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손보 지원에 진땀 빼는 한화손보…건전성 관리 우려도
1분기 한화손보 현금및현금성자산 1684억원…전년비 25% 감소
한화손보 RBC비율 187.5%로 하락 전환…향후 최소 180%대 관리해야
공개 2021-07-06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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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해보험이 적자경영을 지속하고 있는 캐롯손해보험 지원에 진땀을 빼고 있는 가운데 두 회사 모두 RBC비율이 떨어지면서 유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출처/한화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한화손해보험(000370)이 적자경영을 지속하고 있는 캐롯손해보험 지원에 진땀을 빼고 있다. 여기에 지급여력(RBC)비율 또한 다시 크게 하락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신용평가사들은 한화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과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의견까지 내놨다.
 
캐롯손보는 지난 2019년 한화손보가 SK텔레콤(017670), 현대자동차(현대차(005380)), 알토스벤처스. 스틱스인베스트먼트 등과 합작해 설립한 국내 1호 디지털손해보험사(통신판매전문보험사)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지급여력금액을 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지난달 25일 캐롯손보 보통주 1232만주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616억원을 조달했다. 당초 보통주 928만8000주를 464억원에 사드릴 예정이었지만, 규모를 각각 25% 키웠다. 이에 따라 한화손보의 지분은 기존 51.6%에서 56.6%로 불어났다.
 
반면 한화손보의 캐롯손보 지원 여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2246억원 대비 25% 줄었다. 전년 말 1587억원과 비교해 6.1% 확대됐지만, 이번 유증에 36.6%를 할애하면서 축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여기에 한국기업평가(034950)는 한화손보의 지원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캐롯손보가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시현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캐롯손보는 지난해 3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당기순손실(91억원)보다 318.7% 악화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당기순손실 중에 32.6% 해당하는 124억원 적자를 낸 것을 고려하면 부진 폭이 더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빅테크의 시장 진입도 캐롯손보 실적개선에 방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카카오손해보험(가칭)의 보험업 예비 인가를 승인했다. 카카오손보는 캐롯손보, 하나손해보험에 이은 세 번째 디지털 손보사다.
 
업계는 자동차보험과 일상생활과 밀접한 소액단기전문보험(미니보험) 등을 시작으로 디지털종합손보사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보험은 캐롯손보의 주력 사업으로 일각에선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플랫폼을 보유한 카카오손보로의 고객 대거 이동을 점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캐롯손보의 보험료 수익은 295억원으로 자동차보험 수익(233억원)이 79%를 차지했다. 재보험 65억원 중에서 자동차 재보험(5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도 76.9%로 나타났다. 재보험은 보험계약상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보험사와 나누는 보험이다.
 
한화손보는 자체 RBC비율과 캐롯손보 RBC비율이 떨어지면서 RBC비율 유지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재 보험업법 기준으로 100%, 금융감독원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지만, 오는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180~190%대 관리가 필수가 되기 때문이다. RBC비율을 상향을 위해선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이 필요하다.
 
올해 1분기 한화손보의 RBC비율은 187.5%로 전년 말 221.5% 대비 34%p나 하락했다. 지난 2019년 187.5%에서 지난해 40.5%p 올라섰지만, 이내 고꾸라진 것이다. 특히 올해 1분기 전체 손보사 RBC비율은 224.8%로 전년 말 234% 대비 9.2%p 내리는데 그쳤다.
 
한기평은 한화손보의 이 같은 RBC비율 추이에 대해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매도가능증권평가손실 발생을 원인으로 진단했다. 즉 RBC비율 분자에 해당하는 지급여력금액이 줄어들면서 비율이 하향됐다는 설명이다.
 
황보창 한기평 연구원은 “지난해 유가증권 계정재분류(만기보유→매도가능)로 금리변화에 따른 자본의 변동성이 확대됐고 그 결과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이 증가했다”라며 “그러나 올해 1분기 시장금리 상승으로 3367억원의 매도가능증권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지급여력금액이 전년 말 대비 크게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캐롯손보의 RBC비율은 IFRS17 기준을 상회하고 있지만, 무섭게 떨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360.5%로 전년 말 1008.4% 대비 647.9% 급락했다. 지난달 진행된 유증으로 상승이 유력하지만, 이어지고 있는 경영적자를 감안하면 개선 흐름을 장담할 수 없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1분기 금리상승으로 RBC비율이 일부 하락했으나 양호한 수준”이라며 “향후 IFRS17 등 제도가 변경되더라도 자산/부채 동시 시가평가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또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자본여력이 충분하며 필요시 대응할 수 있다”라고 피력했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사업 초기 단계 특성상 사무실 임대, 직원 채용, IT개발 등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라며 “IT기기로 주행거리를 측정해 탄 만큼만 결제하는 퍼마일자동차보험 이용 고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보사가 흑자로 전환하는데 보통 7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지만, 캐롯손보는 이보다 빠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한편,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회사채(후순위), 신종자본증권(HB) 신용등급을 각각 AA, AA-, A+로 제시하며 전망은 모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또 자체적인 수익창출력에 기반한 자본적정성 유지 능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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