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홈플러스가 대규모 점포망과 높은 시장 지위 등을 기반으로 우수한 사업 안정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익창출력에 비해 재무부담이 과중한 상태로 재무안정성은 열위한 수준이다. 단기간 내에 유의미하게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워 높은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홈플러스 인천간석점 메가푸드마켓. (사진=홈플러스)
30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고정비 부담이 일부 완화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FY23/24) 이자 및 세금차감 전 이익(EBIT) 적자는 1994억원으로 전기 2602억 원에 비해 감소했다. 그러나 과중한 비용 부담으로 인해 수익성은 여전히 저조하다.
올 1분기에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으며, 총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1조8886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EBIT 적자는 29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은 홈플러스가 매출 증대를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과중한 고정비와 지속적인 비용 부담이 매출 성장에 따른 이익 창출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저조한 영업현금 창출력은 기업의 재무 상태를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FY23/24 회계연도 동안 대규모 자산 매각대금이 유입되지 않은 가운데 매장 리뉴얼을 위한 투자 부담이 영업현금창출력을 초과했다. 그 결과 올 1분기 기준 순차입금이 5조1044억원으로 전기(5조852억원) 대비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는 자산 매각과 토지 재평가이익(8927억원)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면서 부채비율을 951.4%로 개선했다. 다만 한국기업평가 장미수 선임연구원은 “부채비율이 일부 개선됐지만 여전히 절대적으로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한편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과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매각가치가 높은 소유 점포를 중심으로 매각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내부 자금 소요와 차입금 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임차 점포의 경우 부진 점포의 임차계약 조기 종료를 통해 리스부채를 제거함으로써 재무 부담을 경감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단기적으로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부동산 시장 침체 등 비우호적인 경제환경이 지속될 경우 계획 이행의 지연이나 매각대금 축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홈플러스는 주요 오프라인 점포를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하면서 식품군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교적 온라인 침투율이 낮은 식품군을 중심으로 매장을 재편하고, 비식품 판매구역을 축소해 임대 매장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리뉴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EBIT 적자가 2000억원 내외로 지속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할인점 및 SSM 업체들이 식품군 중심으로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있어 관련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자산 매각에 따른 점포 수 감소와 리뉴얼 관련 비용 부담이 높아지면서 매출 성장세와 수익성 개선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
장미수 선임연구원은 “홈플러스의 경우 앞으로도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회복을 위한 전략적 결단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속적인 시장 변화와 경제 상황을 주시하며 홈플러스의 재무부담 해소 계획의 실행 여부와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