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시 입성 앞둔 현대차…모비스 매출 증대 가능성
인도 증시 역대 최대 규모 전망…조달 자금 현지 생산시설 확장 사용
모비스, 현대차 인도법인 최대 공급업체로 CAPA 크게 늘어날 듯
공개 2024-10-2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16:3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현대차(005380)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대차를 주요 고객사로 둔 현대모비스(012330)가 이번 IPO를 통해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IPO로 현대차의 생산능력(CAPA) 또한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매출도 증가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인도 현지에 공장을 증설하기보다 시장 흐름에 맞춰 기존에 갖추고 있는 생산시설의 가동률을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뭄바이 증시 입성 ‘코앞’…4.5조원 자금조달 전망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뭄바이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 주식은 오는 22일부터 거래가 시작된다. 공모예정가는 1865루피(3만120원)에서 1960루피(3만1654원)로, 해당 범위에서 공모가가 정해지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최대 33억달러(4조4800억원)를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 인도법인 IPO는 뭄바이 증시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2년 인도 생명보험공사가 25억달러(3조402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게 역대 최대 규모였지만, 현대차 인도법인 IPO는 이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계획대로 현대차 인도법인이 33억달러 규모로 상장되면 모회사인 현대차 시가총액의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IPO로 조달된 자금은 인도 내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데 쓰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인도 타밀나두주 지방정부와 향후 10년간 2000억루피(약 3조24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타밀나두주는 현대차 인도법인의 주요 생산거점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 외에도 생산시설을 추가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생산시설이 밀집돼 있을수록 리스크에 따른 변수가 커지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해 마하라슈트라주에 있는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인수했다. 회사는 되도록 빨리 생산능력(CAPA) 확장과 함께 전동화 라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모비스 인디아, 생산시설 확충보다 기존 케파 가동률 높일 듯 
 
현대차의 생산시설 확대에 따른 가장 큰 수혜는 현대차에 공급되는 모듈과 부품 제조를 도맡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입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인도법인의 최대 공급업체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모비스 인디아가 그간 유의미한 외형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어 그 기대는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모비스 인디아의 매출은 1조3394억원으로 전년 동기(1억1497억원) 대비 16.5% 성장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236억원으로 전년 동기(949억원)보다 30.2%나 증가했다.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제출된 RHP(Red Herring Prospectus)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 인도법인의 주요 공급업체 가운데 1위가 현대모비스의 인도법인인 모비스 인디아(17.91%)다. RHP는 기업이 SEBI에 DRHP(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뒤 승인되면 RHP로 변한다. RHP는 우리나라 증권신고서와 비슷하지만, 인도의 경우 수요예측 이후 확정 공모가와 공모일을 정한 내용이 담겨 있다.
 
모비스 인디아가 현대차 인도법인에 공급하는 규모는 지난해에만 한화로 약 1조2800억원에 달한다. RHP에 따르면 올해는 이 규모가 약 1조46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인도법인이 내년 초에는 자체적으로 인도산 전기차를 출시하고 2026년에는 두 가지 타입의 가솔린 모델을 공개하기로 한만큼 향후 모비스 인디아의 공급 물량 확대도 기대해볼만 하다.
 
모비스 인디아는 또 인도 타밀나두주에 있는 현대차 인도법인 공장 근처에 물류시설을 지어 애프터서비스(A/S) 부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간 현대차 인도법인의 매출 증가에 따라 현지 차량 운행대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A/S 부품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인도 현지에 공장을 증설하는 등의 CAPA를 새롭게 확충하기보다는 기존 생산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대차 인도법인이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모비스 인디아의 공장 증설 계획은 들어본 적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 인도법인의 기존 CAPA가 80만대 정도였는데 공장 증설로 인해 여기서 15~20만대 정도 더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모비스 인디아의 경우 현대차의 인도법인 IPO로 곧바로 공장을 증설하기보다는 주문량에 따라 가동률을 높이거나 차후에 시설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대차 인도법인이 IPO에 따라 사업을 확장하면 어느정도 영향이 있겠지만 이에 대해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들어 뭄바이 증시에서는 260개 회사가 IPO에 도전해 90억달러(약 12조원) 이상을 끌어모았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실적인 74억2000만달러(약 9조8400억원)를 훌쩍 넘어선 금액이다. 이번 현대차 인도법인 IPO에는 싱가포르 정부와 세계 최대 투자회사 블랙록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기관투자자들에게 주식 9억8940만달러(약 1조3441억원)을 매각했는데 이 가운데 싱가포르 정부와 블랙록이 7730만달러를, 피델리티가 7650만달러를 각각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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