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재무건전성 확보…체질개선 카드는 '정비사업'
올해 도시정비사업 2조5315억원 수주로 삼성물산 이어 2위
1년 새 수주잔고 3.2조원 줄어…정비사업 수주로 '일감 확보'
대부분 수의계약·컨소시엄 형태라 실제 수익성 개선 의문
공개 2025-04-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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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지난해 재무건전성을 대폭 개선한 롯데건설이 올 들어 수주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한창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안정성이 높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대부분 사업을 수의계약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따내고 있어 향후 수익성 개선 여부에는 의문이 남는다.
 

롯데건설 본사.(사진=뉴시스)
 
4개월간 정비사업 2.5조 수주…상반기 중 목표치 달성 전망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올해 1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5개 사업지에서 2조5315억원 규모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회사는 올해 1월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북측 제1구역 도시정비형재개발(3522억원)을 시작으로 △서울 노원구 상계5구역 재개발(4257억원) △부산 연제구 연산5구역 재건축(7017억원) △서원 권선구 구운1구역 재건축(3483억원) 등을 수주하며 1조8279억원 규모 수주 실적을 쌓았다. 최근에는 부산 가야4구역 재개발 사업(7034억원)의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약 4개월간 2조5000억원 이상의 수주고를 올렸다.
 
롯데건설의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1조9571억원이다. 4개월 간의 실적으로 지난해 수치를 뛰어넘은 것은 물론, 올해 목표치도 조기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올해 초 정비사업 수주 목표로 3조원을 설정한 바 있다. 조만간 수의계약 체결이 유력한 서울 송파구 가락1차현대아파트 재건축(4015억원)까지 수주한다면 상반기 중 올해 목표치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4월까지 롯데건설의 정비사업 수주 실적인 2조5315억원은 4조7505억원을 수주한 삼성물산(00083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GS건설(006360)이 2조1949억원의 수주고로 롯데건설을 추격하고 있고, 지난해 6조612억원으로 수주 실적 1위에 오른 현대건설(000720)과 4조7191억원으로 2위를 기록한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현재까지 각각 1조780억원, 1조453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수주한 5건의 사업 중 ‘상계5구역 재개발’과 ‘연산5구역 재건축’, ‘구운1구역 재건축’ 등 3건의 사업을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했고, ‘가야4구역 재개발’의 경우 수의계약으로 수주한 탓에 높은 수익성을 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수의계약 형태 수주 사업의 경우 수익성이 저조하다는 판단 하에 경쟁입찰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컨소시엄 사업의 경우도 단독 수행 사업에 비해 높은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 재개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서울 용산구 청파1구역 재개발 등 주요 정비사업지 입찰에 참여해 추가 수주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수주 성적표는 ‘합격점’…수익성 개선은 언제쯤
 
지난해 12월 말 연결 기준 롯데건설의 국내·외 건설공사 수주잔액은 42조887억원으로 전년 동기(45조2602억원) 대비 약 3조2000억원 감소했다. 둔촌주공 재건축(도급액 9941억원)과 오산원동 개발사업(6016억원) 등 대규모 주택사업들의 준공 시점이 도래한 영향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의 지난해 매출이 7조8632억원임을 감안할 때 5년 이상의 일감을 쌓아두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1년 새 3조원 이상 감소한 수주잔고 속에 올 들어 도시정비사업의 높은 수주 실적은 향후 회사의 안정적인 일감으로 보탬이 될 전망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도시정비사업의 경우 수주 이후 매출로 이어지는 시점까지 시일이 걸리지만, 일감 확보 차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며 “서울과 수도권, 지방광역시 소재 우수한 사업지를 중심으로 수주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주 실적과는 별개로 올해 롯데건설이 해결해야 할 숙제는 ‘수익성 개선’이 꼽힌다. 지난해 롯데건설은 연결 기준 매출 7조8632억원, 영업이익 1695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15%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지난 2022년 6.06%, 2023년 3.80%로 매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롯데건설의 현금 유동성이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영업 실적 개선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실제 회사의 잉여현금흐름(FCF)는 2022년 1639억원에서 2023년 372억원, 지난해에는 –114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979억원을 기록한데다 4조3187억원에 댈하는 차입금 상환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재무활동현금흐름 역시 –853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24년 1월 1조8146억원이던 보유 현금은 12월 6133억원으로 감소하기도 했다.
 
다만 2023년 235.3%이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196.0%로, 총차입금의존도도 31%에서 24%로 감소하며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2022년 말 약 6조8000억원이던 PF 우발채무 역시 지난해 말 기준 3조6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당장 올해 롯데건설의 영업 실적이 크게 개선되긴 어려워 보인다. 여전히 높은 원가 부담이 주된 요인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매출 확대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여지는 있겠으나, 건설원가의 상승세가 여전해 매출원가율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올해 재무건전성 개선에 크게 영향을 끼칠 만한 영업 실적을 달성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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