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제 여전한 삼성중공업, 추락한 주가에 유증도 '빨간불'
15분기 연속 적자에 수천억원 소송 리스크까지
흑자전환 시급…올 수주 목표 74% 달성 호조
공개 2021-08-25 09:20:00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3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삼성중공업(010140)이 경영 정상화를 위한 무상감자를 진행한 이후 거래가 재개됐지만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며 향후 유상증자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6년째 적자 늪에서 허덕이는 삼성중공업은 하반기에 실적 개선을 통해 기초체력을 다져야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시황이 불확실해지고 소송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금 3조1506억원을 6201억원으로 줄이고 약 2조5200억원을 자본잉여금으로 편입하면서 자본잠식 우려를 해소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출처/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2901억원, 영업손실 94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은 6.5% 줄었고,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의 7557억원 대비 1890억원 확대됐다. 올 2분기에는 후판 등 강재가 상승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을 미리 반영하며 영업손실은 4379억원을 기록해 2017년 4분기부터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부분자본잠식이 발생했고, 이에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22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의결한 바 있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무상감자로 자본잠심에서 벗어나도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추후 다시 자본잠식이 진행될 경우 경영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만큼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유동성을 높일 계획이다.
 
지난 17일 삼성중공업은 이사회를 열고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유입되는 대금 일부를 차입금 상환 목적으로 사용하고 부채비율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에서 올 상반기까지 영업손실이 3조원에 이르면서 차입금 총액은 연결기준 2018년 말 2조9146억원에서 올 상반기 4조4834원으로 약 1조5688억원 증가했으며, 자본총계도 2018년말 6조7462원에서 3조8383억원이 감소한 2조9079억원으로 줄었다. 차입금 조달 등의 영향으로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322.23%를 기록했으며, 이는 2018년 유상증자 효과로 부채비율이 111.72%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2.9배 증가한 상황이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를 통해 기발행 보통주식수 6억3000만주의 39.68%에 해당하는 2억5000만주를 추가로 상장한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신규 발행 주식의 20%에 해당하는 5000만주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고 10월28일 청약을 실시한다. 구주주에게는 보유 주식 1주당 0.33주의 신주를 배정해 10월28~29일 청약을 실시하며, 20% 범위 내에서 초과 청약도 가능하다. 실권주 발생 시 진행되는 일반공모 청약은 11월2~3일에 이뤄지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11월19일이다. 공시한 예정 발행가는 15% 할인율을 적용해 4950원으로 결정됐으며, 최종 발행가는 1·2차 발행가액 산정 절차를 거쳐 10월25일 확정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상반기 수주잔고. 출처/삼성중공업
 
문제는 삼성중공업이 무상감자 이후 신주로 거래를 재개한 지난 10일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점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의 10일 종가는 6720원으로 장을 마쳤지만, 이날(20일)에는 5580원에 장을 마감하며 8거래일 동안 1140원(16.9%)이나 추락했다.
 
이처럼 주가가 계속 밀리면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크게 낮아져 당초 계획했던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를 통해 모집하려는 금액은 총 1조2375억원으로 예정발행가액과 주가가 근접할수록 할인율을 적용하면 크게 밑도는 금액을 모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소송과 관련한 우발부채가 늘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삼성중공업은 2019년 3월 브라질 페트로브라스가 미국에서 삼성중공업을 향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본안 심리가 재개됐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지난 6월 미국 텍사스 연방지방법원에 의해 각하 결정이 내려진 바 있었으나 이에 불복한 페트로브라스가 항소하며 1심 본안 심리 재개를 결정했다. 소송 규모는 2억5000만달러(약 2888억원)다. 그러나 삼성중공업 측은 “최근 소송건은 1심을 각하했던 절차적 하자를 근거로 삼은 것으로 손해배상 소송 본안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외에도 상반기 기준 삼성중공업은 1131억원의 충당부채를 인식한 소송 및 중재사건을 제외하고도 피소돼 계류 중인 소송사건만 32건으로 관련 금액만 4451억원에 달한다.
 
결국 재무구조 구조 개선을 위해선 흑자전환이 필수인데, 최근 후판 가격 인상을 선반영한 후 수주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 여지는 남아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수주 목표는 91억불로 7월 말 기준 74%인 67억 달러를 수주했고, 하반기 계획된 프로젝트를 감안할 때 목표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 등으로 시황이 좋지 않다는 점은 우려되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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