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선다. 연이은 자본확충의 이유는 우리금융지주가 추진하고 있는 비은행 사업 강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1분기 우리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에 따라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 다각화와 자금 조달이 절실해졌다는 평가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총 2700억원 규모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한다. 이번에 발행하는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은 5년 이후 중도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붙은 신종자본증권이다. 만기가 되면 갚아야 하는 부채 성격을 띠고 있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우리금융지주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제고될 전망이다. BIS비율은 은행의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중을 나타낸 것으로, 은행의 자본적정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힌다.
2024년 말 기준 우리금융지주의 BIS비율은 기본자본비율은 14.20%, 총자본비율은 15.71%다. 27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완료되면 기본자본비율은 0.11%p 증가한 14.31%, 총자본비율도 0.11%p 증가한 15.82%로 개선될 전망이다.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작년 6월(4000억원)과 9월(4000억원)에 걸쳐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대규모 자본확충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선 이유는 비은행 사업 강화를 위한 자금 수요가 늘어난 반면 금융지주 수익성은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우리금융지주는 당기순이익 61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3% 감소한 수준으로 4대 금융 지주 가운데 우리금융만 실적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익성 악화는 명예퇴직 비용과 같은 일회성 비용의 증가와 증권사 출범, 디지털 부문 투자 확대 등의 영향이 컸다. 실제 1분기 우리금융지주의 판매관리비는 1조30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번에 조달될 자금 전액을 채무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 2020년 6월 발행된 조건부자본증권 상환에 사용될 계획으로 당시 이자율은 3.23%로 책정됐다. 이번 발행에서 우리금융지주는 희망 금리로 연 3.30%에서 3.90%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이자부담은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에선 비은행 사업 확대는 결과적으로 수익성 확대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현재 사업 구조가 아직 은행업에 치중된 만큼 비은행 사업 진출 초기 비용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경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는 지속적인 사업다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은행 의존도가 여전히 90%를 상회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현재 금융당국 심사가 진행 중인 생명보험사 인수가 완료되면 수익성 다각화와 배당기반 확대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