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엠캐피탈)②유동성까지 '흔들'…차환 부담 '계속'
단기 유동성 대응 능력 부족…상환 물량 부담
"자본시장 접근성 떨어져 차환 부담 지속될 것"
공개 2024-09-0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4일 18:5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중소형 캐피탈사인 엠캐피탈이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부동산금융 자산에서 부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가운데 유동성 관리 부담까지 커졌다. 부실한 건전성과 수익성이 자금 조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위탁운용사(GP) 업무 정지와 해제 등 내부 잡음으로 소란스럽다. <IB토마토>는 엠캐피탈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유동성 현황, 매각 작업까지 두루 살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엠캐피탈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비롯된 재무상태 악화가 유동성까지 번지고 있다. 외부 자금조달 여건이 더욱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양적으로 상환 물량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회사채 차환은 원활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달구조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유동성 현황 전반이 부정적이다.
 
‘즉시 가용 유동성’ 미흡…단기화된 구조로 차환 부담
 
4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엠캐피탈은 올 상반기 기준 즉시 가용한 유동성 규모가 2365억원이다. 즉시 가용 유동성은 현금성자산에 미인출약정한도 등을 더한 금액이다. 엠캐피탈은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이 1744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311억원 줄었다. 1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대비 비율이 138.9%, 3개월 기준으로는 49.1%에 불과하다. 부채에 대한 단기 대응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뜻이다.
 
 
반면 차입부채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하면서 차환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하반기 기간별 현황은 ▲7월 1650억원 ▲8월 1670억원 ▲9월 1345억원 ▲10월 900억원 ▲11월 1890억원 ▲12월 650억원 등이다. 올 상반기 차입부채 잔액 2조2592억원 가운데 하반기 만기 금액 비중은 35.9%로 계산된다. 내년 1분기는 3507억원으로 15.5%다.
 
하반기 만기인 8105억원은 사채 5525억원과 차입금 2580억원으로 이뤄졌다. 차입금은 은행권 차입과 증권사 기업어음(CP) 할인으로 구성됐다. 사채는 일반적인 무보증사채다. 사채는 특히 공모 발행으로 조달해야 하는 만큼 조달 시장 여건과 외부 평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엠캐피탈은 유동성 대응 차원에서 차입부채 규모를 줄이고 있다. 상반기 차입부채 총액은 2023년 말 2조7484억원 대비 5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이 가운데 단기차입부채가 1748억원에서 3537억원으로 증가하면서 단기차입의존도는 6.4%에서 15.7%로 두배 넘게 상승했다.
 
단기성차입부채는 1조4314억원으로 차입부채 내 비중이 63.6%에 달한다. 이는 잔존만기가 1년 이내인 차입부채를 뜻한다. 즉 조달구조가 단기화됐다는 것이다. 해당 수치가 높을수록 조달구조 안정성은 떨어진다고 평가될 수 있다.
 
메리츠증권 지원 의존…공모시장 '무소식'
 
엠캐피탈은 고금리라는 외부 요인 외에 부동산PF 부실과 건전성 문제, 사모펀드(PEF) 운용사 최대주주와 위탁운용사(GP) 이슈 등으로 조달 여건이 더욱 악화된 상태다. 가장 최근 엠캐피탈이 발행한 공모사채 건은 지난 4월 내놓은 제365회차 300억원이 마지막이다. 이후 약 5개월째 공모 시장에 발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
 
메리츠증권(008560)에 대한 담보부 차입 건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단기 대응 중이다. 메리츠증권 외 1개사에 대한 차입 627억원과 메리츠증권 개별 차입 2500억원이다. 이는 부동산PF, 브릿지론, 수익증권, 출자금, 대출채권 등을 담보로 하는데 설정금액은 각각 2749억원, 5850억원이다. 원리금 지급을 위한 현금흐름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담보 책임을 져야 한다.
 
 
엠캐피탈은 올해 자동차금융 자산 기반으로 1792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ABS) 증권을 발행한 바 있는데, 자산 담보력이 하락한 만큼 대체조달의 추가 활용 여력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차환 과정에서 늘어나는 이자비용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 엠캐피탈이 인식한 이자비용은 726억원이다. 이 가운데 사채이자만 475억원이다. 반면 이자수익은 761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그 결과, 순이자손익은 36억원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에는 해당 금액이 별도 기준 398억원이었다.
 
차입부채 금리는 은행권 차입금이 5.0~8.5%, 증권사 CP 할인이 2.7~6.6% 정도다. 회사채는 시기에 따라 올해 발행한 건이 6.2~6.3%, 지난해 발행한 건이 5.8~7.5% 수준으로 파악된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엠캐피탈은 비우호적인 조달 여건에서 양적 상환 부담이 절대적으로 큰 점을 고려하면 유동성 관리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며 “차환 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자본시장 접근성이 크게 저하된 점을 감안하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IB토마토>는 엠캐피탈의 조달 계획과 유동성 개선 방안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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