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1조원 돌파에도 5년 연속 나홀로 적자지속적인 투자 부담에 매출원가·판관비 관리 실패6년간 매장 100곳 확대 예정…로열티·기술료 부담 심화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한국맥도날드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을 인상해 눈길을 끈다. 전반적인 제반 비용이 상승한 가운데 매장 오픈과 리뉴얼 등으로 인한 투자 부담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맥도날드는 지난해 11월에도 한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나, 흑자전환에 실패하면서 향후 수익성 개선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멕도날드)
햄버거 빅3 가운데 나 홀로 영업적자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전체 제품의 22%에 해당하는 16개 품목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메뉴별 가격은 최소 100원에서 최대 400원 인상된다. 버거 단품 메뉴 중에서는 햄버거·치즈버거·더블 치즈버거·트리플 치즈버거 각 100원, 불고기 버거 300원, 에그 불고기 버거 400원이 상향 조정된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맥도날드의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해 눈길을 끈다. 경쟁업체인 롯데지알에스와 버거킹을 운영하는 비케이알이 각각 별도기준 매출액 9060억원과 7453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단연 높은 매출 규모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맥도날드는 2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19년 이후 5년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9년 440억원 손실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020년 484억원 손실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2021년 들어서는 278억원으로 적자폭이 축소됐지만, 이후에도 200억원대 손실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경쟁업체인 롯데지알에스와 비케이알이 상대적으로 낮은 매출액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롯데지알에스는 211억원, 비케이알은 2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비케이알이 운영하는 브랜드 버거킹과 가맹점 비율이 유사한 수준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에서 차이를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을 보면 지난 2022년을 기준으로 맥도날드는 국내 매장 399곳 가운데 직영매장이 316곳으로, 이는 전체 비중에서 79.20%를 차지하는 규모다. 같은 해 버거킹의 매장수는 총 472곳으로 가맹점 125곳, 직영점 347곳이 운영됐다. 직영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73.52%로 맥도날드와는 약 5.68%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하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비케이알이 2022년 38.42%에 달하던 원가율을 지난해 35.93%로 2.49%포인트 줄이면서 수익성을 강화한 것과 달리 맥도날드의 원가율은 0.19%포인트 줄인 37.14%에 그쳤다. 판관비중은 0.79%포인트 줄어든 64.67%를 기록했다.
6년간 매장 100곳 오픈 예정…비용부담 심화
이는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맥도날드는 국내산 식재료를 적극 활용하는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 확대, 8개의 신규 매장 오픈과 9개의 기존 매장 리뉴얼, 업계 최대 규모의 정규직 채용, 키오스크 확대·디지털 편의 기능 추가, 100% 재생페트컵 도입 등 투자를 진행했다.
신규 매장을 오픈하면서 미국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도 대폭 늘었다. 맥도날드는 현재 순 매출의 5%는 물론 신규로 개점하는 점포당 4만5000달러(5월2일 기준 한화 6197만원)의 정액 기술료를 미국 본사(McDonald Corporation)에 지불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로열티 등으로 발생한 약 685억원을 지급수수료 등으로 계상했으며, 현재 관련 미지급금은 약 52억원에 이른다. 앞서 맥도날드가 지급하는 로열티는 2021년 543억원, 2022년 621억원으로 증가해왔다.
다만 가맹점 수가 감소하면서 가맹점으로부터 받기로 한 경상기술료는 2021년 121억원, 2022년 115억원, 지난해 11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2020년부터 약 3년간 맥도날드의 매장 수는 407곳에서 399곳으로 줄어들었지만, 직영점수는 301곳에서 316곳으로 증가해왔다.
이 가운데 맥도날드는 향후 2030년까지 국내 매장 수를 5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맥도날드가 보유한 매장 수가 399곳에 불과해 향후 6년간 100여개를 더 늘려야 하는 셈이다. 이로 인해 향후 투자비용과 로열티에 대한 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맥도날드가 직영매장 확대에 나선 배경으로는 수익성 극대화가 배경으로 꼽힌다. 사업보고서 상에서 직영점은 포스(POS)기에서 판매된 실질적인 매출이 반영되는 반면, 가맹점은 자재를 판매한 금액으로 잡히게 된다. 경쟁사인 롯데리아의 경우 총 1299곳의 매장 중 가맹점이 1193곳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1.84%에 이른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상 매출은 9060억원으로 나타났지만, 업계에서는 롯데리아의 실질적인 매출액을 1조5000억원 규모로 보고 있다. 약 6000억원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직영 매장의 경우 한국맥도날드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증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라며 "지속적인 제반 비용의 상승 속에서도 고객 중심 활동과 국내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 집중해 두 자리 수 매출 성장을 이뤄냈으며, 지속 가능한 성장에 견인할 수 있는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내고 이는 영업이익 개선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