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미래에셋캐피탈이 영업자산 성장 전략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가운데 투자금융 부문은 계속 강화하고 있다. 보수적 기조는 자산건전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수익성 지표인 이자마진 측면에서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투자금융 확대로 수수료수익을 늘려 수익 보완 구조를 두텁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영업자산 감소로 총자산 규모도 정체
11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의 올 상반기 기준 총자산은 6조3385억원이다. 지난해 말 6조5673억원에서 3.5%(2288억원) 감소했다. 총자산 규모가 지난 2021년 6조원을 넘어선 이후 답보 상태다.
영업자산 규모(유가증권 제외 기준)는 2021년 3조6291억원, 2022년 3조1420억원, 2023년 2조9163억원, 올 상반기 2조8014억원 등으로 지속적 감소 추세다. 투자금융을 포함한 영업자산 규모도 계속 줄어들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경영 전략과 리스크 관리를 보수적으로 가져가면서 외형 성장이 둔화됐다. 특히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던 2022년 이후부터는 우량 차주 위주의 여신을 선별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비우호적인 여신금융 업황을 감안한 것이다.
그 결과, 영업자산을 구성하는 대출채권과 할부금융, 리스 모두 규모가 줄었다. 상반기 자산 포트폴리오별 규모는 ▲소매금융 7618억원 ▲할부리스 7059억원 ▲기업금융 1조514억원 등으로 쪼그라들었다.
보수적 기조 덕에 자산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 2.1%에 고정이하여신비율 3.3%다. 전년 말 대비 수치가 상승했지만 해당 재무 포트폴리오 신용등급이 AA급으로 우수한 상태다.
‘투자금융’ 자산 확대…“신기술금융 경쟁력 보유”
반면 투자금융은 확대 흐름이다. 투자금융 자산은 올 상반기 9402억원으로 지난해 말 9040억원보다 4.0%(362억원) 증가했다. 그동안 다른 자산 규모가 감소할 때 투자금융은 홀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왔다. 자산 내 비중은 27.2%로 기업금융(30.4%) 다음으로 높다.
투자금융 자산은 신기술금융 2948억원과 투자유가증권 6454억원으로 구성된다. 신기술금융 투자는 지분 참여 형태로 자금을 지원한 뒤 부가가치를 높여 투자이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주로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업무집행조합원(GP)로 참여하고 있다.
투자유가증권은 부동산 펀드나 벤처기업 보통주, 전환사채(CB),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으로 이뤄진다. 부동산 펀드의 경우 투자금액 20억원~30억원 내외로 분산하고 있으며, 일부 거액 여신은 계열사 연계로 취급 중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신기술금융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에셋 금융그룹은 자산운용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는데 계열사인 캐피탈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투자금융 내 계열사 연계 영업의 안정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 금융그룹)
배당금수익·수수료수익으로 이자마진 보완
투자금융 포트폴리오 강화는 수익 구조 약점을 보완하려는 목적도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이자마진 규모가 작은 편이다. 올 상반기의 경우 운용수익 1005억원에 이자비용 882억원으로 이자마진이 123억원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234억원) 대비로도 절반 수준이다. 여신금융 기본 사업의 수익성이 높지 않은 셈이다.
기타영업손익이 599억원으로 이익 규모가 더 크게 잡힌다. 이는 유가증권 관련 수지나 배당금수익, 수수료수익 등과 연관되는 항목이다. 배당금수익의 경우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037620)(지분율 30.7%)과
미래에셋생명(085620)(지분율 15.6%)에서 발생하는 건이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고위험 자산 취급을 지양하는 전략으로 인해 이자마진율이 0.4%로 낮다”라면서 “자회사 배당수익 등으로 수익성을 보완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수료수익 증가를 위해 투자금융 자산을 확대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투자금융 자산은 다른 자산 대비 금융시장 여건과 증시 등에 영향을 받아 이익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다. 투자금융 내에서도 어떤 포트폴리오를 중점적으로 가져갈지가 향후 모니터링 포인트로 꼽힌다.
미래에셋캐피탈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할부리스 등 일부 부문에서 축소하고 조정하면서 자사 주력인 투자금융이나 신기술금융 투자 등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취지”라면서 “투자 대상이 좋은 기업이라면 GP뿐만 아니라 LP(주요투자자) 등 직접 투자로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 등을 많이 표방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투자금융은 일반적으로 수익 변동성이 경기에 따라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투자자 소스들이 워낙 다양한 면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