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ET, 전기차 캐즘 직격타…수익성·재무구조 '악화일로'
역대 최대 영업손실 쇼크…주요 고객사 수요 감소 영향
쌓인 재고 우선 소진하며 공장 가동률 하락…고정비 부담 증가
차입금 늘어나자 이자부담도 증가…상반기 이자비용만 501억원
공개 2024-11-1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14:2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이하 SKIET)가 올해 3분기 분기 역대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가 겹치는 상황에 처했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 이른바 '전기차 캐즘' 여파로 주요 고객사의 주문이 줄어들면서 생산 가동률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증가해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SK아이이테크놀로지)
 
매출 72% '급감'…영업이익은 적자전환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IET는 올해 3분기 매출 508억원, 영업손실 730억원, 순손실 3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72% 급감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해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증권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결과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3분기 매출 673억원, 영업손실 550억원, 순손실 318억원을 예상했으나 실제 실적은 이를 크게 하회했다. SKIET의 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난 것은 주요 고객사의 수요가 예상을 크게 밑돌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전 분기 대비 실적 감소도 두드러졌다. 지난 2분기 매출은 617억원, 영업손실은 58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번 3분기 실적은 직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주력 제품인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의 판매량이 감소한데다 선제적으로 쌓인 재고를 우선적으로 소진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이어졌다. SKIET가 공장 가동을 줄인 것은 재고 관리를 통해 비용 절감에 집중했기 때문이지만, 수익성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SKIET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기차 시장 업황 악화에 따라 수익성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고객사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어서 4분기에는 실적이 조금 개선되지 않을까 내다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재고자산과 관련해서는 "쌓여 있는 재고부터 먼저 소진할 계획이다. 그에 따라 공장 가동률은 조금 떨어지긴 하겠지만, 전기차 시장 업황에 따라 계속 조정을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SKIET는 재고 관리를 위해 적극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재고자산이 1300억원대였지만, 올해 2분기에는 1850억원까지 증가해 재고부담이 커졌다. 하지만 3분기에는 이를 1672억원으로 낮추는데 성공하며 재고 관리에 어느정도 성과를 냈다. SKIET는 당분간 재고자산이 안정될 때까지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비용 절감 조치를 지속할 계획이다.
 
다만, 향후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SKIET는 4분기 신규 프로젝트 출하로 인해 가동률이 일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재고 감축 전략을 유지하면서 수익성 회복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기적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4분기 실적 개선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SKIET는 기존 고객사의 신규 프로젝트 진입을 통해 내년부터는 의미 있는 판매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통해 공장 가동률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차입금 규모, 전체 자산의 37% 차지 
 
SKIET의 재무구조 역시 악화되고 있다. SKIET는 올해 들어 2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커진 상태이며 순차입금도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재무건전성이 계속 약화되고 있다. SKIET의 총차입금은 2021년 7685억원에서 지난해 1조316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1조4888억원으로 더 늘어났다. 이는 전체 자산의 37%에 달하는 수준이다. 잇따른 차입금 증가로 인해 SKIET의 순차입금도 1조1599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이자비용도 전년 동기 426억원에서 올 상반기 501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이자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IET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차입금 규모가 적진 않지만 재무적으로 크게 힘든 상황은 아닌데다 글로벌 금리도 4분기 이후로 조금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차입금 상환이나 이자비용을 감당하는데 크게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재무부담 증가는 SKIET의 현금창출력 약화와 연관이 깊다. SKIET는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으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이 1261억원에 달하며 손실 폭이 다시 커졌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지난해 말 1252억원에서 올해 1분기 -9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2분기에는 -555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로 인해 SKIET의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FCF는 –35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폴란드에 연산 3억4000만㎡ 규모의 2공장을 건설 중인 탓에 약 2860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이 집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금창출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투자가 지속되고 있어 SKIET의 재무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IET는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비주력 자산을 정리하고 공장 매각에 나서는 등 자산 유동화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사업 중단을 결정한 플렉서블 커버 윈도우(FCW) 자산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으며, 청주 분리막 공장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SKIET는 청주 공장의 매수자를 찾아 연내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부담을 줄이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려는 전략이다.
 
한편, SKIET의 현재 시가총액은 상장 당시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SKIET는 2021년 상장 당시 약 7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나, 현재 시가총액은 2조4170억원 수준에 그친다. 이는 SKIET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며 기업 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SKIET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다양한 자산 유동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나, 전기차와 이차전지 등 전방산업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익성 회복에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하지만 SKIET는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수요 확대를 기대하며 북미 신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을 활용해 2028년부터 북미에서 본격적인 분리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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