202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단순 계산된다.
 
유동비율도 완화될 전망이다. 애니젠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유동비율은 71.14%에 그친다. 적정 기준인 200% 초과를 충족하지 못한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단순 반영하면 유동비율은 300%를 넘어서게 된다.
 
가장 큰 문제였던 법차손 위험에서도 한숨 돌리게 된다. 애니젠은 2016년 12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다. 관리종목 요건에 대한 유예기간은 지난 2021년을 끝으로 모두 종료된 상태다.
 
이후 애니젠은 지난해 법차손비율이 50%를 넘어선 바 있다. 지난 2022년 법차손비율이 46.32%에 달했지만, 관리종목 기준인 50%를 넘기진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법차손(91억원)이 자본총계(105억원)와 비교해 크게 늘면서 법차손비율은 86.3%까지 치솟았다.
 
올해 3분기까지도 40억원 규모의 법차손이 발생하면서 자본총계(78억원) 대비 비율은 51.66%까지 늘어났지만,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총계를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애니젠의 자본총계는 78억원이다. 이번 유상증자 금액이 계획대로 납입된다면 약 278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작년 한해 규모의 법차손(91억원)이 발생하더라도 50%를 넘진 않는 것으로 추산된다.
 
 
 
손실 악화에 우려 여전…관건은 '내년'
 
급한 불은 껐지만, 법차손 요건에 3년간 2회 이상이라는 전제가 있어 내년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내년에도 법차손비율이 50%를 넘어서면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위험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수익성 확보다. 법차손은 영업손익에서 영업외손익까지 반영한 회계상 금액이다. 그러나 애니젠은 지난 2017년 영업이익 2억7392만원을 달성한 이래로 흑자를 기록한 경험이 없다.
 
실제 애니젠은 2021년 영업손실 3억2140만원이 발생 이후 2022년(43억원)과 지난해(67억원)까지 수익성은 계속해서 우하향했다. 올해 3분기까지도 4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동기(33억원)보다 손실 폭이 커졌다.
 
매출 뒷걸음질이 실적 악화에 무게를 실었다. 올해 3분기 기준 애니젠의 매출액은 48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43억원)보다 소폭 늘긴 했다. 다만, 지난 2021년(103억원) 매출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법차손비율의 기준점인 자본총계를 위해서라도 수익성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올해 3분기까지 애니젠의 당기순손실은 40억원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니젠의 결손금은 지난해말 347억원에서 올해 3분기말 388억원으로 불어났다.
 
결손금이 자본총계를 깎아먹다 보니 자본총계도 100억원 이하로 추락했다. 올해 3분기 말 애니젠의 자본총계는 78억원이다. 지난해말 105억원 수준을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6.2% 줄었다.
 
애니젠은 내년까지 가니렐릭스와 CMO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이뤄 불확실성을 청산한다는 입장이다. 가니렐릭스는 난임 및 불임 치료제로, 국내에서는 이미 품목 허가를 얻었다. 이후 지난 10월에는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는데, 내년 하반기에는 승인을 얻을 것으로 전망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펩타이드 CMO 매출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애니젠은 지난 2010년 12월부터 임상용 펩타이드에 대한 CMO 사업을 영위해왔다. 올해 3분기까지 전체 매출의 20.99%(1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신규 계약을 획득한다면 외형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애니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조달한 자금은 우선적으로 R&D 투자에 사용하고, 필요하다면 운영자금으로도 사용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가니렐릭스도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CMO 매출도 다시 활개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법차손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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