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ETF 시장…삼성운용 '맑음'·미래에셋운용 '흐림'
채권형 액티브 ETF 승부수 통한 삼성자산운용 1위 굳히기
금리인상·미중갈등 직격탄 맞은 미래에셋자산운용
공개 2023-06-29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8일 14:1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상반기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서 1위와 2위의 희비가 엇갈렸다. 채권형 ETF를 중심으로 파이를 늘려간 삼성자산운용은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해외시장형 ETF에 강점을 가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금리인상과 부동산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거기에 더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법안 통과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ETF에 악재가 됐다.
 
채권형 ETF 승부수 통한 삼성자산운용
 
 
28일 한국거래소 ETF 정보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순자산가치총액에서 삼성자산운용은 총 40조2409억원을 기록해 시장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총 35조2307억원을 기록해 2위였다. 양사의 점유율 차이는 삼성자산운용이 전체 자산의 41.59%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6.41%를 차지해 격차는 5.18%포인트다.
 
ETF 시장 양대 거목인 두 회사는 1위 자리를 두고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총 순자산 31조9400억원을 기록해 삼성자산운용의 총 34조6744억원을 불과 3.34%p차로 추격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격차는 다시 벌어져 5월부터는 5%대가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가 작년 10월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KODEX 출시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삼성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의 약진은 증시 활황과 더불어 지난해부터 꾸준히 출시한 채권·금리형 ETF 등 신상품이 성장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코스콤의 ETF정보사이트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자금유입 현황에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 ETF(이하 KODEX 총합채권 ETF)는 총 3212억원이 유입돼 국내 전체 ETF 중 유입 금액으로 2위를 기록했다.
 
앞서 삼성자산운용은  채권금리에 더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채권형 액티브 ETF로 시장 확대를 노렸다.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를 90% 이상 추종해야 하는 패시브형과 달리 70%까지만 따라가고 나머지는 펀드매니저 재량으로 운용하는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작년 금리 환경으로 인한 채권형 ETF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채권형 ETF 상품들에 큰 폭으로 자금이 유입됐다"라며 "다만 현재로서는 채권형 이외에도 2차전지와 반도체를 비롯한 다양한 투자영역을 커버하는 상품을 출시 중에 있으며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투자 강점 미래에셋…금리인상·미중갈등 직격타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투자시장에 강점을 가졌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이어진 중국 투자시장 부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ETF 중 하나인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주가가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됐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지난 2020년 12월 상장한 이후 전기 배터리 1위 업체 CATL과 중국 전기차 업체 BYD를 포트폴리오에 담아 개인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지난해 6월20일 종가 기준 순자산 4조551억원을 기록해 거래소에 상장 해외주식형 ETF 중 자산규모 1위, 전체 ETF 중에서는 자산규모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의 IRA법안 통과로 중국 전기차 관련 업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순자산총액은 빠르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말에는 순자산총액 3조원이 무너졌고 지난해 말에는 2조8534억원까지 줄었다. 국내 2위였던 ETF 순자산총액 순위도 지난달 중순 5위권으로 밀려났다.
 
이 밖에도 미국의 금리 인상과 그로 인한 해외 부동산 침체는 해외부동산 펀드를 활발하게 운용 중인 미래에셋자산운용에게 뼈아프게 다가왔다.
 
2022년 말 기준으로 국내 운용사들의 해외부동산펀드의 순자산총액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이 9조310억원으로 1위, 뒤를 이어 삼성자산운용이 6조2766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5조4755억원으로 한 단계 밀린 3위에 그쳤다. 작년 대비 약 4000억원, 7%가량 감소한 수치다.
 
이규희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금융시장 부진에 따른 투자성과 순자산총액(AUM) 규모 정체가 있었지만 2023년 들어 AUM 규모는 다시 2022년 말 규모로 회복했다"라며 "다만 고유재산 투자 비중이 높고 고금리와 공실률 상승으로 인한 상해 오피스 빌딩(2594억원), 호주 포시즌 호텔(945억원) 등에 대한 자산 가치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해외발 악재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추격은 다소 머뭇거린 모양새다. 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시장 개척에 더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총 운용자산(AUM/5월말 기준)은 277조원 규모로 이 중 약 40%에 달하는 112조원은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국내 순위에서 다소 격차가 발생했지만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5월 말 기준 122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ETF 를 운용 중에 있고 이는 현재 국내 전체 ETF시장보다 큰 규모다"라며 "다만 향후 신규 ETF 라인업 구축을 통해 혁신성장 테마에서 연금 투자까지 가능한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콘텐츠를 공급해 신상품을 소개하고, ETF 투자의 접근성을 높여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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